옛날 옛적에, 사람들이 신으로부터 먼곳에서 자신들끼리 높고 낮은 자리를 만들던 때였어요.마법을 쓸수는 있고 마법사가 있지만 마법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였어요.


어느날 한 괴물이 나타났어요. 인간이라 부를순 없지만 검은색 먼지바람속에 숨어있어서 모습을 알수없는 괴물이. 그 괴물이 마을에 와서 가장 먼저 한건 사과를 먹는거였어요.


사과를 먹으면서 괴물은 점점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어요. 하지만 그건 사람이 아니였죠. 존재할리 없는 안광과 반딧불이처럼 피어오르는 마법. 그는 마법사였어요.


그리고 누군가 말을 걸어보려한 그때, 괴물은 숲으로 걸어갔어요. 마치 대답조차 하지 않겠다는듯이.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괴물은 마을을 어슬렁거리면서도 사람들과 대화조차 하지 않았어요. 마치 믿지 못하는거 같았어요.


그러다가 괴물의 마음을 녹이는 일이 일어나요. 한 소녀가 태어난거에요.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모두 죽은 소녀는 마을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자랐어요. 그렇게 살아가다가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다리 다친 짐승의 주변에 빛이 난거에요. 상처는 사라졌고 짐승은 다시금 달릴수 있었죠. 소녀도 마법사였던거에요. 그것도 인간인채로, 어엄청난 마법사였죠. 마을에는 마법사가 없었거든요.


딱 한명 빼고. 괴물도 소녀를 본거에요.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이유도 없이 무언가에게 선의로 마법을 쓴 소녀에게 관심이 생긴거에요.


괴물 역시 마법사였어요. 마법사는 호기심쟁이에요. 궁금한게 풀리지 않으면 물구나무서고 잘정도거든요. 그리고 그 호기심은 소녀가 나쁜사람들을 죽이지 않은것으로 더 커졌어요.


괴물은 말했어요. 여기서는 여자와 아이들을 죽여도 죄없고 그 반대도 죄없다. 힘만 있다면 말이야 .더군다나 그들은 널 죽이는걸 넘어서 몹쓸짓까지 하려했어. 넌 힘이 있어. 힘만 있으면 넌 이용당하고 버려지겠지만 넌 의지도 있어. 난 호기심이 있어. 그러니 답해줘, 왜 죽이지 않는거야?


그러자 소녀는 말했어요. 그리고 그 말은 매우 짧았어요. 사람이 사람을 죽일 권리는 없어. 이 땅과 너무나도 다른말에 괴물은 무심코 웃었어요. 


비웃음이 아니였어요. 순수함에 대한 기쁨이였어요. 믿을수 있음에 대한 갈채였어요, 괴물이 기쁜마음으로 웃자 소녀도 웃었어요.


괴물은 친구가 되자고 말했어요. 소녀는 새끼손가락을 내밀고 말했어요. 그럼 그 무슨일이 있어도 서로의 죽음을 슬퍼하지 말자고. 죽음으로 분노하지 말자고


뜬금없고, 받아들일수 없는 악수가득한 말에 괴물이 놀랐어요. 하지만 소녀는 바꿀생각이 없었어요. 결국 손가락을 걸고 맹세했어요. 서로의 죽음을 받아들이다고


소녀는 큰 꿈이 있었어요. 세계평화. 어린아이들의 유치한 소원이기도, 만백성의 오랜 염원이기도 했어요. 괴물은 소녀를 돕기로 했어요. 우선 힘과 지식이 필요했어요. 바다가 보이는 곳에 집을 짓고 마법을 가르쳤죠. 하지만 3일만에 서로 동등하게 토론할수있는 경지에 올랐어요.


그이후로 둘은 대륙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염원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어요. 민족간의 갈등을 공통된 가치를 찾아줘서 해결하고, 독선으로 백성들을 고통받게 하던 왕에게 현명한 조언을 하여 깨우치게 했죠. 자연재해를 막아내고 신들의 징벌을 달래기도 했어요. 간단한것부터 초월적인것까지


마법사였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마법사가 이러한 활동을 한 사실이 전해지자 은둔하던 수많은 마법사들이 그 길을 따르기 시작했어요.


마법이 차별받는것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에요. 그러니 우리들이 빗어낸 별들도 저들을 비춰요. 더이상 울타리의 경계속에서만 머물지 말아요. 마법으로 하여금 세상을 이롭게 할수있다면 언젠가 마법과 같은 이질적인것들이 차별받는시대가 끝날거에요.


도서관이 세워지고, 마법사들의 나라들이 만들어졌어요 샬타 황제께서 대관식을 치루셨죠. 관씌워진 사람은 소녀와 괴물이였어요.


그것은 소녀가 대현자라 불리게되는 순간이였답니다. 하지만 소녀가 가져간건 황제께서 내려주신 관이 아닌, 직접 엮은 가시관이고, 소녀가 머무르는곳은 거대한 궁전이 아닌 절벽위의 집이였어요.


마법이라는 보석이 있는데, 더 가질필요는 없다면서요. 그러면서 궁궐의 귀족들과 한명한명씩 대화를 주고받았어요. 사실 대화라기보다는 상담에 가까워요. 누구보다 많은걸 가지고 있음에도 고뇌하는 귀족들에게 소녀는 평화와 사랑, 박애와 나눔에 대해 말하였어요. 평범하게 말했다면 아무도 듣지 않겠지만 소녀는 언제나 귀족들이랑 가까워지려고 노력했어요. 단순히 설교하는것이 아니라 그들도 고뇌하는 인간임을 강조하며 해결해주려했어요.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죠. 처음으로 귀족들이 단체로 가난한 백성들의 거리로 나온거였어요. 그들을 이끈건 소녀였죠. 본래라면 더러움에 역겨워하는 태도를 보일 귀족들이었지만, 대신 동정심이라는 감정을 내보였죠.


그렇게 소녀는 한 나라의 거대한 종양을 제거했어요. 거리는 깨끗해졌고 사람들의 마음도 깨끗해졌죠. 황제는 보화들을 하사했지만 소녀는 그것도 거절했어요. 아무것도 못해준다는것이 좀 그랬던 황제가 다시금 권유했지만 소녀는 황제에게 받은 보화들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걸로 답했어요. 소녀는 말했어요.


폐하께서는 정말 훌룡한 지도자세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아니 앞으로도 그 모든친절을 백성들에게 나눠주세요. 저는 이미 너무 많은걸 받았어요. 그리고 그것은 사랑이 가득한 이 나라의 풍경이랍니다.


그이후로도 소녀는 많은 이들과 만나고 많은 중생들을 구제했어요. 땅으로 내려오다가 날개옷이 찢겨 다쳐버린 신님을 치료해주고 가르쳤죠. 신님은 똑같이 대현자가 되었답니다.


별을 쫒던 타락한 마법사를 성불시키고 그 자식을 제자로 삼은것도 있었죠. 그 아이는 훗날 별의 마법사가 되었어요.


제국을 위해 싸우던 죽지못하는 장군의 마음도 공감하고 이해하며 위로했어요. 그가 죽을수있는 방법을 찾을때까지 곁에서 함께해달라는 말과 함께. 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요?.


하지만 슬프게도 소녀는 비극을 맞이합니다. 소녀가 사랑했던 땅은 전쟁이 터지기 일보직전이였어요. 바벨탑을 세운 반신론의 나라가 모든 마법사들과 신들, 그리고 이종족들을 탄압하려고했죠. 같은 인간이 세운 샬타 제국은 달랐지만 무신론의 나라가 더 강했어요.


소녀는 노력했답니다. 분쟁이 일어날때마다 직접 나타나 전쟁을 중재했죠. 심지어 총알이 날아올때도 있었어요. 물론 소녀에게는 총알이 살갗을 파고드는 고통보다는 전쟁으로 인해 많은사람들이 죽는것이 더 고통스러웠죠.


소녀는 무신론의 나라를 유심히 지켜봤어요. 백성들은 지쳤던거에요. 이미 무기를 만드는 고통속에 있었죠. 소녀는 생각했어요. 결국 무신론의 나라도 백성들이 근본일테니 백성들의 마음을 모은다면 지도자들은 전쟁을 멈출것이라고.


아니였어요. 방법이 아니였죠. 소녀는 몰랐던거에요. 인간이 만든, 파시즘이라는 끔찍한 방식을 말이죠. 백성들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이 전쟁을 벌이고자하는 그런이들이.


설상가상으로 소녀는 죽음이 임박했음을 느꼈답니다. 자신이 구했던 아이한테 죽는결말. 무신론의 나라의 지도자들이 사주를 내린것이였죠. 무슨수를 써도 그 미래가 바뀌진 않았어요.


그래서 소녀는 계획을 세웠답니다. 소녀는 마법주문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자신을 죽일 아이에게 작은 의지를 넣었어요. 소녀의 죽음을 알리는것. 소녀가 지도자들의 사주로 인해 죽었음을 알게될 백성들이 봉기를 일으키도록 유도한거였죠. 마법주문은 백성들에게 힘을주기위한 트리거였어요. 아주 강력한 마법주문이였죠.


비록 희생은 생길테고 결코 바라는 방법도 아니였지만 이젠 시간도 없었어요. 소녀는 자신이 죽은뒤 자신의 친구들이 뜻을 이을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때 그곳에 괴물이 나타났어요. 소녀의 오랜친구인, 마법사 말이에요.


소녀의 시체를 안고 울던 아이는 말하였어요.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대현자님을 죽이지 않으면 여동생을 죽일거라고 했어요.


괴물은 말했어요. 누가?. 누가 너의 손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의 피로 물들게 했지?.


아이는 말했어요. 귀족들. 무신론의 나라. 지구라트 제국의 귀족들이라고


괴물은 분노했어요. 사실 소녀도 어느정도 예상한 일이었어요. 소녀와 괴물은 서로에게 실을 줬으니까요. 언제나 함께였고 언제나 서로를 지켰으니까. 느끼지 않으면 이상하죠.


소녀는 오히려 괴물이 그 일을 함께 해주길 바랬어요. 자신의 죽음에 분노하지 말고, 자신의 뜻을 이어주길 바랬어요. 똑똑한 괴물이라면 소녀의 뜻을 알아챌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알궂게도, 새끼손가락을 걸고 노래하면서 맺은 약속은 깨져버렸어요. 괴물은 곧장 귀족들의 궁궐에 쳐들어가 사로잡힌 아이의 여동생을 구했어요. 그리고는 눈앞에 나타난 귀족 한명의 목을 베고는 시체를 않고 유유히 날아갔어요.


그러고는 마법사들의 도시 한가운데에 내려앉았어요. 소녀의 시체를 끌어앉고, 피눈물을 흘리며, 실성에 가까운 목소리로 말하였어요.


"지구라트가 대현자를 죽였다"


자세한 상황은 모조리 생략하고 내뱉은 말이지만, 눈앞에 그 증거가 있으니, 그곳의 마법사들이 분노를 참을수 있을까요?.


결국 전쟁이 일어났어요. 자그마치 20년동안. 많은이들이 목숨을 잃었죠. 괴물, 소녀와 함께 대현자 자리에 오르고 소녀의 가르침을 받은 신님은 소녀가 살해당했음을 알자 미쳐버렸어요. 지구라트의 인간들뿐만 아니라 다른 인간들까지 모조리 죽이려고 했죠. 결국 괴물은 자신의 친구를 봉인할수밖에 없었답니다.


 마지막 남은 지구라트의 병사가 사살당하는것으로 20년의 전쟁이 끝났어요. 그 이후 10일동안 비가 내렸다고 해요. 아마 소녀의 눈물이였겠죠. 그 비조차 매섭지 않았으니까요.


괴물은 그제서야 자신이 무슨짓을 한건지 깨달았습니다. 괴물은 소녀의 썪지않는 시체앞에서 목놓아 울었다고해요. 그리고 괴물은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답니다.


이야기 끝















그럼에도 너는 날 용서하겠지


나는 사랑하는 너를 위해 후회할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