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마스 의 옆으로 에르닐 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야"

"왜"

힘없는 대답소리 에 티마스 가 에르닐 을 쳐다보았다

"힘은 또 왜이렇게 없냐"

"아까 기운 다빼서 그렇지 뭐..."

조용하던 에르닐 은 고개를 번쩍 들며 말했다

"역시 쫓아가서 죽여버릴..."

"아오 이 등신이 진짜!!!"

티마스 의 칼집이 에르닐 의 머리에 떨어졌다

"왜때려 이자식아!!"

"몰라서 묻냐!!! 기껏 정신차리게 해놓고 데려왔더니 또 미친소리냐!!"

"아...미안..."

의외 의 반응 을 보이는 에르닐 을 보며 되려 당황한건 티마스 였다

"야...너 에르닐 맞지?"

"어 맞는데 왜?"

"그 빠른사과 하는 게 절대로 에르닐 일리 없잖아!?"

둘은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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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닐 과 다짜고짜 한판 붙었다고?"

"전령이 보내온 영상을 보자면 그렇단거지"

"그놈은 진짜 정상인이 아니다...정신병자다"

"능력자들중 정상인 이 있을거라 생각한거냐?"

프레이언 은 고개를 떨궜다

"그만 실망해라"

"실망이 아니라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런다..."

프레이언 은 이마를 잡으며 한숨 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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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일이 있었다고?"

바론 은 자신이 본 장면을 아크라 에게 전달했다

"아들? 무슨말이야?"

의문을 품었던 아크라 는 금세 미소를 띄었다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네?"

아크라 가 옆을 보며 소리쳤다

"마리아!! 있어!?"

"불렀어?"

마리아 가 커튼 뒤에서 걸어나오며 물었다

"조금 해줄일이 있는데?"

"험한일 시킬꺼야?"

"시키면 안할꺼야?"

"험한일은 하기 싫은데..."

아크라 의 곁에 달라붙은 마리아 가 아양을 떨며 말하자 아크라 는 마리아 의 턱을 살며시 잡아올렸다

"내가 시키는 일을 하기싫다니 벌을 줘야겠네?"

아크라 는 그렇게 말하곤 마리아 를 암흑공간 속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놈이나 저년이나"

지켜보고 있던 바론 이 한숨을 쉬며 뒤돌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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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에르닐 이 의자 하나를 빼내고 앉았다

"왔어? 찬거리는?"

티마스 가 커다란 봉투로 싸인 짐을 내려놓았다

"이렇게나?"

"메이 너라면 무리는아니지?"

옆에서 에피아 가 걸어나오고 네리 가 폴짝 뛰어 내리며 말했다

"네리도 도울꺼에요!!"

티마스 가 잠시 멍하더니 이내 미소지었다

"그래 네리"

티마스 는 네리 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메이랑 에피아를 도와서 맛있는요리 를 부탁할께?"

"네!!"

네리 가 주방으로 먼저 뛰어들어갔다

메이 가 에르닐 의 표정 을 살폈다

"어디 안좋아?"

에르닐 은 아무렇지 않다는듯 미소지었다

"그런일 없으니까...걱정하지 알고..."

"응..."

메이 도 미소로 대답한 뒤 에피아 와 함께 주방으로 들어갔다

"에피아? 손질 좀 부탁해도 될까?"

"응!"

에피아 는 앞에 놓인 그리 크지않은 식도를 잡아들었다

"네리~여기 이 고기좀 썰어줄수 있어!?"

"네~!!"

네리 가 자기 몸보다 큰 식도 를 한손 으로 번쩍 들어올렸다

"어?"

네리 가 자신이 들어올린 식도와 손을 쳐다보며 말했다

"쪼끔 느낌이 어색한데?"

그렇게 말하며 대수롭잖게 넘기며 네리가 고기를 썰기시작했다

"에르닐?"

"어?"

티마스 가 부르자 에르닐 이 대답했다

"잠깐 얘기좀 하자"

티마스 와 에르닐 은 자리 를 옮겼다

"메이 앞에서 속일꺼면 끝까지 속이던가...아니면 전부 다 말해라"

"무슨말이야"

"메이가 너의 표정을 읽고있었어"

"내 표정?"

"언제부턴가 너의 표정이 굳어있었거든"

"메이가 내표정을 봤다고?"

티마스 가 끄덕임과 동시에 에르닐 이 눈을 감았다

"반성해야겠네...나..."

"그건 두말할것 없지"

"그말하려고 부른거냐?"

"그거만큼 큰일이 어디있냐?"

에르닐 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러네 듣고보니 고맙군"

"고마운줄 알면 니가 일좀 도맡아서..."

"먼저 내려간다"

"야이..."

둘은 얘기를 끝마치고 내려갔고 먹음직 스러운 향이 곧 둘의 코를 자극했다

"벌써 다된거야?"

"아직이지만 냄새는 좋지?"

"너무좋아서 지금 엄청 배고파졌어~!!"

애써 밝은척 하는 에르닐 을 티마스 가 보았다

(오버하긴 등신...)

모두 한상에 모여 식사를 준비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 네리 는 여전히 무거운 물건들을 한손으로 번쩍 번쩍 들어올리며 일을 수월하게 처리해가고 있었고 모두가 놀라며 네리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네리? 힘이 그렇게 좋았어?"

네리 는 역시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모르겠어요!! 헤헷!!"

네리 는 폴짝 뛰어올라 식탁위에 스튜가 가득담긴 냄비를 가볍게 옮겨놓았다

"잘 먹겠습니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 이 된것마냥 인사를 하며 즐거운 식사 시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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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을 내쉬며 앉아있는 에르오드 에게 프레이언 이 다가왔다

"뭐야? 나 스토킹 하냐?"

"일개 정신병자 를 스토킹 할생각은 없어"

"말을 그따구로 하는거 보니까 벌써 소식은 들은모양이군?"

입꼬리 를 올리며 미소짓는 에르오드 에게 프레이언 은 한순간 화를 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싸울 기운도 없다..."

"단한번도 네놈이 이긴적은 없을테지"

"그나이 쳐먹고 아직도 동네 싸움자랑 하고 다니고 싶냐"

프레이언 의 말에 에르오드 는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

에르오드 의 표정 을 보며 프레이언 은 그 의 앞에 자리를 잡고 털썩 앉았다

"어쩔생각 이었는지...한번 들어나 보자"

에르오드 가 말했다

"별이유는 아니었어 그저..."

에르오드 는 고개를 들어올리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저 젊은...아니...어린 아들이 어떻게 살고있었나..."

"확인해본후 에 감상은 어땠냐?"

"내아들 답게 별일 다 당해본 녀석 같더군"

프레이언 이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니가 보듬어주며 살폈어야 할 그녀석을 그렇게 버렸으니..."

"하기사 그러니 그녀석이 그렇게 자라는 것도 무리수는 아니군"

프레이언 은 그에게 담배 한개피 를 건넸다

"피워볼꺼냐?"

"나 끊은거 알고 하는말이지?"

"오랜만에 땡기지 않을까 해서..."

프레이언 은 자신의 입으로 한개피 를 가져가 물었다

"아비라는 놈이 아들한테 뒤질뻔 하니까 정신이 번쩍들지?"

"어휴...말도 마라...진짜로 세상 하직할거 같다고 느껴지니까 온몸이 그냥 서늘해지더만..."

"그 공포를 느꼈으면 됐다"

담배를 한번 쭈욱 빨아 흡입한 연기를 내뱉은 프레이언 이 손으로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모쪼록 다시는 그딴짓 하지마라"

프레이언 은 일어났고 에르오드 가 말했다

"근데 그녀석의 그 전투적인 면모는 어디까지 네영향 인거냐?"

"글쎄다...다만 확실한건..."

프레이언 은 담배를 잡고 빼며 말했다

"난 기술정도만 가르쳤을뿐 이라서 나머진 그녀석의 무언가 의 요소 라고 생각하는데?"

"내부적 요소란 건가?"

"그럴수도 아닐수도"

프레이언 은 등을 보이며 걸었다

그의 앞으로 세르샤 가 나타났다

"어?"

프레이언 은 미소지었다

"잘 지냈습니까? 얼굴은 여전히 아름답군"

"네! 덕분에요~"

세르샤 의 인사에 프레이언 은 웃으며 말했다

"저런놈 하나덕에 고생이 많습니다"

"그러게나 말이에요~다짜고짜 본인 얼굴도 모르는 아들한테 덤볐다가 죽을뻔 까지 하고선..."

세르샤 와 프레이언 은 동시에 에르오드 를 보며 한심하다는 표정 을 지었다

"둘다 뭐야? 할말있으면 그냥 해!!!"

에르오드 가 목소리 를 높이자 세르샤 가 말했다

"저 불같은 성격에 아직도 정신 못차린거죠..."

"그런거 같네..."

프레이언 은 담배를 바닥에 휙 던지며 불을 끄고선 말했다

"네 아들한테 다신 그렇게 접근하지 마라...널 위해서라도..."

"어떨지는 모를일이지"

프레이언 은 손만 한번 흔들며 가버렸다

"애인도 없는게 아주 애아빠가 다되셨군"

세르샤 가 그의 등을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크헉..."

쓰러진 에르오드 에게 세르샤 가 말했다

"부모면서 자식버린 우리보단 낫거든요!!"

"지금...본인까지 셀프로 깐거요..."

"알고있다구요!"

대답하는 세르샤 의 눈에 눈물이 약간 맺힌듯 했고 에르오드 는 고개를 떨구며 조용히 말했다

"미안하오...나때문에 좋지않은 경험 을 하게 했으니"

에르오드 는 세르샤 의 뒤에서 살짝 안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