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집을 보러 다닌다
오늘 볼 집은
2023아파트
6동 14호
부동산 아주머니와 집으로 들어간다
대략 19시간 반이 지나고
나는 직감한다
-이 집이 아니다
나는 집을 나갈 준비를 한다.
-이 집은 다른 집과 다를 바가 없군요
-이 집은 너무 어둡네요. 햇빛조차 들지 않는군요.
-이 집은 너무 밝습니다. 후회할 것이 분명합니다.
부동산 아주머니께 이런저런 변명을 던지며
나는 매일 집을 빠져나온다.
다음주에는, 아래 층으로
다음달에는, 다음 동으로
다음해에는, 다른 아파트로
그렇게
그렇게
종이를 찢고
매일 다른 집을 보러 다닌다
내 여생을 함께 보낼
내 마지막 뜨거운 하루를 찾아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언제나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