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정도 걸렸을까? 마차가 테라 평원에 도착했다. 평원의 넓이가 비현실적이게 넓어서 꿈을 꾸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나비가 날아다니고, 새들이 노래하는 이 넓은 평원에 숨어있다니. 찾는 것에는 꽤나 시간이 걸릴 듯했다.
“어디에 숨었을까… 아무래도 역시 테라 평원이면 찾는 것도 꽤 오래 걸릴 거 같은데…”
“우선 내가 하늘 위에서 보는 게 좋지 않겠나?”
“그러자. 지도는 가져 왔으니까. 올라가서 보고, 숨을 만한 포인트가 어디 있는지 좀 찍어 줄래?”
아우루엔은 류의 이야기에 대답도 하지 않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는 날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순식간에 떨어지듯 하강하며 내려왔다. 그는 그렇게 자세를 잡으며 착지했고, 이내 착지한 곳에 앉으며 류를 바라보았다. 나는 이내 결과가 궁금하여 그에게 다가가 이야기했다.
“어때? 뭐 찾은 거라도 있어?”
그는 한숨을 쉬며 나를 보았다. 뭐지? 아무것도 찾지 못한 건가?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는 태평하게 책을 펼쳤다.
“약 200m 정도 거리에… 야생 동물을 사냥하고 있더군. 너무 대놓고 하니 지나가던 일반인들은 그냥 평범한 사냥꾼인 줄 알고 보기만 하더군.”
“어…”
나는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 범죄자가 도망은 못 칠지언정 한가하게 사냥이나 하고 있다고?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내가 이해되지 않아서 머리를 싸매고 있을 때. 류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냥… 출발하자.”
나는 어이가 없어서 머리를 뒤로 젖혔다. 태양 빛이 퍽이나 밝아서 나는 태양 빛을 손으로 가렸다. 나는 머리카락을 넘기고, 류가 출발하자 나도 그와 함께 출발했다. 아우루엔은 조용히 책을 덮고는 천천히 걸어왔다.
“가지.”
어떻게 얄미운 말투도 아닌데 저렇게 얄밉지!?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싸움을 앞둔 상황이기에 어찌 못 하고 그냥 내버려 둔 채로 오늘의 수배범, ‘카일 블레셀’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이내 그가 얼핏 보이자 나는 그를 향해 달렸다.
“아오! 잠시만!!”
그가 말하기 무섭게 나는 그가 있는 뒤를 돌아보았다. 내 주변에는 늑대의 무리가 몰려들었다. 그들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나에게 다가오자 나는 활짝 웃으며 자세를 잡았다.
“몸풀기에는 딱 좋겠네! 덤벼!!”
그들이 순식간에 일제히 달려들자 나는 선두에 선 늑대의 턱에 발차기를 날렸다. 그러고서 옆에 있던 다른 한 마리의 다리를 붙잡은 뒤 녀석은 휘두르듯 던졌다. 그러자 그 한 녀석에게 세 마리가 휩쓸려 나갔다. 나는 평원의 잔디에 불을 붙이기 싫었기에 능력은 사용하지 않고, 격투로만 그것들을 쓸어버리기로 했다.
“크르렁!!”
한 마리가 내 손을 물려 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것이 입을 벌리는 순간 그것의 입에 주먹을 날려 그것의 턱이 나가게 했다. 그런 채로, 뒤로 돌아 그것을 강하게 밀어냈다. 그러자 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우. 엄청난데?”
그는 내가 싸우는 것을 보면서 또 아몬드를 씹어대고, 아우루엔은 책을 읽고 있었다. 이 망할 인간들이! 남은 지금 피 터지게 싸우고 있는데 거들지는 못할망정 구경이나 하고 있어!? 나는 화나서 괜히 힘이 더 들어갔고, 이번에 달려든 녀석은 운이 없게도 눈을 맞았다. 아, 아프겠다…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하지만 그 늑대에게 미안할 틈도 없이 다른 늑대들이 달려들었다. 한 마리가 나를 쓰러뜨리려 내 배를 향해 돌격하자 나는 그 녀석의 입을 한 손으로 틀어막으며 얼굴에 훅을 날렸다. 그러자 녀석은 깨갱거리며 날아갔고,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녀석의 입의 위치가 비뚤어지자 다른 늑대들은 상황을 파악했는지 물러나기 시작했다. 녀석들이 도망가자 그제서야 류가 다가왔다.
“잘했어. 엄청 멋졌어! 하하하!”
“음… 일단 한 대만 맞을까?”
나는 류의 배를 가격했다. 그러자 류는 침을 토해내더니 이내 먹었던 것을 모두 쏟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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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 속이야… 아오가 내지른 정권 한 방에 숨이 턱 막히며 속이 울렁거렸다. 내 살다 살다 이런 펀치를 맞아 본 것은 처음이다. 마치 정권이 아닌 바위를 맞은 느낌이었다. 아직도 조금 아팠지만 바로 앞에 우리의 목표가 있는데 멈추어 있을 수는 없는 일. 통증은 느껴져도 어쩔 수 없다. 잘못을 범한 친구에게 똑바로 된 길을 가게 해 주는 것도 친구의 도리이다. 이내 녀석의 모습이 선명히 보이자 녀석은 내게 다가왔다.
“어이~ 류!! 무슨 일이야? 네가 나를 찾아오다니.”
녀석은 수배가 걸린 게 맞는가 싶을 정도로 태평히 양손을 벌리며 우리를 맞이했다. 나는 전과 전혀 다르지 않은 카일의 모습이다. 녀석의 뒤로는 타닥 타닥 불타오르는 모닥불과 그것과 함께 구워지고 있는 꼬치구이들이 있었다. 그것이 어이가 없는 이유는 꼬치구이의 꼬치… 저 녀석의 무기다. 녀석은 사냥한 야생 동물로 바비큐로 구워 먹는 것이다. 그의 모습을 보니 늑대와 함께 자란 아이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는 마치 자신이 야생 동물인 듯이 고기를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보고 벙찐 채로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보다 못한 그가 우리에게 손짓했다.
“먹고 싶냐? 먹고 싶으면 이리 와~ 같이 먹자.”
아오와 나는 그의 말을 듣고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고, 이내 아오는 전투 자세를 취하며 그에게 이야기했다.
“자세 잡으세요. 혼자라고 봐 주지는 않겠습니다.”
“응? 아… 나를 잡으러 온 건가? 뭐 그러면… 옆에 있는 사람들은 동료인가?”
카일은 먹고 있던 고기를 한입에 집어넣으며 불타서 검은 색이 된 창을 들고 일어서고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예전에도 전투할 때 보았던 그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의 눈에는 이미 살기가 서려 있었고, 그는 우리를 적으로 간주했다. 그 야생 동물 같던 모습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오자 사냥꾼 앞에 선 사냥감 같은 기분이 느껴졌다. 나는 검에 손을 대며 그 기분을 떨쳐냈다. 자! 어떻게 덤빌 거냐!? 라고 생각했던 내가 바보 같게도 녀석은 내가 생각한 것과 가장 멀리 떨어진 행동을 했다. 꽁무니가 빠지도록 도망을 치는 것이다.
“날 잡고 싶으면 따라와 보시던지!!”
녀석은 검치호 수인종답게 네발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는 또 한 번 어이가 출타해 버렸다. 우리는 3초가량 멍하니 자세를 잡고 있다가, 이내 녀석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녀석의 달리기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렇다면, 어디로 도망치는지라도 알아내야 한다.
“아우루엔!! 위로 올라가서 어디로 도망치는지만 확인해 줘!”
“알겠다.”
녀석이 대체 뭘 하려는 지는 알 수 없었으나 녀석을 놓칠 수는 없었다. 아우루엔은 하늘로 솟아오르며 녀석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했다. 한참을 날고 있더니 녀석은 내 앞으로 날아왔다. 뭔가 정찰을 시키려고 데려온 거 같아서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굴로 들어가더군. 꽤 가까이에 있다.”
“동굴? 거기에 숨어서 살고 있는 걸까?”
“아마도, 그곳으로 쫓아가서 싸울 건가?”
“그래야겠지~ 가자고, 유인하는 느낌도 들지만… 어쩔 수 없잖아?”
우리는 아우루엔이 나선 길을 따라갔다. 이내 가까이에 동굴이 보이며 우리는 그 동굴로 향했다. 우리가 동굴 입구에 도착할 즈음에는 녀석의 모습은 온데간데에도 없고, 녀석이 급히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아오, 능력을 좀 써 줄 수 있어?”
“그래, 그러면 내가 선두에 설게.”
아오가 전신에 불을 두르고서 선두에 섰다. 동굴의 안은 꽤 어두웠기에 그녀의 능력이 없다면 아예 보이는 것이 없는 수준이었다. 그녀가 선두로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동굴에서는 혈흔이 남아 있었다. 아마 테빅 세이버 길드 녀석들이 싸우다 남은 흔적이겠지. 그렇다면 그 정보도 넘겨 줬으면 좋았을 것을… 정보가 부족한 탓에 괜히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으로 계속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계속 나아갔다. 아우루엔은 언제 편 것인지 모를 책을 덮고는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에 이어서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필시 카일이 있을 것이다. 녀석이 해방자가 아니더라도, 절대 방심하면 안 될 녀석이다. 능력이 없더라도, 녀석의 창술은 상상을 초월했다. 내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른 둘은 동굴 안을 달리고 있었다.
“야… 잠시만 기다려~!”
“빨리 와! 이렇게 일찍 찾은 것도 운 좋은 건데 빨리 잡아야지!!”
맞는 말이긴 했다. 사실 지금 그를 놓친다면 그를 언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나는 조금 속도를 내어 그들과 같이 달려갔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자 창이 동굴 벽에 점점 꽂혀 있기 시작하더니 이내 꽤 들어왔다고 생각되자 동굴 안에는 창들이 가득했다. 그것에 나만 놀랐던 것은 아닌지 아오의 속도는 점점 줄어갔다.
“이게… 뭐야!?”
“이 만큼이나 꽂혀 있는 창이라… 뭔가 있나?”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무언가 아오에게 날아왔다. 그녀는 그것을 피하여 날아온 방향으로 투척했으나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젠장! 창이 꽂혀 있을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녀석은 숨어서 창을 던져댈 셈인 것이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와~! 내 플레이 그라운드에!!”
그의 그 말이 들리는 순간 아오의 종아리에 창이 날아와 꽂혔다. 아오는 그 창을 터프하게 뽑아버렸으나 이내 다른 창이 날아왔기에 나는 달려가 그녀에게 날아오는 창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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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나서 너무 놀았넹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