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답답함에 뱉은 왜? 

누군가에게 닫기라도 할 듯 

공허 속 던진 의문 

공기에는 잔류사념 탁하게 

뱉고 마시는 데 자각하지 못하는 

문장이 되지 못해 끝난 

실타래를 동경하는 

뒤엉킨 가시덩굴 

부서진 자전거의 꿈을 

유유히 뒤덮어 

진공의 시간만을 남겨- 


혀에는 돌기 

사람을 죽이는 무기겠지? 

사람을 살리는 구호품이겠지? 

그렇게 난 혀로 

천천히 얕은 가죽을 핥아 

피 맛을 능히 즐기고 

삼킴으로써 유희는 막을 내려- 


그들이 잠을 청할 때 

훤한 달 보러 나오면 

역한 냄새가 달라붙어 

대기압마저 날 저항해 

씻을 녹과 흙은 어디로 

공허의 거리를 계산하여 

들려올 왜? 

비명이 달갑지 않다 

침잠하면 저 달조차 못 볼 텐데 

무거운 입은 꼬리도 천근만근 

꾸물꾸물 자장가에 발맞추는 

흑백의 선을 쥔 군대와 

부들부들 대는 총대 

아름다운 세상과 함께 

아날로그-디지털 센티미탈리즘과 함께 

옅은 미소와 함께 

닳은 감흥과 함께 

공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