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두창 요소 있음. *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젯밤 내가 새벽까지 플레이하던 보빔 야겜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근데 놀라운 사실. 

 

 

상황 파악을 위해 서둘러 일어나 거울을 봤는데. 평균 크기보다 작은 머리 크기, 긴 속눈썹에 팔과 다리에 체모가 전혀 없었고. 마른 체형에 평균 이하의 키 

 

 

문뜩 보기에는 여자처럼 보이나. 

 

 

다리 사이에 조그마한 쥬지가 있었다. 

 

 

그렇다. 나는 이 야겜에 전생한 건지 빙의한 건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남자 주인공으로 빙의해버렸다. 

 

 

시발. 아무래도 보빔편이 아니라 두창편으로 빙의한 거 같다. 

 

 

내가 플레이하던 야겜은 한 세계관에 두 가지 편으로 나눠져 있는데. 

 

 

세계관은 명문 사립 얀챈 고등학교. 남녀공학이긴 하나, 남자 여자 분반이고, 남자 분반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여성향게임 두창편, 여자 분반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남성향게임 보빔편으로 나눠져 있다.

 

 

내가 플레이 하던건 보빔편인데 왜 두창편으로 빙의 해버린걸까.

 

 

“ 얀붕아! 얀돌이 왔다! 학교 가야지! ”

 

 

엄마가 소리치며 내 방문을 두드렸다. 

 

 

얀돌이.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아마 어릴때부터 친한 친구였다는 소꿉친구 컨셉의 캐릭터였던거 같다. 나무위키에서 엔딩 몇 개를 읽어봤었는데, 소꿉친구 순애?물 정석루트랑 고백 거부 후 방치 루트를 타면 납치 감금을 당하는 베드 엔딩 루트가 있던걸로 기억한다. 

 

 

미친. 시발 똥게이 새끼. 어떻게든 여기서 내 후장을 지키며 살아 남아야한다. 

 

 

엄마한테 지금 할 일이 있어서, 얀돌이 보고 먼저 학교에 가라고 말해 달라고 부탁하고, 나는 짱구를 굴리기 시작했다.

 

 

“ 자퇴를 해야하나? ”

 

 

아니다 내가 원래 세상으로 돌아간다는 보장도 없는데 그럼 여기서 평생 먹고 살아야만한다. 중졸이면 여러 가지 제약이 많을꺼다.

 

 

“ 전학을 가야하나? ”

 

 

이것도 안된다. 제작자 놈들이 숨겨놓은 이스터 에그인데 전학를 요청하는 순간 어디선가 트럭이 나타나 나를 들이 박고 사망엔딩으로 게임이 끝난다. 이런 거 집어넣을 시간에 퀄리티나 더 높이지. 시발새끼들.

 

 

“ 그렇다는 건..... ” 

 

 

2년 동안 이 미친 게이 소굴 고등학교에서 버티는 수밖에 없다. 

 

 

“ 시발. ” 

 

 

일단 학교로 가보자..... 

 

 

학교로 가는 길도 조심해야 된다. 특히 골목길을 지나갈 때, 누군가와 부딪혀서 이벤트 같은게 생긴다면, 어떤 똥게이 새끼가 달라붙을지 모른다. 

 

 

최대한 사주경계를 하며 앞으로 가고 있는데. 그렇게 주의했는데도. 골목길에서 누군가와 부딪혔다. 어떤 덩치 큰 남학생이랑 부딪혔는데. 

 

 

“ 아니! 뭐해! 길 똑바로 안 보고 다니냐! ” 

 

 

“ 죄송합니다! ” 

 

 

남학생은 키도 크도 피지컬도 매우 좋아 보였다. 특히 팔에 전완근이 독보적이었는데 운동이라도 하는 사람인가? 정말 섹시해 보... 

 

 

이긴 시발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아무래도 나도 점점 이 게임에 빠져 드는거 같다. 더 ㅈ 같은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에 서둘러 자리를 벗어나 학교로 전속력으로 뛰어갔다. 

 

 

“ 야! 인마! 사과도 안 해? ”

 

 

뒤에 그 남학생이 소리쳤지만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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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들어서자 얀돌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 야 얀붕아. 너 뭐 때문에 늦게 출발한 거야? 나 혼자 학교 가는 거 싫어하는 거 알잖아! ” 

 

 

“ 나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 힘들다 진짜. ” 

 

 

“ 얘는 또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벌로 너 이따가 초코에몽 하나 사라. 아 맞다 그 얘기 들었어? 오늘 전학생 온데! ” 

 

 

“ 전학생? 그래? ” 

 

 

두창편을 한 번도 플레이 안 해본 나는 지금 반학생 이름도 다 모르는데, 전학생이 온다는 것에 그렇게 큰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때 담임선생님이 들어왔다. 

 

 

“ 자 조용! 이미 소문 다 난 거 같지만 오늘 전학생이 오기로 했어요. 자 얀석아 들어와라. ” 

 

 

교실로 들어오는 덩치 큰 남학생. 시발 예상했겠지만 아까 나랑 부딪혔던 그 남학생이다.

 

 

“ 모두 반가워! 나는 얀석이라고해. 옆학교에서 유도부 하다가 적성에 안 맞는 거 같아서 여기로 전학 오게 되었어. 잘 부탁해! ” 

 

 

반 아이들은 얀석이를 매우 반기는 분위기였다. 아마 나중에 하는 인기투표 결과 얀석이가 인기순위 2등이었나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1등은 주인공인 바로 나 얀붕이였나. 

 

 

“ 얀석이는 남는 자리에 앉으렴. ” 

 

 

“ 네 선생님. ” 

 

 

얀석이는 내 근처에 앉았는데. 자리에 앉고 나서 나를 쳐다봤다. 

 

 

“ 우리 할 얘기 있지 않아? ” 

 

 

망했다. 이미 이벤트가 발동된 거 같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나는 아침조회가 끝나자마자 학교 꼭대기층 구석 아무도 안 쓰는 동아리 실로 잽싸게 튀어갔다. 

 

 

“ 야! 너 지금 어디 가는 거야! ” 

 

 

뒤에서 얀석이가 나를 향해 소리쳤지만, 내가 똥게이 말을 들을 리가 없다. 

 

 

동아리실에 들어오면 그 어떤 이벤트도 발동이 안되고 나를 제외한 어떤 캐릭터도 들어올 수 없다. 아오오니에서 옷장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게임에서는 여기서 세이브도 할 수 있는데, 여기서도 할 수 있으려나?

 

 

나중에 히로?인 호감도를 높여서 해금시키면 여기 동아리방에서 밀회를 가지는 이벤트도 있지만, 그건 내가 써먹을 일이 없다. 아니 없어야 한다. 

 

 

같은 세계관이라서 건물 내부나 중요 공간 위치는 다 똑같아서 정말 다행이다. 앞으로는 그냥 수업만 듣고 쉬는 시간이나 남는 시간은 계속 여기서 죽치고 있을까? 

 

 

안전한 학교생활 계획을 짜면서 동아리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이미 동아리실에는 키도 크고 피지컬 좋은 어떤 남학생이 앉아 있었다. 

 

 

“ 어라? ” 

 

 

시발. 여기 나 말고 아무도 못 들어오는 거 아니었어? 

쟤가 어떻게 여기에 들어와 있는 거지? 

하룻밤 사이에 게임에 패치가 되었나? 

이제 나는 어떻게 하지?

 

 

“ 까아아아아아아악!!!! ” 

 

 

그 남학생도 놀랐는지 여자처럼 소리 질렀다. 여자 목소리 같았다. 아니 잠깐만. 

 

 

진짜 여자 목소리인데? 

 

 

자세히 보니 운동으로 키운 가슴이라기에는 가슴이 너무 부각되어 보였다. 허리도 좀 잘록했는데. 머리카락도 장발이었다. 

 

 

잠깐만. 쟤 혹시 얀순이 아닌가?

 

 

얀순이는 내가 플레이하던 보빔편에서 육상부 에이스로 매우 좋은 피지컬을 가지고 있고 남성적인 카리스마도 있어서 여자 학생들에게 매우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정의 보빔편 주인공이다. 

 

 

그렇다는거 설마?

 

 

“ 대체 어떻게 여길 들어온거야! 절로가!!! 나가!!! ”

 

 

얀순이는 나에게 나라가고 소리쳤지만 나는 말을 건내 보았다.

 

 

“ 저 혹시 야겜 좋아하세요? ”

 

 

“ 뭐? 야겜? 어 설마 너도? ”

 

 

얀순이는 내 몸 전체를 훑어보았다.

 

 

“ 혹시 너 얀붕이니? ”

 

 

“ 혹시 두창편 플레이 해보셨나요? ”

 

 

“ 설마 보빔편 플레이어? ”

 

 

다행히 나 혼자만 이 야겜에 빙의된 게 아니었다. 나는 두창편에 빙의된 거 같고 이 사람은 보빔편에 빙의된 거 같다. 이 사람도 나와 마찬가지로 전날에 두창편을 플레이하다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보빔편 주인공에 빙의 되어 있었다고 했다. 둘 다 이 야겜의 주인공이라 둘 다 동아리실에 출입이 가능한 거 같다.

 

 

“ 저희 이제 어떻게 해요? 저 레즈 새끼들 너무 싫은데요. 제가 학교에 오자마자 왕자님 오셨다! 라면서 우르르 저한테 달려오길래 곧바로 여기로 도망쳐 왔어요. ”

 

 

( “ 그게 진짜 좋은건데. ” )

 

 

“ 저도 그 얀석이인가 뭔가 하는 그 해병대 부사관 유망주한테 쫓겨와서 여기로 도망쳐왔어요. ” 

 

 

“ 얀석이 피하는 법은 쉬워요. 얀석이는 지금까지 운동만 해와서 어려운 수학문제 같은 걸 도와 달라고 하면 도망가요. ” 

 

 

“ 오! 플레이 경험이 많으신가 봐요? ” 

 

 

“ 네. 다회차로 히든엔딩까지 다 봐서요. 근데 보빔 편은 한 번도 안 해봐서 모르겠네요. ” 

 

 

“ 그건 걱정 마세요! 제가 엔딩을 전부 다 본건 아닌데 그냥 쓸쓸히 혼자 졸업하는 솔로엔딩 깨는 루트는 다 꿰고 있거든요! ” 

 

 

“ 정말요? 진짜 다행이네요! 그럼 저 솔로엔딩 깨는 것 좀 도와주세요! ” 

 

 

“ 그럼 저도 도와주세요. 저희 둘 다 목표가 솔로엔딩 깨는 거 같은데. 서로 도와주면서 같이 솔로 엔딩 깨 보는 거 어때요? ” 

 

 

“ 네 좋아요! 서로 이끌어주면서 이 ㅈ같은 동성애자 소굴을 빠져 나가자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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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서로 의지해가면서 같이 솔로 엔딩 깨던 중에 얀순이가 얀붕이 한테 점점 감정이 생겨서 점점 집착해 오더니 이상함을 느낀 얀붕이가 슬슬 저항해 오자 압도적인 피지컬로 눌러 버리고 얀붕이는 저항해 보지만 보추 같은 몸으로 막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고 동아리방에서 마구 착정 당하는 그런 거 없냐

 

이 소재 어떨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