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4수째다. 술 먹고 넋두리 한번 해봄....


올해 28이고, 여자친구는 23살때 만났다. 


만난건 5년전이었나..? 대학에서 조별과제 할 때 처음 만남.


과제 끝나고 뒤풀이로 술 먹고 다음 날. 이게 일어나보니까, 모텔이더라.


아... 시발... 얘가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데,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지도 못하겠고.


...우리 오늘부터 1일인거야..? 그렇게 말하는데, 요즘에는 막 그런것도 조심해야하니까. 


어... 알겠다.


그렇게 말해서, 연애하게 됐지.


나는 처음 연애하는거라서 모든게 다 어색하고,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서. 막 어설픈데.


여친은 그런 나를 보고 한번도 뭐라 한적이 없었다.


나는 시발 9급 공무원 시험도 세번이나 떨어졌는데, 졸업 하기도 전에 대기업에 한번만에 붙어버리고.


...지금 같이 살고는 있는데, 그냥 뭐 얹혀 사는거지.


집도 여자친구 집이고, 차도 여자 친구 차고. 또.... 용돈도 받는다.


야, 전업 주부 개 꿀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나는 몇년째 공무원 준비만 하고 있는데, 여친은 성과금에 보너스까지 받고... 그러는거 보면 좀 그렇더라.


왜, 있잖아. 남들은 가면 갈수록 앞서 나가는데, 나만 그 자리 그대로에 있는 느낌? 


좀 그렇더라.


얼마전에 여친이랑 같이 대만에 여행을 갔는데. (물론, 여친이 돈을 전부 다 대줌)


거기서 사진 좀 찍고, 짐 좀 들어주는데. 여기서 뭘 하고 있냐..?


그런 생각이 들더라.


평소에도 그런 생각을 몇번 하고는 했는데, 겉으로 티를 안 냈거든? 근데 그때는 좀 표정 관리를 못 했던 것 같다.


내가 좀 그때 표정이 썩창이었는지, 여친이 웃으면서 나한테 안기더라.


에이... 나한테 장가 오면 돼~


그렇게 말하는데... 아 진짜... 얘는 능력도 좋은 애가 뭐가 좋다고 나를 좋아해주는지도 모르겠고.


딱 한번, 나를 왜 만나냐.


그렇게 물어본적이 있었거든..? 


그건..! 비밀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말을 안 해주더라.


여친은 좋은 애인건 맞아. 근데...


이제는 모르겠다.


요즘에는 그냥 내가 집안일도 다 하고... 주부처럼 밥도 하고, 뭐 그러거든.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섹스...도 그냥 걔가 만족할때까지 계속 해줘야 되고. 


그냥 그렇더라. 


좀... 모르는 사람이 생각하면 야, 시발 전업주부 라이프 개꿀인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번에 공무원 시험에 4번째 떨어졌거든...?


서로를 위해서 내가 얘를 놓아주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내가 좀 이기적인게. 


차마. 면전에서 헤어지자는 말은 못하겠더라.


그래서... 그냥 얘가 자고 있을 때. 몰래 도망갈라고...




....이런 식으로 행복하던 얀순이가 뒤통수 맞는 전개가 너무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