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 머리야..."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어제 너무 많이 마시긴 했지..."


나는 일어나려 했으나,


"으악!!"


침대를 짚은 팔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다시 쓰러졌다.


"뭐, 뭐야..."


이제 완전히 돌아온 시야로 주변을 살피니,


"병원?"


그곳은 6인실의 병실 풍경이었다.


"아이고 학생 일어났어? 간호사 불러야겠구만."


옆자리에 있던 할아버지가 말을 건다.


나는 너무 혼란스러워서 할아버지의 말에 뭐라 답도 못하고 머릿속으로 마지막 기억을 떠올렸다.


'분명히 어제 동아리 뒷풀이로 진탕 마시고...'


그 후로 기억이 없다.


'취한채로 사고라도 당한건가?'


나는 대학교 4학년. 25살 김얀붕.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어제는 오랜만에 동아리 후배들과 한잔 했었다.


'하... 적당히 좀 쳐 마실걸.'


내 몸을 보니 그야말로 만신창이였다.


다리는 붕대에 칭칭 감겨서 위에 매달려있고 팔에도 깁스.


목에도 깁스. 머리에도 뭔가 조치가 되어 있는듯 답답함이 느껴졌다.


몸을 살피고 있으니, 의사와 간호사가 들어왔다.


"김얀붕씨, 정신이 드셨군요."


의사는 내게 몇가지 질문을 했다.


아마 내 정신이 온전한지 테스트 해보는 듯 했다.


의사의 질문에 모두 대답하자 그는 나를 방치해두고 가버렸다.


그리고 수십분 후.


병실에 어머니와 동생이 들이닥쳤다.


"얀붕아!"


"어, 엄마."


그렇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본적이 없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나는 무려 3일만에 깨어 났다고 한다.


어머니는 내 곁에서 이틀동안 있다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니 일단 귀가 하시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집에 돌아갔다가


방금 내 정신이 깨어났다는 연락을 받고 동생과 함께 달려왔다고 한다.


"의사 선생님 말씀 들었는데, 정신엔 이상 없다고 하고, 골절만 나으면 된다더라."


그나마 다행인걸까.


"근데 내가 어제 일이 잘 기억이 안나는데, 나 무슨 사고라도 당한거야?"


"기억 안나? 형 차사고 당했잖아..."


동생이 어머니 대신 알려준다.


"에효.. 술을 끊던가 해야지 진짜."


그래도 몸 상태가 그리 심각한건 아니라는 말을 듣자 내심 안도가 되어 가볍게 푸념해 본다.


"응? 형 조수석에서 사고 당했는데 술이 무슨 상관이야?"


"뭐?"


나는 어리둥절했다. 당연히 차도를 걷다가 치였다고 생각했다.


나는 물론이고 어제 뒷풀이 한 애들중 차 갖고 있는애가 없었는데?


"음... 내가 혹시 택시를 탔나?"


조심스레 묻자 동생이 다시 답한다.


"뭔소리야. 형 지인이 운전하다가 사고난거야. 그런데 그분은 타박상 정도만 입고 형만 크게 다쳤다더라."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했는데, 기억에 문제가 있나?"


엄마가 걱정스레 나를 바라본다.


"아니 기억은 내가 술을 진창 마셔서 그런걸껄...?"


"그래도 한번 머리 mri 검사 받아보자. 회사 일에 지장 생기면 안되잖니?"


어머니가 걱정스레 한 말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한 단어가 있었다.


"회사?"


"그래, 이제 일에 적응좀 했다고 니가 그랬잖아."


"무슨소리야? 나 대학생이잖아... 왜그래 하하ㅏ"


내가 멋쩍게 웃으며 농담하지 말란식으로 말하자 엄마가 놀란 얼굴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옆에서 동생이 '설마...' 라는 말과 함께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형 지금 무슨년도야?"


"어? 2021년."


"어흐흑..."


내가 대답하자 마자 어머니는 다시 눈물을 터뜨렸다.



-------------------------------------



잠깐의 소란 이후 알게된 것.


나는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지금은 2024년. 나는 자그마치 2년 반정도의 기억을 잃었다.


나는 졸업 후 6개월 정도만에 취업에 성공했고, 2년을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사고를 낸 사람은 나의 지인이고 여성이었다고.


사고 다음날 그녀의 부모와 함께 찾아와 사죄를 하고 보험처리 및 배상을 했다고 한다.


그녀의 이름은 김얀순.


놀랍게도 아는 이름이었다.


그녀는 나의 동아리 후배였다.


내 마지막 기억상 그녀는 1학년 2학기를 마친 스무살의 새내기였다.


그녀는 입학과 동시에 학교 전체에 소문이 퍼질 정도로 엄청난 미인이었다.


당연히 동아리에서도 그 인기는 같아서, 동아리 남자들 거의 전부가 그녀에게 대시하거나 고백을 했다고 들었었다.


'나도 좀 찝적댔었지...'


우리 동아리는 밴드부 였는데, 마침 같은 악기를 다뤘어서 내가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연락해서 몇 번 둘만 모인 적이 있었다.


'뭐 결국  쑥맥인 내가 진도를 나가진 못했지만.'


좋은 선후배 사이까지는 진전이 됐지만 그 이상은 가지 못하고 끝났을 그런 관계.


그런데 졸업 후 2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나는 왜 그녀가 모는 차에 타 있었던걸까?


'뭔가 진전이 있었나? 아니면 그냥 친한 선후배 관계 그대로 2년을 유지한건가?'


뭐 아무튼,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 회사였다.


자그마치 2년의 업무 경력을 나는 통째로 잃은 것이다.


'복귀가 되기는 하나? 바로 짤리는거 아냐?'


불안했다.


그렇게 불안해 하고 있는데 누군가 병실에 들어와서 내 침대로 왔다.


"어...? 얀순이?"


"오빠, 미안해요!"


얀순은 나의 다치지 않은쪽의 손을 꼭 쥐고 눈물을 흘렸다.


"어 음... 일단 진정해 볼래?"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를 달랜다.


"내가 기억상실이란건 들었어?"


"네."


"그... 혹시 어쩌다 사고가 난건지 들을 수 있을까?"


왠지 그녀의 아픔을 파고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어쩌랴. 나는 들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펴, 평소처럼 데이트 하다가.. 흐흑... 음주 운전 차를 피하려다가 가드레일에..."


"데이트?"


"아... 오빠는 기억 못하겠구나. 오빠 졸업하고 우리 사귀게 됐어요."


"엑 진짜?"


믿기지 않았다.


반오십동안 모솔이었던 놈이 어떻게 이정도 여자를 얻게 된 걸까.


'좀 하잖아 26살의 김얀붕!'


나는 새삼 얀순을 찬찬히 보았다.


'이제 스물 둘인가...'


그녀의 미모는 더욱더 만개해 있었다.


내 마지막 기억에는 아직 앳된 티가 남아있었는데, 지금은 성숙함과 요염함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눈을 뗄 수 없는 미인이 되어있었다.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게 그녀와 시간을 보내고,


"저 이제 가볼께요. 빨리 나아야 돼요 오빠."


"응. 조심해서 들어가~"


내가 배웅인사를 건네자 돌연 얀순의 얼굴이 나에게 다가온다.


"억?"


나도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냈다.


-쪽.


볼에 뽀뽀를 한 얀순.


"사랑해요 오빠."


그리고 싱긋 웃고는 병실을 나서는 얀순.


나는 뺨에 손을 대며 중얼거렸다.


"꿈인가?"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있었다.


하지만 그 두근거림에는 설레임이 대부분인 한편, 묘한 공포감 같은 것이 소량 포함되어 있었다.



--------------------------------------



얀순이 돌아가고 얼마 안 있어 또 누군가가 병문안을 왔다.


초중고를 같이 다닌 불알친구.


"완전히 엉망이구만."


녀석은 피식 웃으며 내 상태를 평가한다.


그래도 녀석의 그 농담에 안도감 같은 것이 섞인것을 나는 캐치했다.


그만큼 오랜 사이인 것이다.


"너도 회사원이냐?"


멋들어진 정장을 입고 나타난 녀석이기에, 물었다.


"기억상실은 영화에서나 보던건데 친구놈이 걸릴 줄은 몰랐다 야. 나 대기업 들어갔다고 니가 그렇게 배아파 했잖냐."


"배가 아프긴 하네. 새끼. 축하한다. 두번째 축하겠지만."


내가 농담을 건네자 녀석이 피식했다.


그렇게 농담따먹기를 잠시간 주고받다가 녀석은 짐짓 표정을 굳히고 말을 꺼냈다.


"야 근데.... 아니다."


"뭐 새꺄. 사람을 가장 화나게 하는건."


내가 짜증난다는 표정을 짓자 녀석이 손사래를 친다.


"알았어. 말할게. 니는 기억 못하겠지만 1년쯤 전부턴가? 니가 나보고 스토킹 당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몇 번 했거든."


"내가? 스토킹을? 누가 나따위를 허허.."


나는 녀석의 말을 듣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1년전의 나. 자의식 과잉도 정도가 있지...'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니한테 쌍욕 박았는데, 니가 보낸 사진 보고 믿을 수 밖에 없더라."


"뭔 사진인데?"


"꺼림찍해서 저장 해 놓지는 않았는데, 여자 머리카락 사진."


"뭐?"


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묻자 녀석이 말을 잇는다.


"발신자 미상으로 누가 니한테 택배를 보냈는데, 그 안에 여자 머리카락 다발이 들어있었다고. 나한테 사진 보냈었어."


"......"


"아무튼 그래서 본론이 뭐냐면, 이번 사고도 왠지 그 스토킹녀랑 관련이 있을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말 꺼내 본거다."


'도대체 2년간 뭔짓을 하고 돌아다닌거야 김얀붕.'


내가 심각한 얼굴로 자아 비판을 하고 있으려니, 녀석이 일어난다.


"아무튼, 회복 잘하고. 조심해라."


"그래. 고맙다."



----------------------------------------------------------



그 후로 얀순은 매일같이 나를 찾아왔다.


"매일 오면 힘들지 않아? 너도 좀 쉬어야지."


이제 대학 3학년인 얀순. 한창 스펙 준비를 할 때다.


"아니에요. 저는 오빠 보는게 더 중요해요."


아이돌 뺨치는 미소를 지으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더 만류할수가 없었다.


그때 어머니가 들어왔다.


"어머나~ 이 예쁜 아가씨는 누구래?"


어머니는 만면에 미소를 띄고 눈을 반짝이며 얀순을 바라보았다.


"어? 몰라?"


2년을 사귄 여자친구인데 어머니가 모른다는게 조금 이상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어머니. 저는 얀붕오빠 여자친구 김얀순이예요."


"어머나~ 반가워요 얀순씨. 야. 너는 이렇게 이쁜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엄마한테 소개를 해줬어야지!"


"아니, 나는 모르지..."


왜 2년이나 사귄 여자친구를 어머니에게 비밀로 했는지,


심지어 이렇게 누구한테 보여줘도 자랑이 될만한 여자친구를.


그 이유를 나는 모른다.


상실된 2년간의 김얀붕의 의도를.


그렇게 도란도란 두 여자는 나를 냅두고 담소의 꽃을 피웠다.


"어머니, 저는 이제 들어가볼게요."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 새아가~"


"아오 그것좀 하지마 엄마."


어머니는 이미 며느리라도 얻은양 호칭을 불러댔다.


얀순이 가고 난 후. 어머니는 들떠서는 내게 말했다.


"너, 저 애랑 무조건 결혼해라 알겠지? 니 인생에 이제 저런 애는 두번다시 없을테니까."


"그게 아들한테 할 소리냐고!"


모자의 티격거림에 병실의 노인들이 웃었다.



-------------------------------------------


시간은 흘러 나는 퇴원을 하게 되었다.


아직 목발은 짚어야 하지만 재활 훈련도 했고, 이제 제 힘으로 이동 할 수 있었다.


"집에 가요 오빠."


얀순이 나를 데리러 왔다.


"응..."


그녀가 몰고 온 차를 보며 나는 망설였다.


"당연히 불안하시겠지만 믿어주세요. 저 연수도 다시 받았어요."


그녀는 차를 몰고 내가 모르는 곳으로 갔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이야기는 들어서 이곳이 어딘지는 안다.


취업 한 후, 집에서 조금 도와주고 청년 대출을 껴서 전세로 구한 오피스텔이었다.


"자 들어가요."


얀순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현관문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치고 연다.


"음? 네가 어떻게 내 방 비밀번호를...."


내가 미심쩍게 쳐다보자 얀순은 미안하다는듯 입을 가리고 말했다.


"앗, 미안해요. 제가 말씀 안드렸었어요? 우리 동거하던거."


"뭐?!"


나는 정말 놀랐다.


동거라니.


도대체 상실된 2년간의 김얀붕은 어떤놈이었던 것일까.


내가 머뭇거리자 얀순이 내 허리를 안고 집안으로 이끈다.


"빨리 들어가요. 목발 짚느라 지쳤잖아요."


"어, 응..."


집안에는 실제로 여자용 물건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그것도 꽤 생활감이 있는 느낌.


"진짜 동거 했구나 우리..."


"네..."


볼을 붉히는 얀순.


침실에 들어가자 탁자 위에 태어나서 실물은 처음보는 물건이 올려져 있었다.


0.01 이라고 쓰여진 박스.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침실로 뒤따라 들어온 얀순.


그녀가 갑자기 요염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의사 선생님한테 물어봤거든요."


-꿀꺽.


나의 침 삼키는 소리가 그녀에게까지 닿았을 것만 같았다.


"퇴원하고 나면 성생활을 해도 되는지."


하반신에 혈액이 몰리는것이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벌써 몇주간 못뺐구나...'


"저, 씻고 올게요 오빠..."



---------------------------------



-쏴아아...


문 닫힌 욕실 너머로 희미하게 들리는 물살 소리.


"흐흐흥~"


그와 함께 섞여 희미하게 들리는 얀순의 흥얼거림.


그런데 나는 그 멜로디를 듣자마자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다.


"크으윽... 이 멜로디 어디선가...."


그날의 기억이 갑자기 비디오를 되감듯,


머릿속에서 역재생 되었다.


그날, 사고를 당한 날.


역재생 되던 비디오는 내가 얀순의 차에 타던 곳에서 멈추고, 다시 재생되었다.


--------------


"고마워요 오빠."


내가 조수석에 올라타자 얀순이 차를 출발시키며 감사를 표한다.


차에서는 처음 듣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얀순이 샤워를 하며 흥얼거린 멜로디가.


"도대체 왜 이러는거야."


울분에 가득찬 나의 목소리.


"오빠를 사랑하니까요."


"그건 사랑이 아니야. 그냥 네 욕망을 채우려고 날 파괴하고 있잖아."


"아뇨? 오빠한테는 그 어떤 해도 입히지 않았잖아요."


"내 동기 퇴사시킨게 너지?"


울분에 더해 공포감이 섞인 내 목소리.


"그년은 오빠한테 도움될게 하나도 없는 년이었어요."


"그럼 너는 되고?'


"그럼요."


"그만하자. 이제 지긋지긋해. 오늘부로 더이상 내 인생에 끼어들지마. 스토킹도 하지마. 이건 마지막 경고야. 확답을 주지 않는다면 나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 할거야."


"오빠, 그만 포기하고 제 것이 되세요."


"닥쳐! 내 말에 대답이나해!"


동문서답을 하는 그녀에게 화가 머리 끝까지 솟아올랐다.


"저, 완전히 오빠 취향이 되었잖아요. 가슴이랑 골반은 원래 오빠 취향대로 컸고, 머리스타일, 화장법, 패션, 말투, 그리고 오빠 취향이 약간 통통한 여자라서 일부러 살까지 찌웠어요. 저 잘 안찌는 체질인데."


그 말에 나는 더욱더 공포를 느낀다.


살짝 엿본 그녀의 모습은 정말로 내 취향에 완전히 스트라이크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내 컴퓨터를 해킹했던 사실은 예전에 이미 알게 되었던 사실이었기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단지 공포스러웠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랑하니까요."


나도모르게 말이 새어나왔나.


"이제 그만 제것이 되세요."


"죽어도 싫어. 이 괴물같은년아."


나의 한 섞인 욕설에 그녀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럼 우리 같이 죽어요."


-부아아앙~


속도를 높이는 그녀.


"너 진짜 미쳤어!!? 으아아아아악!!"


그것이 마지막 기억.


-달칵.


나의 상념을 깬 것은 샤워를 마치고 나온 얀순이었다.


그녀는 샤워타올만 몸에 두른채 흰 나신을 드러내고 나와서 갑자기 어디론가 달렸다.


'아차!'


나는 그녀를 잡으려 일어나다가 콰당! 하고 쓰러졌다.


아직 두 다리로 서지는 못하는 것이다.


얀순이 달려간 곳은 현관. 거기에 세원놓았던 목발을 들고는 멀리 있는 쪽의 베란다에 던져버린 얀순.


"오빠, 기억이 났죠?"


"어떻게..."


"저는 오빠의 모든걸 알거든요. 표정만 봐도... 오빠는 제가 샤워하러 가기 전까지만 해도 2년 전의 오빠의 표정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나는 거실 한쪽 벽에 있는 거울을 나도 모르게 쳐다보았다.


거기에 비친 내 표정은 분노와 공포로 얼룩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