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과 팔뚝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뾰족한 송곳으로 나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을 적어대다가


어느 날 용기를 내어 일면식도 없다고

완강하게 주장하는 내게 팔에 감긴

붕대를 풀어 사랑의 증거를 보여주자


피딱지가 지고 상처가 아물지 못해 피가

조금씩 흘러내리는 모습을 견디지 못해

바닥에 구역질을 해대는 내게


마음을 받아주기는 커녕 최악의 형식으로

대답을 한 내게 불합리함을 느끼던 얀데레가


분노와 짜증이 가득 섞인 비명을 지르며

내 목을 짓이기듯 죽일듯 졸라대기 시작하며


나의 온 몸에 내가 얀데레에게 전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적혀지기 시작하는 

기념비적인 첫날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