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https://arca.live/b/yandere/19068709?target=all&keyword=%EC%9D%B4%20%EC%96%80%EB%8D%B0%EB%A0%88%EB%8A%94&p=1


"안녕?"


 소녀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나의 소매를 꼭 쥐고 있는 소녀가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나는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소녀의 얼굴에서 어렵지 않게 익숙한 얼굴을 찾아낼 수 있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있을까. 저것은 소꿉친구다. 약간 어려져있는 것 같아 보였지만 확신 할 수 있었다. 의심할 것도 없이 저것은 나의 소꿉친구였다.


"너는..."


 무심코 입 밖으로 나가려던 저주의 말을 삼켰다.


 틀렸다.


 저 소녀는 소꿉친구가 아니다.


 갑자기 시간의 흐름이 뒤집힌 것도 아니라면 성숙했던 여자가 소녀로 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 나이를 먹는다. 어려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소녀는 소꿉친구의 딸이라도 되는 걸까. 친척, 혹은 소꿉친구의 부모님의 막둥이일지도 모른다.


 그걸도 아니라면 세상에는 닮은 사람이 3명쯤 있다고 하지 않던가. 소꿉친구와 전혀 상관이 없는 타인일 것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그것 말고는 답이 될 수 없다.


 없을텐데.


 그럼에도 확신할 수 없었던 나였으므로, 나는 소녀의 이름을 물었다.


 소녀는 정말로 즐겁다는 듯 생긋 웃었다.


"갑자기 장난치는 거야? 나? 내 이름은..."


 ㅡ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달린다. 미친듯이 뛰쳐나간다.


 그러나 몇걸음 가지 못하고 넘어졌다. 엎어진 채로 멍하니 밑을 내려다본다. 다리가 짧아졌다.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


 생글생글 웃으며 다가오는 소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달리는 걸 포기하고 기어간다.


 머리로는 다시 일어나서 걷는게 빠르다는 걸 알면서도 몸이 제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므로 나는 구더기처럼 기어가는 수 밖에...구더기?


 솟구쳐나오는 피. 밀려오는 격통. 줄에 매달려있는 여자.


"시발."


 불현듯이 찾아오는 환상이 뇌를 때렸다. 환상따위가 아니다. 환상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지금 상황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목에 칼에 찔렸으나 살아있고, 여자는 목을 매달았는데 소녀로 변했다.


 수수께끼 같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나의 몸은 얼어붙었다.


"뭐가 그렇게 급한 거니?"


 느긋하게 걸어서 나를 쫓아온 소녀는 나의 눈 앞에서 주저앉는다. 사랑스럽다는 듯이 나의 뺨을 부드럽게 쓸었다.


 차갑고 매끈한 감촉에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차가운 감촉 안에 자기 자신마저도 불살라버릴 것 같은 열기에 공포했다.


"우릴 떼어놓는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는데."


 소녀는 웃으면서 무엇인가를 던진다.


 그것은 둥글어서, 하지만 어딘가 더러워서, 직선으로 구르지 못하고 불안정하게 굴러서 나의 팔에 닿았다.


 나에 팔에 닿아 멈춘 무엇인가와 내가 눈을 마주친다. 


 눈을, 마주쳤다. 


"나 잘했지?"


 의기양양하게 소녀가 웃는다.


 굴러온 무엇인가가 공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실신했다.




역시 글은 새벽 감성으로 써야지...

근데 분명 열심히 썼는데 용량이 안나온다. 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