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yandere/19420494

얀붕이가 지구에서 쫒겨난지 1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지구에서는 얀순이의 배우자 자리가 공석이 되었던 탓에 여러 히어로들이 얀순이에게 청혼을 해왔다. 그 중에는 금태양,파오후같은 질 나쁜 히어로들이 대다수였다.

얀순이가 그들에게 한결같이 철벽을 치며 청혼을 거절하진 않았다. 가끔 가다 괜찮은 느낌의 히어로가 작업을 걸어왔을 때는 그녀 역시 여자인지라 약간이나마 마음이 끌릴뻔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얀순이는 히어로 일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사람 보는 눈 또한 매우 뛰어났다.
조금만 대화해 봐도 이 사람이 정말로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인지 금방 알수 있었다. 그리고 얀순이의 까다로운 기준에 부합하는 히어로는 얀붕이 한명밖에 없었음을 얀순이는 깨달았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얀순이는 얀붕이가 지구를 떠난 날, 장롱 깊숙히 쳐박았던 얀붕이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꺼내보았다.
액자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얀붕이의 모습을 보니 얀순이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며 얀붕이의 빈자리를 실감했다.

돌이켜보면 얀순이의 그 이상한 성벽이라던가, 히어로 활동으로 생기는 온갖 스트레스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받아주고, 위로해주던 유일한 사람은 얀붕이밖에 없던 것이다.

얀순이는 얀붕이의 사진을 보고 갑자기 스스로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얀붕이가 떠난 이후로 그녀는 힌번도 성욕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너가 뭔데 나를 이렇게 쉽게 떠나냐며 원망의 말과 함께 성욕을 해결했다. 하지만 얀순이가 아무리 사진에 대고 소리를 쳐봐야 사진 속의 얀붕이가 대답을 할리가 없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이번에는 자신이 미안하다며 울면서 사진에 대고 도게자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진 속 얀붕이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다.

다시 성욕이 쌓이자 그녀는 자신과 얀붕이 사이를 갈라 놓은 요인 중에 하나인 자신의 성욕을 원망하면서 얀붕이의 사진을 햝으며 성욕을 해소했다.

얀순이는 당장이라도 얀붕이를 찾으러 우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히어로의 일을 내팽개칠수도 없었고, 몇달 전에 얀붕이가 우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붙잡혔다는 소식을 끝으로 얀붕이의 소식이 사라져 얀붕이의 생사마저 불확실한 상황에 무턱대고 얀붕이를 찾는 것은 시간적인 측면에서도 올바른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얀순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이 피폐해져갔다. 이제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히어로를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망할 히어로만 아니었다면 자신과 얀붕이의 관계 또한이렇게 되지 않았으리라, 얀순이는 이제 지구와 다른 히어로들을 증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잘나가는 씨름 선수라도 1대 다수로 덤빈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듯이 얀순이 또한 물량빨 앞에서는 이길수 있을지가 불확실했다. 때문에 얀순이는 조용히 기다리며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한편, 사방이 빛나는 공간에서 눈을 뜬 얀붕이
얀붕이는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의 형태를 한 생명체들을 보았다.

그들은 몸에서 매우 강력한 빛이 나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다.

얀붕이는 그들이 누구인지 물었다.

그들은 답했다. '우주를 수호하는 존재' 라고.
얀붕이는 믿지 못했다.

'우주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우주 곳곳에서 테러를 하는 자들을 얀붕이는 많이 봐왔다. 그들은 정말로 자신이 선택받은줄 알고있는 중2병 환자거나 고향 행성에서의 대우에 불만을 품고 테러를 시작한 하급 히어로들이 많았다. 가끔 가다 중2병 환자를 교주로 삼은 사이비 종교단체도 있었다.

하지만 얀붕이의 눈 앞에 있는 이들은 달랐다.
기본 레벨이 5만을 넘어가는 그야말로 우주괴수들이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라면 정말로 우주의 수호자라고 해도 믿을만 했다.

하지만 얀붕이는 그들의 강함을 보더니 울면서 그들에게 따졌다. 왜 그런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금까지 나서지 않았냐고. 저기 고통받는 저들을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당신들이 어떻게 우주의 수호자냐고 얀붕이는 절규하며 소리쳤다.

그들은 답했다. 자신들은 나서지 않은게 아니라 나서지 못한 것이라고. 그리고 자신들을 움직일 열쇠는 다름아닌 얀붕이 당신이라며 자신들은 압도적인 힘을 가진 대신 서포트만 가능한 코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감정을 추스른 얀붕이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얀붕이를 다시금 신비한 공간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얀붕이를 훈련시키기 시작했다.
얀붕이 또한 군소리 하지 않고 묵묵히 훈련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얀붕이의 체감상으론 수억년은 지난것 같았다. 수억년동안 쉬지않고 훈련했지만 얀붕이는 전혀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하면 할수록 강해지는 느낌이 들어 더욱 훈련에 몰두했다.

마침내 수천억년의 시간이 지나 얀붕이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레벨만 40만에 시간 조작,공간 왜곡 등.. 얀붕이는 전지전능한 힘을 손에 넣은것이다.

수천억년 전, 얀붕이는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존재에 이끌려 이 공간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수천억년 후 이 공간을 나갈 때는 얀붕이 혼자의 힘으로 나갈수 있게 되었다.

얀붕이가 수행을 마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에는 얀붕이가 들어갔을 때부터 약 5분이 지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가르친 존재들은 '뒤는 맡긴다'라면서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사라졌다.

얀붕이는 이 힘으로 순식간에 수천개의 행성에 자유를 되찾아 주었다. 얀붕이가 손가락을 한번 튕기자 약자를 괴롭히던 강자들이 사라졌다. 얀붕이가 팔을 한번 크게 휘두르자 침략을 위해 진격하던 우주 함대들이 사라졌다.

얀붕이는 이제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었다.
얀붕이는 모든 일에 매듭을 지으러 자신의 고향이자 라스트 스테이지와도 같은 지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