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서양에서는 불길한 의미 광기의 상징으로서 많이 쓰인다

그래서 늑대인간도 보름달에 야수로 변하거나 

불길하거나 그런일이 있을때 '달밤이라서 그런가봐' 하는 말도 있고


하지만 동양에서는 좀 이미지가 다르다

광기의 상징이라는 섬뜩한것보다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기도 하고 

심지어 명절중에서 정월 대보름 같은 달에 관련된 명절도 있는데 이는 동양과 서양의 인식이 천차만별 이라는걸 보여준다



이런걸보면 정말 문화적 차이를 많이 느끼게 된다


똑같은 사람인데 이렇게 많이 다르구나


배움의 과정은 지루하고 쓸데 없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씩은 쓸데없는일도 하면서 인생을 즐기는것도 좋지 않을까


...사실은 선배가 도서관 일좀 도와달라고 해서 불려온거다


별로 할것도 없었다


책 정리 도우고 반납 이랑 대여 내역 정리하고

의외로 할게 많은것 같았는데 저번달에 시험기간도 끝나서 그런가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할게 너무 없어서 그냥 쓸데없는 책만 읽으면서 청춘을 낭비하고 있었다


할일도 없는데 왜 여기에 있을까


집보다 여기가 더 쾌적하고 편해서 있긴한데 사실 더 큰 이유가 있다


그냥 선배랑 노가리 깔려고 있는거다


흔치 않은 캐나다인 혼혈에 거기다 더더욱 드문 노란색 눈동자를 가진 선배랑 같이 있을 기회가 얼마나 많이 있을까?


그래서 난 그 기회를 만끽하고 있었다


모델 지망생이라고 해도 믿을정도의 외모에 굳이 사서를 한다는게 이상하긴 했지만 상관없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망상을 한 나는 

책을 읽는 척하면서 도서관에 사람들이 다 나갈때까지 기다렸다


안타깝게도 도서관은 9시에 닫는다 

그리고 지금은 6시인데 겨울이라 그런가 바깥이 어둑어둑해져서 잘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것에 장점도 있었다


어두워져서 그런가 그나마 남아있던 사람들도 점점 집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한거다


덕분에 조용해진 도서관안에서 선배와 나는 저녁으로 먹는 김밥을 먹으면서 담소를 보내고 있었다


내 김밥만 옆구리가 많이 터져있어서 신종 괴롭힘 인가 생각했지만 돈까스 김밥이라서 참았다


그렇게 요즘 서로 사는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조용히 보냈다


선배가 대화 하면서 중간에 힐끔힐끔 시계를 많이 보는게 좀 신경 쓰이긴 했지만 그런것을 신경쓸 여유는 없었다


도서관이 따뜻하고 방금 저녁을 먹어서 그런가 잠이 몰려오면서 점점 내 눈을 감기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나는 잠에서 깨기위해 서늘한 창가쪽으로 자리를 옮긴뒤 공허한 밤하늘을 보니 보람달이였다


맞다 책에서는 보름달이 불길한 징조라는ㄷ...


***


아무래도 도서관에서 읽은 책들의 내용은 쓸데없는건 아닌것같다


책은 도움이 된다 같은 진부한 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니다


그냥 상황이 너무 맞아떨어져서 이러는거다



지금 창문하나 없는 방에서 홀로 의자에 묶인채 있었으니깐



아… 인생… 


나는 흘러 넘칠려는 눈물을 보이지 않게 하기위해 보이지 않을 하늘을 바라보며 천장에 보름달을 그리고 있었다



그렇게 주체못한 눈물이 한방울 얼굴에서 흘러 내릴때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바라보니 


어두운 방안에 빛나는 금색 눈동자 한쌍만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