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의 해군장교 얀붕이를 생각해보셈.

 

 얀붕이와 얀순이는 자신의 고향인 바닷가를 참 좋아했음, 그래서 어릴때부터 같이 놀러나갔지. 밤 하늘에 보이는 웅장한 함대들은, 얀붕이가 참 좋아했고, 그래서 얀순이가 참 좋아했어.

 

 얀순이가 툭하면 삐질 때, 바닷가로 가자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척을 해서, 얀붕이는 그곳을 제 집마냥 드나들었지. 그래서 얀붕이는 낙관적인 사람이 되었어. 무엇을 하던, 결국 잘될거라고. 지금까지 계속 그렇고, 미래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으니.

 

 유치원에서부터, 얀붕이가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결국 졸업할때까지. 그 졸업반지가 약혼반지로써 얀순이의 약지에 끼워질때까지. 바닷가는 결코 얀붕이에게 나쁜일이 되어준적이 없었어.

 

 그런데, 이번 항해만 마치면 얀순이와 있을 수 있다면서 싱글벙글하면서 토하는 짬찌 수병의 등을 두드려주던 얀붕이는, 호출을 받고 행정실로 가는거야.

 

 존나 심각한 당직사관의 얼굴에, 뭔 일이 났나 궁금하던 낙관적인 얀붕이의 어이를 마치 함포로 날려버리는 것 같은 말이 들려와.

 

 얀순이가 해적의 습격으로 죽었대.

 

 당연이 얀붕이는 헛웃음을 쳤지, 당직사관이 이래도 장난을 잘치던 사람이였으니, 당연히 진짜 얀순이가 죽었을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않았지. 당직사관은 아무튼 하선하면 바로 장례식장으로 가보라고 언질을 주었어.

 

 그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TV에서 한 해안도시가 해적들의 습격으로 무너지고 말았대. 얀붕이와 얀순이의 고향, 고향인 그곳이.

 

 얀붕이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 말도 안된다고,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어떻게 공화국 정규 함대, 그중에서 정예인 1함대의 감시망을 피해서 그곳을 어떻게 들어가냐고.

 

 그러나 현실은 가혹했어. 취침시간 전, 얀뿡이가 전화를 걸은거야, 그리고 얀붕이의 형은 그 가혹한 현실로 얀붕이를 내려 찍었어.

 

 얀순이가 죽었대. 얀순이가. 얀순이가 죽었어. 얀순이가? 얀순이가 죽었어? 얀순이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얀순아

 

 얀붕이의 낙관적인 마인드와, 얀붕이의 멘탈은 순식간에 박살나고 말았어.

 

 그가 자랑스러운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장교라는 점은, 그의 멘탈을 수호하는데는 도움을 주지 않았어.

 

 그저 꺽꺽 울어대는 절망한, 한 사람만 있을뿐이지.

 

 장례식에서, 그리고 묘로 옮겨주는 과정에서, 얀붕이는 한가지 결심을 하고 말았어. 내가 반드시 얀순이의 복수를 해주겠다고 말이야. 반드시 그 짓거리를 한, 그 씹어죽여도 모자랄 씹새끼들을 반드시 동그랑땡으로 만들어 얀순이의 묘에 올려주겠다고. 맹세를 해.

 

 몇백번의 출항, 몇십번의 비상상황, 수많은 교전 끝에 해군 수뇌부는 얀붕이를 포함한 함장 몇 명을 엘리트용 진급코스에 올려두어도 괜찮을것이라 생각하고, 그들을 진급코스에 배치해.

 

 어떤 임무에서, 함교에서까지 적 강습이 일어나는데도, 1급 비밀을 지킨 얀붕이는 해군정보국의 호의를 받아서 전단으로 승진해.

 

 몇년이 지나고. 얀붕이는 해군정보국의 호의를 받아서 얀순이를 납치한 새끼들의 기지 위치를 알게 되, 마침 임무가 임무라 격렬한 전투 끝에, 그 해적기지를 차지해. 우주 해적들을 모두 통합한, 일명 칸의 직할령중 하나인 곳이였어.

 

 그 해적기지에 있는 모든 인원을 하나하나 손톱아래를 찌르고, 뽑고, 피부를 지져가며 고문한 끝에 그때 있었던 인원은 이미 높은 자리로 올라간지 오래라는 정보를 들어. 그리곤 한 단말기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호탕한 칸의 얼굴에, 칸이 얀붕이를 기억하겠다는 말을 해.

 

 얀붕이는 한 전단의 대장으로써 계속 추적하려고 하지만, 그때 일어난 칸과의 전쟁에 차출되어 몇 년을 싸워, 그는 무서울게 없었어, 그의 광기만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그의 곁에 남았지.

 

 그중 해군정보국에서 근무하는 장교인 얀진이도 있었어. 그녀는 도시행성에서 자랐지만, 소중한 누군가를 잃었다는 경험은 얀붕이와 다를바 없어서, 금방 친해졌어.

 

 얀붕이, 한 함대의 분함대장으로 근무하던 도중에, 얀진이가 찾아왔지.

 

 얀진이는 얀붕이에게 고백했어. 하지만 얀붕이는 아직까지도 아내에게 미쳐있던 터라. 거절했지. 얀진이는 울면서 자신의 방을 나갔어.

 

 며칠 뒤, 필수 진급코스인 보급사령부 제 4번 보급전단으로 배치를 받아. 마치 최전선이 아닌, 후방이였지. 마치 자신을 위험한곳에서 한적한곳으로 밀어넣는듯한 느낌이였어. 해군정보국에서 자신에게 배속해준 얀진이의 눈에선, 빛이 사라졌어.

 

 한적한 보급 사령부 임무에서도, 얀붕이는 계속 자기 자신을 단련하고, 문서들을 처리하고, 칸의 첩보부대가 설치한 카메라들을 부수는데 여념이 없었어. 아무래도 칸에게 직접 지정받은 인간중 하나이니, 감시가 이렇게 심한가 했지.

 

 대규모 보급대를 이끌고, 안전지대에서 얀붕이는 습격을 받아, 자신의 기함으로 침투해왔지만, 분함대에서부터 따라온 휘하 부장들이 얀붕이의 기함에 근접 전투팀들을 지원해주고, 적 기함을 물리쳐서 승리하고, 적 정보까지 얻어, 그 정보에는, 얀진이가 아니면 구할 수 없는 정보가 있었지.

 

 즉시 그녀를 연행한 얀붕이는, 왜 죽은 그 암캐만 바라보냐는 그 말에 이성을 잃었어. 하지만 그녀는 해군 정보국 장교였고, 자신은 해군 장교였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였어.

 

 미리 기함에 탑승한 정보국 인원들을 모두 구슬려, 얀붕이를 감금한 얀진이는 정보국 인원의 낌새를 눈치챈, 얀붕이가 얀순이를 잃을 때 등을 두드려준 짬찌가 역으로 감금해버려. 하지만 이미 얀진이는 얀붕이를 강간하는데 성공했어.

 

 해군 정보국은, 칸과의 첩보전에서 이미 수많은 인원을 잃어버린 터라 얀진이와 그 휘하 인원들을 죽일 순 없었어. 얀진이가 그래도 매우 훌륭한 인원이였거든. 그렇게 얀붕이는 다시 아내를 만난다면 줄 동정을 빼앗기고 말아.

 

 그리고 몇십년 뒤, 이미 결혼한 때로부터 50년이 넘어간 그날, 얀붕이는 1함대 함대장으로 수십년간 끌어온, 수십년간 수천, 수억의 사상자를 낸 이 비참한 전쟁을 끝마칠 준비를 했어.

 

 계속된 칸의 실수로 인해, 많은 시간과 많은 동맹과 많은 배가 생겼어. 그 시간을 소모해 약 1년의 기나긴 기간으로 수립된 이 계획은, 칸의 부장들부터 죽이는거야. 그리고 해군정보국의 정보에 따르면, 칸의 부장들은 곧 얀순이를 납치한 그놈들이라는거야.

 

 당연히 수많은 전쟁을 거치며, 전우와 선임과 훌륭한 장교를 잃어버린 1함대는 반대하는 자 하나 나오지 않았고, 얀붕이도 마찬가지였어.

 

 얀붕이는, 수많은 죽음의 위기, 전멸의 위기를 넘기면서 결국 칸의 부장들의 뱃살을 갈아버리는데 성공해. 지금 냉동고에 아주 소중하게 관리되고 있는 저 냉장육말이야. 그리고 정보도 얻었어, 칸의 첩중 하나가 칸의 정실부인으로 인정받았다고. 근데 칸은 어디갔는지 보이질 않는다고.

 

 결국 칸의 본 함대와 결전을 벌여. 기함을 수차례 바꿔가며 수백 수천의 잔해가 나동그라지고, 수많은 강습정이 격추되며 상륙하는 그 지옥속에서, 얀붕이는 칸의 기함으로 강습해.

 

 하지만 그곳에 칸은 없었어. 아니, 이 대전 자체가 거대한 빅픽쳐였지. 결국 1함대는 함대장인 얀붕이의 명령에 따라 함대장을 버리고 탈출해. 그리곤 칸의 기함으로 수많은 칸의 근위대들이 강습해와. 저항했지만 결국 무력화되었어.

 

 끌려간 얀붕이는, 칸의 자리에 올라와있는 한 그리운 얼굴을 봐.

 

 그리곤 전의를 잃어. 아니, 미쳐버린다는게 맞겠지.

 

 몇 년 후, 공화국은 칸국과 굴욕적이기 그지없는 협상을 해, 1함대의 함대장을 빼앗기고, 자신들이 그들의 아래로 들어간다는 그런 계약서.

 

 그리고 왜인진 모르겟지만, 여칸은 황무지가 되어버린 1함대장의 고향도 요구했어.

 

 그리고, 얀붕이는 해안가에서 한 여자에게 착정당하고 있어.

 

 그리고 둘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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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써보는글임. 스텔라리스 하다가 칸 나타나는거 보고 삘받아서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