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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희극과 비극이 오간다


눈 깜짝하면 고등학교가 순식간에 지나간다했던가.


얀붕이에게는 이런 고등학교생활이 부지세월이었다.


"합겨억―!"


"와 씨... 부럽다야..."


국내 최고 얀챈대보다는 낮지만 나름 명문대인 얀얀대에 합격한 얀붕이.


3년동안 피터지게 공부한 결과였다.


"얀붕아~"


더욱이 3년간 얀순이의 애정행각에 정신줄이 아찔해질 때가 있었지만 이제와서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체념의 경지까지 도달했다만은...


"아... 넌 얀챈대 합격했지?"


"응! 합격했어!"


"우리 곧 떨어지겠네... 대학이 달라지니 뭐."


"무슨소리야? 나 얀얀대 갈건데?"


얀챈대 수석 입학은 말할 나위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얀순이었지만 이럴 걷어차고 얀얀대로 간다는 말은 같은 학우들에게 폭탄선언을 한 것이었다.


"뭐? 너... 얀챈대 수석으로 가는거 아니었어?"


"아~ 뭐... 그냥 거기에 가는건 그래서."


"...?"


영 꺼림직한 얀붕이었지만 어쩌겠는가.


그녀보고 오지마라고 할 수도 없는 처지였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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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와 같은 대학에서 대학생활이라니...


상상만 해도 미칠 것 같아...'


얀챈대는 지원했고, 또 합격까지 했지만 가지 않을 것이다.


왜?


당연하게도 얀붕이 때문.


더이상 그녀의 삶에서 얀붕이가 없는 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 그녀에게 대학은 필요없었다.


이미 후계자 수업은 끝마쳤으며 그저 기업을 물려받기만 하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단지 대기업의 손녀라는 명색에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낙하산 취급을 받기가 아니꼬왔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다름아닌 얀붕이.


얀붕이와 같은 대학을 다니면서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이 밥먹고, 같이 손잡고 꽃길을 걸으며 행복한 캠퍼스커플이 되고 결혼까지 도달해서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한 부부생활도 모두 같이 즐기고싶기 때문.


얀붕이, 인생, 얀순.


이 세 단어로 얀순이의 삶을 정의내릴 수 있을 정도였다.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


정말 미칠듯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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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으... "


"크아..."


여기저기서 고통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역시 술은 맛없기만 하고 쓰다니까... 난 역시 콜라가 더 나아."


"그래도... 가끔씩은 이렇게 마시는게 좋지않아?"


"뭐... 그것도 맞긴 해. 때론 취하고 싶을 때도 있고... 어릴 때는 아버지가 왜 술을 좋아하시는지 몰랐는데 이제와서 보면 알 것 같기도 하고."


내일은 얀붕이가 군입대를 하는 날이다.


아쉬운 마음에 얀붕이와 얀순이 둘이서 술을 마시고 있다.


"오늘은 적당히 마시고 들어가자. 괜히 숙취때문에 속이 뒤집히기는 싫으니까."


"응... 짠하자."


"후... 그래."


짠-!



"으..."


숙취때문에 죽을 맛이다.


자면서 악몽이라도 꾼걸까, 몸에는 식은 땀으로 가득했다.


분명히 조금만 마신다고 했는데 어느순간 필름이 끊겼다.


집에는 어떻게 들어온걸까?


휴대폰을 보니 시계는 10시 정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점식이나 먹고 빨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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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가 이런 날이 오다니..."


"아이고... 우리 얀붕이 다 컸네..."


"아버지, 어머니, 다녀오겠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와 포옹 한 번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이왕에 군대 갈 거, 해병대로 가기로 했으나 귀찮다고 그냥 육군에 가기로 했으니... 괜찮겠지.


...


아, 얀순이.


얀순이에게 연락해놔야겠지?




  오후 2:30¹얀순아

나 이제 들어가

 오후 2:31¹수료식 끝나면 연락 할게




이정도로 하면 되겠지..


그렇게 무겁게 발걸음을 옮기며 휴대폰의 전원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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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아..."


얀순이는 매우 우울했다.


인생의 모든면을 차지하는 얀붕이가 군대로 떠나다니... 정말 이 모든 상황이 꿈이길 바랬지만 어림도 없었다.


얀붕이가 현역이 아닌 공익으로 뺄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


하지만 참았다.


그저 얀붕이가 실망시키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 때, 얀붕이에게서 얀톡이 왔다.



얀순아 오후 2:30

나 이제 들어가

수료식 끝나면 연락 할게 오후 2:31



...


눈물이 흘렀다.


정말 미친듯이 울었다.


영원히 이별하기라도 하는 것 처럼.


생각했다.


전역하게 되면 사람을 시켜 당장 납치해서 자신의 집에 가둔 다음 혼인신고서를 작성하게 만들고 자신의 곁에서 절대 떨어지지 못하게끔 만들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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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맞은 날이 지나고 수료식날이 되었다.


부모님이 어디 계시나 한 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침 저기서 걸어오는 중이셨다.


그렇게 부모님과 입대 때처럼 포옹했다.


그 사이 주변이 술렁거렸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걸까, 얀붕이도 그쪽에 신경이 쏠렸다.


그쪽에는 흰색 장발머리에 누가봐도 연예인 뺨치는 수준의 외모인...


...얀순이?


"얀...붕아."


"어, 얀ㅅ... 컥!"


얀붕이 폼에 쏙 들어온 얀순이는 미친듯이 울었다.


"야... 야붕... 나... 나... 보고시퍼써어어어..."


아무말 없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아... 안녕하세요... 이얀순입니다..."


"어머~ 얀붕이가 예쁜 여자친구가 있었네~"


"아, 아니에요 어머니!"


"정말 아니야?"


순간 낮아진 얀순이의 목소리.


"어, 어..."


"그럴 수도 있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목소리.


... 


"얀순이라고 했지? 일단 같이 밥먹으면서 얘기 같이 하자꾸나."


"네... 네!"



""초중고 동창이라고?""


"대학교도 같은 곳 다니고 있구요."


"왜 기억이 안나... 가 아니라 졸업식때마다 이쁘장한 흰색 머리 애가 너였구나!"


'네..."


"얀붕아, 잘 해줘라... 이 애비는 잘 못해줬거든."


"네네, 일단 밥 먹죠."



얀순이와 함께 점심먹은 뒤 휴대폰을 켰다.


그렇게 수백개의 얀톡이 와있었는데,




20XX년 XX월 XX일


보고싶어

얀붕아 너무 보고싶어

너 없으니까 죽을 것 같아 오전 1:12


20XX년 XX월 XX일


언제 나와...

나 외로워

빨리 나오면 좋겠어 오후 11:45



등등.


...정말 오싹하다.


그와 동시에 얀순이의 눈과 마주쳤다.


끝을 알 수 없는 깊이의 눈동자, 흐려진 초점.


눈길을 돌렸다.


그 깊이에 빠져들 것 같기에.


그렇게 등골이 오싹했던 시간이 지나 얀순이와 헤어질 때가 되었다.


"얀붕아... 안가면 안 돼...?"


"안가면 안되지. 2년정도만 버티자. 전역하기만 하면 하고싶은 거 다 해줄게."


"... 다시 말해줘."


"전역하기만 하면 뭐 다 해준다고?"


"응... 꼭 약속해. 어기지 마."


"알았어. 약속할게."


얀순이와 새끼손가락 걸며 약속했다.


그렇게 잠깐의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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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병이 되고 난 후 몇일이 지났다.


"야, 얀붕아."


"일병 김얀붕."


"너 누구 면회 왔다는데?"


"아, 예 알겠습니다."



여기저기서 한 곳에 시선이 끌렸다.


예상대로 얀순이었다.


"얀붕아아아!"


와락-


"잘 지냈어?"


"아니... 못지냈지."


"못지냈다고?"


...또


"아... 아하하 잘 지냈지!"


"응... 그렇구나!"


서로 함께 여태까지의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눴다.


"얀붕아, 그, 치킨이랑 피자 많이 가져다줬거든... 너 오면 같이 먹으라고 했어."


"어? 언제?"


"너가 슬슬 들어갈 때가 됐으니까, 이때쯤에 들어갈 시간이니까."


"고마워, 잘 먹을게."


얀붕이는 웃으며 답했다.


"..."


왜 눈에서 하트가 보이는 것 같지?


얀순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헤어졌다.



내무반에서 피자와 치킨을 뜯고있는 선임과 후임, 동기들.


"야, 김얀붕"


"일병 김얀붕."


"그 분 누구냐? 여친이냐?"


"여친은 아니고... 그냥 초중고 동창입니다."


"엄청 예쁘시던데... 내가 꼬셔도 되냐?"


"어... 근데 얘가 저만 따르지 말입니다.


이성친구도 저만 있는걸로 압니다."


"아하하! 농담이다, 나도 여친있고."


"그럴... 수도 있지 말입니다."


...


솔직히 기분이 언짢았다.


물론 사귀는 사이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영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매 일상적인 나날, 얀순이의 잦은 면회신청에 시간이 후다닥 지나갔다.


그러나 그러한 삶에서 얀순이의 친부, 이얀돌 회장이 얀붕이를 보러 온 날은 얀붕이에게 있어서 변곡점이 되는 날이었다.


또한, 그 변곡점으로 인해 얀순이의 진정한 내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