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얀붕이는 조선에서 만석꾼 아들로 태어남

집에 돈은 많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니혼진들한테 굽히지 않으면 제대로 배울 수도 없는 상황인거지

얀붕이네 아버지는 아들 하나만큼은 제대로 배우게 하겟다고 

열심히 일본인들한테 사바사바하며 다니지 

그 결과 얀붕이는 동경제대에 입학하게 됨 

물론 돈으로 들어간 건 아니고 제대로 시험을 쳐서 드감(얀붕이 아빠가 한 건 일본인들과 동등한 기회를 얻기 위해 그런 엿음)

머리가 좋앗던 거지 

어쨌든 그렇게 가족들을 뒤로하고 일본으로 떠나는 얀붕이 

아버지가 구햇다던 하숙집으로 향함

하숙집에 도착해보니 왠 젊고 아리따운 아가씨가 맞이해줌

그 아가씨는 하숙집 주인 딸이엇지

그렇게 동경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 얀붕이는 하루하루 잘 적응해 나가고 잇엇어

하숙집 딸이랑도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지 금방 친해졋지

하지만 얀붕이는 한가지 불안해하고 잇던 것이 잇엇어 바로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사실이엇지

주변 사람들한텐 대충 동경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에서 왓다고 둘러대고 잇엇지만

언제 들킬지 모르는 거짓말 

만약 억양에 민감한 사람이 이상함을 느끼고 캐묻기라도 한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겟는 거야 

그러던 어느 날 하숙집 딸이 얀붕이한테 말하는 거지

얀붕스케씨는 어디서 오셧다고 햇죠?”

얀붕이는 존나 당황햇어 

이 아가씨한테는 아직 자신의 출신을 말한 적이 없엇거든

.. 그 저 남쪽 규슈의 어느 산간지방에서 왓습니다

규슈라..... 저도 그 쪽 지방에서 왓거든요

순간 얀붕이는 ㅈ됏음을 느꼇지

.. 그러신가요하핳

제가 그쪽 지역 사투리는 다 알고 잇는데..... 당신같은 말투는 처음봐요

얀붕이는 거의 울기 직전의 목소리로 말해

.. 그게 제가 여러지방을 다니다 보니 말투가 섞엿나 봅니다;;”

근데 이 아가씨가 갑자기 표정이 싹 변하더니

아니잖아요

..?”

거짓말 하지 마세요

거짓말이라니 그게 무슨...”

당신 조선에서 왓죠?”

아 이제 끝낫구나 얀붕이는 속으로 생각햇지 

죄송하다고 용서를 빌려는 그 순간

이 사실이 당신 학교에 알려진다면 당신은 곤란해지겟죠?”

?”

전 당신이 여기오고 나서부터 정말 즐거웟어요. 매일 일만하던 저에게 당신은 단비같은 존재엿죠. 그래서 매일 당신이 하는 말, 당신이 하는 행동,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까지 유심히 지켜봣어요.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잘...”

저와 약혼해요

?”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말문이 막혀버린 얀붕이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이 이 당돌한 아가씨는 계속 말을 이어갓지

약혼 하자구요저 당신이 좋아요당신의 관한 건 모두 비밀로 지킬테니 저와 약혼해요

얀붕이는 어이가 없어서 말햇지

아니.. 저희는 아직 알게 된 지 1년도 안됏고 게다가 저는 조선인입니다

 약혼이라니 말도 안....”

싫다고 말한다면 당신이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일본인이라며 거짓말을 햇다고 온 동네방네 소문을 낼 거에요물론 당신 학교에도요

이렇게 말하니 얀붕이는 어찌할 도리가 없엇지

학교에 알려져도 퇴학은 안당하겟지만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변할 거란 건 분명햇지

이미 조선에서 멸시란 멸시는 다 받은 얀붕이는 다시는 그런 취급은 받기 싫엇어

하지만 그렇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약혼하라는 건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엿어

물론 이 아가씨는 상당히 미인인데다 몸매도 ㅆㅅㅌㅊ엿지 

고심 끝에 얀붕이는 결정하게 돼

좋습니다약혼하죠대신 아까 말한 약속 꼭 지켜야 합니다?”

...서방님..♥

사실 얀붕이는 이렇게 맞춰주다가 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조선으로 튈 생각이엇어

자신은 절대로 일본인과 결혼하고 싶지 않앗거든 

어쨌든 그 후로 얀붕이와 그 아가씨는 정식으로 약혼을 하게 되엇어

물론 얀붕이는 그 하숙집에서 계속 살면서 대학도 계속 다녓지만 

얀붕이의 삶은 크게 변햇어

 

서방님 어디 가시나요오늘은 수업도 없으실텐데.”

... 그 대학 친구 좀 만나려고 합니다.”

계집을 만나러 가시는 건 아니시겟죠...?”

아닙니다.”

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야.... 그래도 저녁 때까진 돌아오세요?”

네 그러도록 하겟습니다.”

 

서방님♥ 저 다 봣답니다..? 누구죠설마 잊으신 건 아니시겟죠제가 당신의 비밀을 알고 잇다는 것을....”

 

서방님 오늘 밤에 잘 부탁드려요♥

...그 오늘은 좀 피곤해서 곤란하...”

말할까요?”

저도 잘부탁드립니다....”

 

얀붕이는 이런 미친듯한 스시녀의 집착에 거의 정신이 나가버릴 지경이엇지

그래도 조선으로 탈출할 그 때만을 기다리며 버티고 버텻지

그리고 때가 온거야 

드디어 대학을 졸업한거지

얀붕이는 약혼자의 눈을 피해 곧바로 하숙집의 짐을 빼고 

부산이랑 가까운 시모노세키로 갓어

시모노세키 항구에서 부산으로 가는 배를 탄 순간 얀붕이는 모든 긴장이 풀리고 주저앉아 버렷지 

그래도 기분만은 좋앗기에 입에서 실실 웃음이 새어나오고 잇엇지 

그렇게 부산까지 가는 동안 잠을 자두기 위해 객실에 누운 그 순간 

서방님 혹시 이거 신혼여행인가요저는 독일을 생각하고 잇엇는데.....

서방님은 조선으로 신혼여행을 가고 싶으셨군요....

서방님께서 원하신다면야♥

 

 

 

그 뒤로 다시 일본으로 끌려가서 평생을 스시녀 얀데레에게 착정당하며 사는 얀붕이 얘기 어디 없나

이거랑 비슷한 거 쓰던 사람은 어디 갓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