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끅... 히끅... 얀붕이는.. 정말.. 진짜로.. 바보 멍청이야! 히끅...”
...지금 쟤랑 나랑 같이 있는 게 벌써 한 5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바보니, 멍청이니 하면서 자꾸 울고 있네... 아니 진짜 이렇게 되면 내가 나쁜 인간 같잖아. 쟤가 나 끌고 온 게 아닌가? 그런데 진짜 나랑 같이 여기 있는 게 싫었나 보네. 엄청 울고...
“그... 내가 미안해.”
“히끅.. 뭐라고 얀붕아?”
울다가 고개 들고 올려서 보는 게... 생각보다 더 두근거리는 일이었네. 젠장 안 그래도 쟤 외모는 나쁘지 않은데... 저런 표정까지 지으면서 올라다보면 모쏠에게는 조금 타격이 있는데... 그리고 계속 울다가 그렇게 쳐다보면 내가 진짜 나쁜 인간이 된 것 같잖아. 이쪽은 이렇게 보여도 나쁘지는 않은데.. 어쩔 수 없나..
“미안해. 이런 곳에 널 같이 가둬놓게 해서. 어차피 죽을 거면 내가 혼자 죽는 게 나았을 텐데 말이야.”
생각보다 더 이상한 말이 튀어나왔네. 뭐 그래도 여기 계속 갇혀 있으면 죽는 건 마찬가지일 것 같으니까... 어찌 되었든 간에 의미는 맞게 된 건가?
“아니야... 그런게 절대로 아니야. 난 널 절대로 죽이지 않아! 내가 널 어떻게... 어떻게 죽여! 이곳에 널 데려온 것도 전부 널 죽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널 어느 다른 년들에게 팔아먹으려는 것도 아니란 말이야!”
잠깐만. 방금 뭐라고 그랬어? 내가 듣고 있는 이 사실이 진짜 정상이 맞는건가? 날 죽이기 위해서 이런 곳에 가둔 게 아니다. 심지어 날 다른 비인간적인 사람들에게 팔아넘기려는 것도 아니다...? 그럼... 이곳에는 뭐 하러 가둔거야? 그럼...
“넌 날 뭘 위해서 이런 곳에 납치까지 한 거야! 날 왜 이런 곳에 가둬놓은 거냐고! 지금 네가 가지고 있는 최종적인 목적이 뭐야! 앞으로 난 행복해질 거라 항상 믿으면서 살아왔는데! 네가 날 이렇게까지 납치하면서 달성할 목적이 도대체 뭐길래 나한테 그러는 거냐고!”
결국. 본심이 튀어나왔네. 진심으로 내가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이곳에서 절대로 죽고 싶지도 않고 지금 옆에 같이 있는 것조차 무서워서 쇼크사할 지경이야. 어차피 여기 오기 전에 살았을 때도 행복한 적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이제부터 행복해질 예정인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다시 알바 하면서 대학에 대한 꿈을 키우면서. 이쪽이라고 죽고 싶지도 않아. 아니 절대로 안 죽어.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데 내 목숨을 포기하라고? 난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 살아 돌아갈 거야. 절대로. 만일 그 이유가 조금이라도 하찮다거나 이상하다면...
“네 목적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면. 난 지금 당장이라도 이 자리에서 자살하겠어. 마음 같아서는 끝까지 살아남아서 최후를 보고 싶지만... 네가 노리는 것은 나 그 자체니까.”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널 이렇게까지 만들면서 이렇게 한 이유를 말해주면. 넌 어떻게 할 거야?”
“난 이 목숨을 인질로 잡을 거다. 네 대답의 여부에 따라서 이쪽의 목숨은 바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둬라.”
“...알겠어. 말하면 되는 거지? 내 목적은 널... 세계에서... 아니 이 우주에서 가장... 사..”
드디어다. 이쪽도 솔직히 말해서 패닉 상태걸랑. 아무리 침착하게 대응을 하려고 해도 이쪽도 이미 정신적으로는 벼랑 끝에 몰려 있어. 결국엔 이성보다는 내 감정에 모든 걸 맡기고 행동한 게 오히려 잘 된 거였네. 그래서.. 날 이곳에 가둔 목적이 뭐냐..
“난! 세계에서! 아니 우주에서 제일 너를 좋아해! 너무 좋아해서 하루라도 널 생각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정도로 널 좋아해!! 아니야! 엄청나게 사랑해!!!”
...이쪽도 지금 정신이 정상이 아닌데 좋아한다고? 정신이 멀쩡해도 데미지가 세게 들어오겠는데 이젠 이러긴가? 그래서 지금 우주에서 가장 사랑하니까 날 이곳에 가둬놓았다? 그게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하... 하하하... 어이가 진짜로 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네. 하하하..
“너.. 그걸 말이라고 한 거야? 진심이야? 좋아한다고? 다른 사람도 아니라 나를?”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지 못하고 결국 웃으면서 말하는 얀붕이에게 그녀는 엄청나게 붉어진 얼굴을 숨기는 듯이 고갤 뒤로 돌렸다. 그런 그녀의 행동을 본 얀붕이는 결국 자신의 마지막으로 남긴 이성의 끈을 완전히 놓아버리고서는 수갑으로 연결된 오른팔을 강하게 잡아 당겼다.
“꺄아... 얀붕아... 아파..”
얀붕이가 오른팔을 강하게 잡아당기자 그녀는 왼쪽 손목에 아픔을 느끼면서 얀붕이에게 더욱 가까이 밀착했다. 애초부터 수갑에 있는 쇠사슬이 그렇게 긴 사슬도 아니라 그렇지 않아도 서로의 새끼손가락이 닿을 정도로 붙은 상태였지만... 얀붕이의 분노로 당겨진 수갑은 그녀를 강하게 끌어와 얀붕이에게 온몸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밀착하게 만들었다. 결국 얀붕이가 밑에, 그녀가 위에 올라와있는 조금 이상한 자세가 되었고... 이미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얀붕이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그에게 말을 꺼냈다.
“너... 지금 그 개소리를 나보고 믿어달라고 하는 거냐! 좋아한다고? 그걸로 지금 이 모든 게 용서가 될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넌 이미 한참 틀려먹었어. 넌 이미 정상이 아니야! 이미 넌 미쳤어!”
얀붕이가 비록 욕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 하나하나가 전부 그녀에게 바늘이 꽂히는 듯이 마음에 정확하게 박혔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말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아직 꺾이지 않았다. 그에게 어떤 말을 들어도 10초 이내에 울 자신이 있었던 그녀였고, 얀붕이에게 음식을 줄 때도 엄청 울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그녀의 마음만큼은 절대로 울지 않았다.
“그럼... 히끅.. 저랑... 흐으윽... 내기.. 흑.. 한번 하죠.. 얀붕씨..”
이미 눈물이고 콧물이고 얼굴에 엄청나게 범벅이 되어버려서 멋은 나지 않지만,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목소리로 눈앞에서 엄청나게 분노한 그에게 말을 꺼냈다. [내기]. 일정한 조건 밑에서 승부를 다투어 이기는 편이, 건 물건 등을 가져오는 뜻을 가진 말이다. 하지만 이미 영문도 모른 채 납치당해서 분노에 휩싸인 얀붕이가 그것을 쉽사리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개소리하지 말란 말이다! 이 망할 자식아! 내기? 그래 내기 좋지?! 지금 상황만 아니었다면 말이야!”
“흑.. 내기 주제는... 얀붕씨의 탈출과... 자유에요. 이 내기에서... 히끅.. 이기면... 얀붕씨가 하려는.. 흑.. 모든 것을... 이루어 드릴게요.. 흑..”
“하하하하!! 그래? 뭐든지? 모든 것들을?”
“히끅... 네... 맞아요... 얀붕씨가 절... 흑... 이기면 뭐든지 해 드리겠습니다.. 흑... 그러니까.. 소리는 지르지 말아주세요오... 조금만 더 다정하게 대해주세요오... 너무 무서워요... 얀붕씨이... 흐아아... 얀붕씨이..”
그 말을 하고는 다시 눈물샘을 성대하게 터트리고 이젠 얀붕이의 가슴팍에서 얼굴을 대면서 엄청나게 펑펑 울고 있었다. 계속해서 자신의 위에 올라탄 그녀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말하던 얀붕이도 점점 지쳐갔는지 본 모습을 되찾았고 완전히 침착해진 그는 아니었지만, 최대한 이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그녀에게 말을 꺼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럼 내기 조건은 뭐야. 내가 이기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흐아아아... 얀붕씨이... 미안해요오... 얀붕씨이.. 얀붕씨이...”
...젠장. 그래서 그 내기 조건이 뭔데... 적어도 말은 전부 끝내고 울던가!
하... 이번엔 나도 조금 심했었나.. 결국 욕은 하지는 않았지만, 말들이란 말들은 전부 내 쏱았으니까.. 아.. 진짜 내 인생 어떻게 되려나..
***
YO! 얀붕이 친구들 안녕!
이번에도 짧은 글로 찾아왔어!
재미있게 봐줬으면 정말로 고마워!
아마.. 이 글은 10화 넘게 진행될 것 같아.
그리고 예전에 삭제 된 미 완성 작품의 데이터를 복구했어!
그것도 시간되면 짬짬히 연재하거나 한번에 전부 올릴 것 같아.
그래서 내 얀순이는 어디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