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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세계.

 

아플리아칸트.

 

이곳은 우리 테란의 고향이다.

 

오랜 시간 전에 이곳 아플리아칸트에는 여러 왕국이 있었다.

 

왕국들은 국운을 건 서로 간의 대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패권을 두고 벌인 대전투.

 

무패의 왕들은 전장에서 병사들을 이끌었다.

 

용맹한 전사들은 함성과 함께 전장을 뛰었다.

 

날렵한 암살자들은 적국의 왕의 목을 베었다.

 

사나운 궁수들은 화살들을 퍼부었다.

 

서쪽의 사막에서부터, 중앙의 평원, 남쪽의 정글, 북쪽의 설산, 동쪽의 대양까지

 

우리의 고향 아플리아칸트는 피로 물들어 갔다.

 

그렇게 피비린내 나는 전쟁들이 이어지는 중 하나의 빛이 하늘을 갈랐다.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비행정들은 지상으로 내려왔다.

 

비행정은 붉은 태양으로 왕들을 굴복시키고,

 

비행정에서 나온 은색의 군단은 용맹한 전사들을 부수고,

 

회색의 마법사들이 부리는 환영은 암살자들을 속였으며,

 

검은색 구체들은 궁수들의 화살들을 모두 튕겨내었다.

 

모든 왕국을 꿇리고 군림한 신. 엘프.

 

인간들의 시대가 지나고 엘프의 시대가 도래하리, 엘프라니아가 왔도다.

 

엘프들의 신, 할에게 영광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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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이이이이이!’

 

3척의 비행정이 착륙한다.

 

중앙의 비행정에서 나와 아이헨발데 선배, 군단장 룬트프리츠를 비롯한 간부들이 내리고 나머지 두 척의 비행정에서 진압군 병사들이 내린다.

 

리알론 보병대는 시청을 뒤로 두고 바리케이드에서 견디고 있다.

 

성난 군중들은 바리케이드를 공격 중이다.

 

곳곳에 다친 사람들이 누워서 신음하고 있다.

 

리알론 시.

 

대륙 북서쪽에 있는 이 도시는 광업으로 유명하며, 교통의 요주지이기도 하다.

 

일부 광부들이 최근 심한 과세에 불만을 품고 문제 제기를 시작하다가 소요 사태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리알론 시의 보병대가 막고 있지만, 수많은 광부가 소요 사태에 참여하여 시청 앞의 급조 바리케이드로 겨우 방어선을 사수하고 있다.

 

룬트프리츠: “이블린 대대장, 아이헨발데 대대장! 부대를 정렬해라!”

 

이블린: “1대대! 정렬!”

 

아이헨발데: “2대대! 정렬!”

 

검은 갑옷을 입은 40명의 병사가 나와 선배의 말에 따라 앞에 정렬한다.

 

이블린: “혼돈이네요.”

 

아이헨발데: “그래, 그냥 다들 박혀 살 것이지. 왜 이렇게 난리람.”

 

룬트프리츠: “사담은 멈추도록, 대대장. 이제부터는 작전이다.”

 

엘프들이 세상에 내려와 제국을 만든 지도 수 세기.

 

대부분의 제국민들은 엘프들의 통치에 적응하고 살았다.

 

엘프들의 목적은 식량.

 

그들은 이전보다 좀 더 많은 세금을 매겼지만, 그와 관련된 것에서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엘프들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고, 서민들은 언제나 세금에 불만을 느낀다.

 

그렇기에 약간의 선동이 가세하면 불만은 터지길 마련이다.

 

대규모 반란이나 내전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지만, 작은 소동이 대규모 반란으로 이어진 사건이 몇 차례 있었기에 엘프들은 끝내 새로운 부대를 창설했다.

 

바로 이런 소동들을 진압하기 위한 제국 산하 정예군.

 

진압단.

 

제국의 수도에 주둔하고, 소요 사태를 연락받으면 엘프들의 비행정을 통해 급파되어 이들을 진압하는 것이 우리의 주 임무다.

 

대형 방패와 검은색 풀 플레이트 아머로 방어선을 만드는 중장비 부대인 나의 부대 1대대.

 

라운드 실드와 사슬 갑옷과 나무 막대로 반군을 비살상 진압하는 경장비 부대로 이루어진 선배의 2대대.

 

진압단의 구성이다.

 

룬트프리츠: “이블린 대대장!”

 

이블린: “옙!”

 

룬트프리츠: “일단 저 방어선 근처에 있는 광부들이 폭도들의 대부분이다.”

 

룬트프리츠: “1대대와 리알론 보병대를 지휘하여 방어선을 사수하고 조금씩 밀어내게.”

 

룬트프리츠: “아이헨발데 대대장! 평소처럼 우회해서 저 폭도들을 체포하게. 비살상 알지?”

 

아이헨발데: “넵!”

 

룬트프리츠: “할에게 영광이 있으리!”

 

이블린: “할에게 영광이 있으리!”

 

아이헨발데: “할에게 영광이 있으리!”

 

경례하고 나와 선배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블린: “1대대, 방어선을 구성하라!”

 

순식간에 검은 갑옷을 입은 집안단은 2열로 리알론 보병대를 보강하였다.

 

이블린: “밀어라!”

 

진압단의 진압 방식은 단순하다.

 

1대대가 강력한 갑옷과 방패로 벽을 만들어 폭도들을 조금씩 밀어내면,

 

2대대가 옆에서 폭도들을 급습해 각개 격파 후 폭도들을 체포하는 것이었다.

 

첫 군단장이 출격했을 때는 모두들 칼로 무장한 체 폭도들을 몰살해버렸다.

 

하지만 엘프 총사령부에서는 살인은 화를 돋울 뿐이라며 비살상 명령과 함께, 강경파 군단장을 해임하고 온건파를 임명하였다.

 

이후 엘프들의 도움 아래에 체계적인 전술 체계와 비살상 무기들을 도입하여 이후에는 폭도들의 지도자만을 체포하였다.

 

이들은 엘프들이 직접 훈련에 관여하며 기른 최강의 병사들이며, 성인 남성 3명이 덤벼도 밀리지 않을 힘을 가지고 있다.

 

이번과 같은 작은 폭동은 손쉬운 일이다.

 

1대대의 병사들이 구호에 맞춰 방패로 폭도들을 밀어낸다.

 

폭도들은 검은 물결에 놀라 일부는 달아나나 여전히 곡괭이를 휘둘며 위협했다.

 

아이헨발데: “돌격!”

 

무장을 간소화해서 기동력을 극대화한 2대대는 항상 날렵하다.

 

순식간에 마을의 반을 돌아 폭도들의 양옆에서 튀어나왔다.

 

이블린: “산개해서 모두를 붙잡아라!”

 

난 명령을 내리며 2대대와 폭도들이 섞인 틈에 난입했다.

 

지급받은 몽둥이로 가볍게 내리치면 대부분은 이내 항복한다.

 

평소에 엄청난 노동을 하며 육체적으로 강한 광부들이라 할지라도, 중무장한 병사들을 이기기는 힘들다.

 

나도 한 명씩 내리치며 제압을 하던 중 멀리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궁수다.

 

‘핑!’

 

화살은 아이헨발데를 노리며 날라왔다.

 

이블린: “선배!”

 

난 몸을 날려 아이헨발데를 덮쳤다.

 

화살은 나의 갑옷에 튕겨 나갔다.

 

아이헨발데: “뭐야!”

 

이블린: “그 경장갑 입고는 조심하라고 했잖아요!”

 

나와 선배는 일어서서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본다.

 

‘핑!’

 

‘팅!’

 

선배는 방패로 화살을 튕겨내고 궁수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아이헨발데: “2대대 시내에 적들이 추가로 존재한다. 2대대는 추적한다! 활로 무장했으니 조심하도록!”

 

이블린: “1대대! 체포를 지속해라! 체포를 끝내면 리알론 보병대와 함께 소요 사태를 진정시켜라!”

 

나도 명령을 하달하고 따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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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선배는 한참을 달려서 궁수의 근처까지 왔다.

 

아이헨발데: “좀 그만 뛰어!”

 

선배는 그대로 몽둥이를 던져 궁수를 맞춘다.

 

후속으로 달려오던 2대대 병사들이 쓰러진 궁수를 진압한다.

 

아이헨발데: “궁수가 튀어나올 줄이야.”

 

이블린: “이곳에 사냥꾼들도 일부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이헨발데: “젠장할, 더 남은 건가.”

 

이블린: “발리 움직여요. 선배.”

 

아이헨발데: “넌 안 힘드냐, 그 중장갑하고 방패를 들고 전력 질주하는 미친놈은 이 대륙에 너밖에 없을 거다.”

 

이블린: “저 말고 누가 선배 옆에서 뛰어줘요?”

 

아이헨발데: “그건 그렇네. 빨리 마저 정리하자고.”

사실 힘들지 않은 건 아니다.

 

풀 플레이트 아머가 겉보기와는 사슬 갑옷보다 무거워 보이지만 사실은 거의 비슷하고 오히려 착용감이 편하다.

 

하지만 진압단에서 과거 대형 석궁에 사상자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내려온 사령부의 방침.

 

갑옷의 두께를 늘린다.

 

전 세계를 엘프들이 통합하였기에 군대는 매우 축소되어 엘프들의 친위대만이 남았고, 진압단과 경비대와 같은 치안 부대가 확장되었다.

 

그렇기에 진압단은 무척이나 소중한 인력.

 

이들의 사망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력 손실은 감당하기 힘들기에 엘프들은 갑옷에 항상 신경을 썼다.

 

물론 본인들이 입는 은색 방어구는 한 번도 하사되지 않았지만, 1대대는 대형 석궁에도 쉽게 뚫리지 않는 갑옷으로 무장했다.

 

그렇기에 선배를 따라 달리는 것은 힘들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선배 옆에 설 수 있다.

 

이렇게라도 해야 난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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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린: “상황이 거의 다 마무리되었네요.”

 

아이헨발데: “수고했다, 이블린.”

 

병사: “대대장님! 기사입니다!”

 

이블린: “뭐, 기사?”

 

아이헨발데: “젠장. 우리가 가겠다.”

 

군대가 축소된 것은 꽤 최근이다.

 

수 세기 동안 약간의 반란 세력들이 제국 내에 존재해왔었다.

 

이들이 연합하여 크게 내전을 벌인 것은 10년 전.

 

엘프들은 군대를 확장하여 이들을 손쉽게 진압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한 지출은 감당하기 어렵고 군대 축소가 이루어지고 폭도들을 빠른 진압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바뀌게 된 것이다.

 

하지만 군대에서 복무하던 사람들은 그대로 사회로 풀려나게 되었다.

 

기사.

 

군이 창설되며 나온 이들은 유능한 전투 병사들이다.

 

능력은 진압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비살상 무기를 지급받고, 주로 다수의 약자들을 상대하는 진압단 병사들은 가끔 살상만을 목적으로 한 정예병들에게 밀리기도 했다.

 

특히 이들이 무서운 이유는 실전에서 쌓아온 압도적인 경험.

 

나나 선배는 내전 후반부에 참전하여 경험이 있으나, 진압단 대부분은 권력의 문제 등으로 전쟁 이후 훈련받은 신입병.

 

목숨을 건 실전이라고는 훈련 학교 시절 엘프 교관에게 맞았던 것일 거다.

 

그만큼 진압단은 전쟁 속 전투와 같은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

 

이를 이유로 기존의 전면 비살상 규칙을 폐지하고 대대장들에게는 롱소드가 부여되어 유일하게 살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나와 선배는 곧바로 달려가 기사와 마주했다.

 

파란색 플레이트 아머.

 

성기사다.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군.

 

진압단 병사들이 빙 둘러싸서 대치 중이었다.

 

이미 두 명의 병사들은 쓰러져 있다.

 

피를 흘리는 것 같지는 않지만...

 

나와 선배는 곧바로 롱소드를 꺼내어 달려들었다.

 

기사: “전쟁을 겪어보지도 않은 놈들이!!!”

 

나와 선배는 곧바로 철덩어리를 휘둘렀다.

 

기사는 여유 있다는 듯이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두 개의 칼날을 자신의 검으로 막고는 위로 살짝 힘을 주어 흘려보냈다.

 

하지만 그 여유 있는 중년 기사의 표정과 달리 그는 흘려보내자마자 곧바로 칼을 선배의 복부로 휘둘렀다.

 

난 바로 다리를 뻗어 칼날을 막았다.

 

‘챙!’

 

칼날과 다리의 갑옷이 부딪히면서 아주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기사: “젠장!”

 

기사는 백스탭을 밟으며 뒤로 물러난다.

 

기사: “역시 진압단의 갑옷이군. 뚫리지 않는다고 하더만.”

 

이블린: “영감님, 서로 편하게 항복은 어때?”

 

기사: “명예가 있는데 어떻게 그러겠나?”

 

아이헨발데: “1대대 20명이 모두 얘랑 같은 갑옷인데 이길 수 있겠어? 항복하라고. 우리 둘이서만 상대해주는 것도 니 명예 봐준 거야, 늙은이.”

 

기사: “이 개새끼가!”

 

선배의 깐족거림에 한껏 화가 난 기사는 곧바로 달려들었다.

 

또 저러네, 선배.

 

난 곧바로 기사와 마주 보고 달렸다.

 

기사는 흠칫 놀란다.

 

난 그것에 개의치 않고 전속력으로 달린다.

 

기사는 결심한 듯이 준비 자세를 취한다.

 

아이헨발데: “속았어! 늙은이.”

 

난 순간적으로 숙이고, 뒤에서 선배가 던진 롱소드가 날라온다.

 

기사는 안정적으로 쳐내지만, 우리의 연계 공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난 칼날을 잡아 휘둘러 손잡이 부분을 기사의 발목에 가격했다.

 

기사: “크윽!”

균형을 잃고 그대로 넘어지는 기사.

 

난 곧바로 기사의 칼을 걷어차고 롱소드를 기사의 목에 겨눈다.

 

아이헨발데: “좋았어. 오늘도 돈 좀 더 주겠건만.”

 

이블린: “호흡이 잘 맞아서 매번 쓰지만, 혹시라도 제가 맞으면 어떡할 거예요, 선배!”

 

매번 나의 돌진을 미끼로 한 선배의 연계 공격.

 

기사와 같은 정예병을 만나면 일단 돌격하여 첫 합을 맞춰보고 그 이후로 3가지로 나뉜다.

 

1. 하수면 그대로 제압한다.

 

2. 실력이 비슷하면 아까와 같은 속임수나 연계 공격으로 제압한다.

 

3. 실력이 위면 1대대 전부가 돌격해서 팬다.

 

전혀 기사도와 맞지 않는 행동이다.

 

아이헨발데: “뭐, 이기면 된 거 아니야? 그게 국가에 봉사하는 길이라고.”

 

히죽히죽 웃으며 내 등을 두드리는 선배.

 

아이헨발데: “너라서 호흡이 잘 맞는 거 아니겠어?”

항상 저런 선배를 보면 별로 다 싶지만...

 

나 말고 누가 선배와 맞춰주겠나?

 

병사: “대대장님! 광산에 일부 폭도들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곳에 지도부도 있는 듯합니다.”

 

이블린: “스케일이 크네요.”

 

아이헨발데: “뭐, 우리 성과금이지. 진압단! 광산으로 이동한다!”

 

선배는 병력을 이끌고 이동한다.

 

후후. 저렇게 통솔할 때는 멋지다고.

 

누구든지 와라, 난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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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전투씬 극적 묘사 어렵네;;


어쩌다보니 두 개를 연재하게 되었다.


이거는 그래도 예전에 게임을 만든다고 구상해둔 스토리라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완결까지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