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4편) : https://arca.live/b/yandere/25493527

시리즈 일람 : https://arca.live/b/yandere/26457677


출처 : https://www.pixiv.net/novel/series/1568103


주요 등장인물 :

심볼리 루돌프 : 주인공의 담당 우마무스메, 학생회장, 얀순이


트레이너 (남) : 주인공, 얀붕이 


제목 해석


단선분광쌍성(單線分光雙星)은 스펙트럼을 볼때, 암선이 이동하는 속도를 통해 

쌍성(두 항성이 공통의 질량중심 주위로 공전하는 항성계)임을 알아낸 별인 분광쌍성 중,

한 쪽 별만 보이는 분광쌍성을 단선분광쌍성이라고 함. (출처 : 위키피디아)


쌍성은 가장 밝은 별인 주성과 그 외의 주성보다 어두운 별인 동반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압도적인 능력과 자리를 가지고 밝게 빛나는 별인 심볼리 루돌프를 주성으로,

그 옆에서 루돌프를 보조하면서 자기의 역할을 다하는 주인공 트레이너를 동반성으로 비유한 제목이라고 해석됨.

특히, 루돌프만 보여서 트레이너는 마치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단선분광쌍성이란 개념을 사용한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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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어, 트레이너 군. 어젯밤은 잘 잤나?"


 방에 돌아가려고 했지만, 문 앞에는 심볼리 루돌프.

 오늘은 휴식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쉽게 봤지만, 이렇게 내 귀로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아하니 의기양양한 모양이다.


 살짝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는 있지만, 눈이 전혀 웃고있지 않다.

 귀는 내 쪽을 일단 향했지만, 바로 뒤쪽으로 접어버린다.

 동공이 열린 눈은, 아무리 봐도 내면 속의 폭풍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보통, 호의를 가진 이성을 눈 앞에 두면 동공이 열린다, 라는 사례를 들지만,

 대놓고 말하자면 단순히 긴장이나 흥분으로 인한 동공의 상태에 지나지 않는다. 그게 호의로 인한 건지 적의로 인한 건지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

 흔들, 하고 좌우로 천천히 흔들리는 꼬리는, 자주 하고 있는 움직임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무겁다.


 황제의 위엄을 보라, 라고는 하지만, 애시당초 그걸 트레이너인 나한테 직접 향해달라는 건 아니다. 공기가 찌릿찌릿 하고 얼어 붙고있다.

 뭐가 원인인지는 평소대로 전혀 모르겠지만, 이건 꽤나 화가 나있는 상태이다.


 우르릉, 하고 천둥이 치며, 복도 전체가 번갯빛으로 비추어진다.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그 때의 그녀는 엄청나게 의욕이 상실된 상태였지만, 지금은 약간 방향이 다르다.


 그녀의 트레이너로서.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서.

 내가 여기서 도망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압도되지 마라. 한 걸음이라도 좋아, 앞으로 내딛어라.

 웃으며 말을 꺼내라.


 "여어, 어젯밤은 수고 많았어. 학생회의 모두들 덕분에 잘 잤어."


 그 만큼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빗속을 걸어온 것과 이 중압감을 받은 것으로 술은 이미 옛날에 깬 상태이다.

 피로감과 무거운 눈 앞의 고민거리에 생각의 리소스를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판단력이 저하되어 있다는 자각은 있다.


 하지만, 여기서 '루나 덕분에'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는 만큼의 분별력은 남아 있었다.

 왜 입에 담지 않는가, 라고 묻는다면 단순한 일이다.

 비장의 카드, 최후의 수단을 첫 수부터 사용하는 녀석은 그다지 없기 때문이다.


 아직 기다려야만 한다.

 오랫동안 써서 더욱이, 효과가 높은 비장의 카드를 써야만 할 때를.

 

 움찔, 하고 마름모꼴 모양의 귀가 움직이는 모습이 시야 구석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윤이 나는 꼬리가 좌우로 다시 바스락 하고 흔들린다.


 당시 생각했던 것 보다도 긴 인연으로 이어진 그녀와의 계약이다만, 이 만큼의 나날을 함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어디에 지뢰가 묻혀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외면은 '여유 넘치는 우등생' 그 자체를 보여주는 존재이기 때문인지, 쓸 데 없이 골치아파진 감이 있다.

 …사생활이라고 할까, 사적인 시간에는 거의 사자 같은 성격을 하고 있는 주제에, 말이다.


 "아직 어젯 밤의 피로도 다 풀리지 않았지 않아? 이런 곳에서 서서 이야기 하는 것도 뭣하고, 안으로 들어 와."


 트레이너 기숙사의 복도는 쓸데 없이 넓다.

 넓긴 하지만, 벌건 얼굴을 한 트레이너들이 각각 방으로 돌아갈 때, 복도에 위험물이 떨어져 있으면 모두 무시하고 지나갈 수도 없을 것이다.

 사자가 얌전히 있는 상태라고는 하지만, 사자는 사자다. 절대로 고양이 취급하면 안된다.


 덧붙여 말하자면, 아직 YB중에 YB인 나 같은 트레이너의 개인실이라고 하는 건, 비교적 앞 쪽이라고 할까, 학원쪽의 입구랑 그다지 멀지 않은 장소에 있다.

 공허한 이유지만, 신인 트레이너일 수록 우마무스메와의 관계구축에 '실패하여' 집착받아서 쫓기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 쪽에 배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안 쪽에 사는 트레이너를 노리기 위해 우마무스메 들이 기숙사 안을 활보해 버리면, 다른 트레이너들의 심신에 심각한 압박을 가해 버린다.

 능숙하게 피해 다닐 수 있는 베테랑일 수록 안 쪽, 이라고 하는건 트레이너 기숙사에서의 암묵의 약속이다.

 또한, 아까 충고를 해 줬던 쿠로누마 트레이너는 어떻냐 하면 기숙사 3층의 안 쪽이다. 역시나 라고 해야할까.


 한 편, 나는 기숙사 1층, 게다가 가장 앞에서 2번째라고 하는 매우 위험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어젯 밤처럼 태연하게 욕실 직행으로 방문해 와 버리는 것이다.


 여담은 그만, 현실도피 끝.


 잠긴 방을 열고, 심볼리 루돌프를 안으로 들인다.

 옆에서 보면, 늠름한 미인이라고 하지만 교복을 입은 젊디 젊은 미소녀를 방으로 들이는 나쁜 트레이너의 귀감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트레이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몸을 던져 폭발 직전의 폭탄을 들고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뛰어 나가는 용사의 모습이겠지.

 방에 들어가는 순간 곁눈질로 본 광경은, 옆 방에 살고 있는 동기 트레이너가 경례를 하며 나를 배웅하는 모습이었다.


 이 자식, 다음에 만나면 담당 우마무스메를 부추겨 주마.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도, 싱글거리면서 루돌프를 들인다.

 그녀는 입을 다문 채 따라 와서는 손을 뒤로 돌려 살짝 문을 잠갔다.


 달칵, 하고 문이 잠기는 딱딱한 소리가, 조용한 방에 잔향을 남겼다.


 사자의 이빨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파팟 하고 형광등이 점등된다.

 눈에 익은 내 방이고, 가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입한 우마무스메의 그림자도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담당도 아닌 우마무스메가 잠입해 있었다면 유혈사태를 겪는 처지가 되기 때문에, 살짝 안심했다.


 "루돌프도 그런 곳에서 서 있지 말고 어디 앉아. 홍차면 되지?"


 어깨에 걸린 가방을 바닥에 놓는다.

 자 그럼 물을 끓여야지, 라고 생각했을 때, 툭툭 하는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본다.


 루돌프는 거실 입구 근처에서 팔짱을 낀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게이트 난(게이트가 열렸을 때 움직임이 늦어지는 특성)인가.

 그 루돌프가, 한쪽 발로 바닥을 긁는 것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앞발굽질이다.


 시선을 위로 옮기니, 역시나 귀가 뒤로 접혀있었다.

 이건 죽을지도 모르겠다.


 우마무스메의 귀나 꼬리는, 개와 같이 라고 하면 화를 내지만, 생물의 습성 상 그 때의 감정과 대체적으로 연동되어 있다.


 뒤로 접힌 귀는 '나 화났어요' 혹은 흥분한 상태가 태반이다.

 발로 지면을 긁는 듯한 행동은 '앞발굽질'이라고 한다.

 이건 우마무스메들 공통의 특징으로써, 뭔가를 호소하고 싶을 때 자주 하는 행동이라고 인식된다.

 구체적으로는 배가 고플때나, 혹은 불만이 있을 때다.


 거기다가, 조급하게 죄우로 꼬리가 흔들리고 있지만, 이건 지금까지도 불명이다.

 공중위생이 발달되지 않은 시대에는 이걸로 벌레를 쫓았다라고 듣지만.


 뭐, 그러니까.


 요컨대 지금의 황제폐하는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 라는 것이다.

 귀나 꼬리가 노골적으로 어필을 하고 있는데, 평소 같은 온화한 표정이 찰싹 얼굴에 붙어있는 것도 공포감을 불어일으키는데 한 몫 하고있다.

 동공도 열린 채다.

 밤길에 이 모습으로 서 있었다면 목숨을 구걸할 자신이 있다.


 ….


 그렇다곤 하지만, 기분이 나쁘다고 바로 발차기를 휘두를 기질이 아닌 것 만큼은 잘 알고 있다.

 단, 높은 자제심과 투쟁심이 아슬아슬한 밸런스로 동거하고 있기 때문에, 균형이 무너졌을 때의 충격은 엄청나기도 하다. 취급은 신중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조끼를 벗어서 소파 등받이에 던져 놓고는, 천천히 소파에 앉는다.

 탁자를 낀 반대쪽을 권하려고 한 순간, 루돌프가 움직였다.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하아."


 쭉 입을 다물고 있던 루돌프였지만, 잘 정리된 눈썹을 찡그리면서, 성큼성큼 이 쪽으로 다가온다.


 "정말, 너는 몇번을 말하면 알겠나. 적어도 옷걸이에 거는 것 정도는 하라고."


 그리고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건가, 조끼를 들어 올리고는, 팡팡 하고 옷을 두들기며 구김을 펴기 시작한다. 그리곤 당연한 듯이 옷걸이를 꺼내 와서는 옷장에 집어 넣었다.


 그야말로 익숙한 움직임이다.

 과거를 떠올려 보면, 학생회장이 되기 전까진 여기에 자주 틀어박혀 있었지, 라고 먼 곳을 바라보고 만다.


 한 때는 청소부터 세탁, 요리까지 멋대로 했던 적도 있다.

 가끔 셔츠의 수가 줄어들거나 하는 게 결점이었지만.

 트레이너 기숙사는 그 주위가 인공림으로 둘러져 있고 게다가 외부랑 인접해 있기 때문에, 바람에 날려가면 일단 발견할 수 없다. 그런 걸로 생각 해 두자.


 "그런 잔소리도 최근엔 듣질 않았었지. 왕래처 처럼 몸을 아끼지 않고 나를 돌봐주던 때가 그리워지네."


 생각 없이 흘린 한 마디. 꽤나 부주의한 한마디였다고 반성할 수 밖에 없다.

 이래서는 우마무스메 입장에선 "네가 없으면 생활하는 것도 힘에 부치니까 제발 돌아와 줘."라고 어프로치를 거는 듯한 뉘앙스로 들리지 않겠는가.


 "읏?! 크흠. 나 참, 너는 시간이 지나도 칠칠치가 못하군. 우마무스메를 이끄는 트레이너 되는 몸으로써, 생활면에서도 모범이 되어야 되지 않겠나?"


 실제로, 눈 앞의 미소녀는 눈을 살짝 내려뜨고, 희한하게도 꼬리를 높게 들고, 귀를 옆으로 눕히고 있다.

 나한테 경계당하기 때문에, 일부러 억누르고 있는 걸까.

 꼬리와 귀는 아무리 애를 써도 감정이 나와 버린다는 점이 우마무스메의 귀여운 점이다.

 반대로 얼굴에 완전히 감정이 드러나지만, 꼬리나 귀의 감정표현을 제어할 수 있는 자도 있다던가.

 그 언저리는 아직 잘 모르겠다.


 옷장에 상반신을 밀어 넣고, 부리나케 뭔가를 하기 시작한 루돌프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길 잠깐.

 "아아 정말, 이렇게 주름투성이로 만들고…" 라고 투덜거리는 등, 우물거리며 하는 잔소리가 들리지만, 뭔가 이렇게, 학생복을 입은 젊디 젊은 여성이 우리 집의 옷장을 물색하고 있다고 하는 광경은, 약간 범죄적인 그림이구나 라고 느끼게 된다.

 물론, 내가 잡혀가는 쪽이지만.


 마무리가 지어졌는지, 루돌프가 돌아온다.

 쿨 다운이 된 건지, 살짝 표정이 온화해진 건 다행이라고 밖에 말할 길이 없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연다.


 "새로 담당을 가진다고 들었는데."


 쩌적, 하고.

 기습 같은 그 말에, 공간에 금이라도 간 게 아닌가 라고 나도 모르게 생각할 법한 소리가 들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째서 벌써 알고 있지? 다른 트레이너로 부터의 유출인가?

 내시는 나오지 않았을 터인데다가, 애시당초 사전에 담당 우마무스메한테 그걸 얘기라도 했다면 거부 당하는게 당연한 흐름이기 때문에, 그런 수고를 들였을 터도 없다.

 사령교부식에는 출석하지 않았을 텐데, 대체 어떻게?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본능이 '큰일났다도망가도망가빨리도망가' 라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내가 경솔했다.

 술에 취한 걸 이유로 도피행을 골랐기 때문에 뒤를 잡혀 버렸다.

 내일이라도 확실히 전달할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훌륭하게 추월당해 버리면 말 조차 나오지 않는다.

 산소를 갈망하는 물고기와 같이, 뻐끔뻐끔 하고 입을 열고는 닫는다, 라고 하는 추태를 반복해 버린다.


 꽈악, 하고.

 강하게, 단단히 주먹을 쥐는 소리가 났다.


 아, 큰일 났다.

 머리가 창백해진다.

 헛도는 사고와는 반대로, 머리 속을 스쳐가는 건 즐겁고 따뜻했던 추억 뿐.


 하지만, 루돌프가 미소를 지었다.

 눈이 웃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억지로 지은 미소도 아니었다.

 "어쩔 수 없네, 너는." 이라고, 약간 기가 찬 듯한 감정이 섞인 미소를.


 "드디어 너도 한 사람 몫의 트레이너로써 인정받았다, 라는 거겠지. 이사장은 이전부터 너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던 모양이지만, 다른 이사들도 드디어, 라는 건가."


 …뭔가 흐름이 이상하다.


 "정말로 축하한다. 나도 네가 자랑스러워."


 이건… 축하해 주고 있나?

 젊은 트레이너로썬 2계급 특진에 가까운 인사라고는 하지만….



 드디어, 헛돌던 사고가 맞물리기 시작했다.


 

 …그런가.

 나도 한 사람 몫으로 인정을 받은건가.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신인 트레이너로서 트레센 학원을 찾아 와서,

 선발 레이스에서는 우마무스메들을 스카우트 하려고 해도 역시 베테랑 우선이어서 몹시도 고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우마무스메들도, 당연히 '이기고 싶다'라는 욕구가 매우 높은 아이들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G1 레이스에서 승리를 가져다 준 실적 등이 하나도 없는, 애시당초 우마무스메를 담당하는 것 자체가 처음인 신인 트레이너 같은 걸 입학하자 마자 스스로 고르는 별난 사람이라고 하는건, 좀처럼 없다.


 거기서 트레이너로서의 육성 실적을 쌓아 감으로써, 재능 있는 우마무스메를 스카우트 할 수 있게 된다…라는게 표면상의 세계.


 여러 가지 예외는 많기 때문에 그다지 기대할 수 없다는 점, 이라는 것은 이 수년 간 마음 속 깊이 통감하고 있지만, 신인 트레이너에게 있어선 그 표면상의 세계가 전부다.


 실제로는, 그 심볼리 루돌프나 여제 에어 그루브 같은 현재 우마무스메를 대표하는 걸물들 조차, 담당 트레이너를 좀처럼 찾지 못해 끙끙대고 있었을 정도이다. 선발 레이스를 겪고는, 담당이 붙지 않거나 팀 가입을 못한 채로 시간이 경과해 가면, 죽기살기로 트레이너를 역스카우트 하는 아이들이 나오는 게 현실이지만, 몇년 정도를 경험한 트레이너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일이다.


 …트레센 학원이라는 장소는 일종의 마굴이다. 최고의 트레이닝 설비, 풍부한 자금력, 풍부한 인적자원 등, 일본 국내만을 둘러보면 최고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어디를 둘러 보아도 그렇겠지만, '트레이너'의 수 자체는 거기까지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학교랑 비슷하다. 교사의 수는 학생 수 만큼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담당 트레이너가 없어 끙끙대는 우마무스메는 재교인원에 비하여 꽤나 많다.

 육성에 숙달된 트레이너들은 '팀'을 결성하여, 복수의 우마무스메를 병행하여 이끌고 있지만, 그건 팀 전원에게 적절한 지도를 균등하게 행할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 자체는 철저히 교육받은 '엄선된' 신인 트레이너라고는 해도, 경험이 제일 중요한 팀 통솔을 맡기기엔 짐이 무겁다.


 아무리 실습 속에서 서브 트레이너로서의 경험을 쌓았다고 하지만, 단 한번밖에 없는 트윙클 시리즈에 도전하는 그녀들은 진심중에 진심, 거기에 마생을 걸고 있는 상황인데, 신인 트레이너의 발판으로 삼을 순 없다.


 그런 이유로, 신인은 1대 1, 베테랑은 복수를 담당하는 것이 관습이다.

 요컨대, 재적하는 우마무스메의 수랑 비교하면, 트레이너의 절대수도 담당할 수 있는 범위도 압도적으로 부족하다고 하는 게 현실이다.


 거듭 말하자면, 충실한 복리후생에 높은 급여, 게다가 인센티브도 크다고는 하지만, 일종의 목숨을 건 직업.


 트레이너 자체는 우마무스메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입장이지만, 트레이너 쪽도 역시 '이길 가능성이 있는 우마무스메'를 담당하고 싶다. 인센티브도 있으니 생활을 위해서도 자연스레 그렇게 된다.

 그리 되면, 역시 우선권이 있고, 또 신뢰가 있는 베테랑 트레이너일 수록 스카우트하기 쉽고, 선택받기 쉽다.


 당시,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해서 적당한 우마무스메랑 계약하는 것도 망설여져서 어찌할 줄을 몰랐던 내가 만나게 된 게, 당시에 아직 어렸던 심볼리 루돌프였다.


 처음 담당한 우마무스메랑 2인 3각으로 레이스를 싸워 나가며, 뭐라고 할까 일상도 대체적으로 싸움이었지만, 어찌 됐든 둘이서 노력하면서 지내왔다.


 그 결과가 '무패 3관' '황제' 심볼리 루돌프랑 그 트레이너라고 하는 명성이다.


 ――――보답을 받았다, 고 생각했다.


 내 꿈은, 우마무스메의 꿈을 이루는 것. 그녀들의 활약을 서포트 해서, 그 재능을, 열의를, 더 위의 무대로 밀어올리는 걸 도와주는 것이다.


 꿈이 이뤄졌다, 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녀의 꿈은 '모든 우마무스메의 행복을'이라고 하는 터무니 없는 스케일의 것이다.

 내 꿈은, 그녀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움을 끝까지 해내는 것으로 드디어 결실을 맺는 류의 것.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더 없는 영화를 누렸다고 하는데 이견이 없는 루돌프랑은 달리, 내 쪽은 '그녀의 압도적인 재능에 의해 끌어올려진 것일 뿐' '황제의 잡일 담당' '트레이너 같은 게 없어도 3관을 달성했을 인재' 라고 언론에서도 인터넷에서도 혹평을 받았다.


 그것도 당연하겠지.


 마음 속에 올라왔던 뜨거운 무언가가, 급격하게 식어간다.


 잘난 체 하지 마라. 그들이 말하는 그대로니까.

 평가받은 것도, 무패 3관을 달성한 것도, 모두 그녀의 힘이다.

 걸핏 하면 '트레이너 따위 없어도 그녀는 거기에 도달했을거'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잡일 담당'. 이 평가를 부정하지 못했던 나다.

 나는,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을 아주 약간 덜어줬을 뿐.

 '꿈을 이루어 준다' 등등, 오만한 대사 따위를 내뱉을 수 있을리도 없다.

 그야말로, 이기는 말에 탔을 뿐인 어중이떠중이다.

 그녀의 재능과 그 수완이 있다면, 혼자서도 올라올 수 있음이 틀림 없다.


 나는, 단지 루돌프를 따라다니다 보니 밀어올려졌다.

 그건, 뭐라 해도 틀림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나에게는 과분하다'라는 것.

 겨우 이정도다. 지금이 이미 자신의 한계였다.

 더 높은 곳으로 돌진하는 심볼리 루돌프의 등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그저 달라붙어있을 뿐이다.

 지도? 대체 무슨 자신으로.




 역시 나는 할수 없―――.




 ―――너는 정말로, 어쩔 수 없군.



 사뿐, 하고.

 따뜻한 감촉이 몸에 전해졌다.


 내가 없으면 안된다니까, 라는 말이 그 뒤에 이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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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챈 얀붕이 말붕이 여러분 안심하고 이 소설을 계속 봐주십쇼.

읽다보면 얀진 얀희역도 얀순이 특유의 질투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아마도요...


얀데레가 자기 집의 모든 걸 잘 알고 거기다가 가정적인 모습까지 보여준다는건 참으로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가 없음.


원래 일요일에 한두편 올리고 추가로 비축까지 해 놓을 예정이었으나,

이래저래 해서 비축도 못하고 해석도 느려졌음...

파파고나 구글번역을 적극 이용하면 속도는 더 빨라지겠지만, 내가 번역기를 못 믿는게 좀 큰듯 함.


얀데레랑 순애를 넘나드는 소프트하면서도 질투하는 모습이 보이는 루돌프를 계속 기대해주십쇼.

언제나 오타 및 여러가지 번역에 대한 피드백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면 고맙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