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은 지금 여기에는 아버지 데오노라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데오노라는 벨 바로 앞에서 벨이 외치는 울부짖음과 같은
사과를 듣고 있었다.
잿빛이 감도는 것 같은 은발에 도자기 같은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지고 용의 날개와 뿔을 가진 미인의 금안에 담긴 것은
울부짖는 머리부터 발끝 까지 새하얀 백색의 아이였다.
벨이 데오노라에게 빌수록 데오노라에게 사과할수록
데오노라의 귀에 물이 들어찬 듯 먹먹해지고 가슴은 찢어지는 듯 아픔이 몰려오고 있었다.
벨이 외치는 사과를 들을수록 자신이 행했던 과오와 죄들을 들을 수록
데오노라는 자신의 귀를 도려내고 싶었다.
벨의 말이 송곳이 되어서 데오노라의 귀를 찌르는 것 만 같았다.
귀에서 피가 나와서 귀를 막는 것 만 같았다.
데오노라는 자신의 심장을 뽑아내고 싶었다.
벨의 떨리는 몸의 진동이 자신의 피부를 타고 느껴질 수록
가슴이 심장을 옥죄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데오노라는 자신의 두 눈을 뽑아내고 싶었다.
벨이 우는 모습이 벨이 아파하는 모습이 보일수록
눈꺼풀이 창날이 되어서 눈을 찌르는 것만 같았다.
자신이 한 모든 죄악이 떠오르니 후회가 밀려왔다.
가슴이 아파왔다.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지금 당장 죽어서라도 사과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데오노라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죽는다면 이 아이에게 사과를 못하니
죽는다면 이 아이를 더 이상 볼 수 없으니
죽는다면 이 아이와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으니
기억을 잃은 이 아이는 지금이 아니라면 영원히 사과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에
이기적인고 위선적인 자신은 이 아이가 사과를 받아준다면 자신이 곁에 있기를 허락할 거라는 것을 알기에
지금 이 순간까지 자신의 욕망과 소망을 이룰려 하는 자신이 혐오스러웠지만 자신은 탐욕스러운 용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온전히 사랑하고 싶었다.
이 아이를 품 안에 품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 아이와 같이 밥을 먹고 어디가로 놀려가며 추억을 쌓고 싶었다.
이 아이와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웃고 떠들며 이야기가 다 끝났을 때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배시시 웃고 싶었다.
그러니 스스로가 혐오스럽더라도 스스로를 추하게 여길지라도
부모로서 위선적이더라도 지금 이 상황을 이용하자
지금 여의 모든 과오와 잘못들에 대해서 빌자
지금 이 아이에게 용서를 받자
그럼으로써 이 아이 옆에 있자
데오노라는 아이에게 멀어졌다.
충분히 거리를 벌린 후 무릎을 꿇고 상체를 숙이는 전형적인 도게자의 표본을 보였다.
자신을 우악스럽게 잡은 손이 풀리고 앞에 있는 세레나를 닮은 누나가
갑자기 자신에게 도게자를 하니
8살의 정신을 가진 벨은 혼란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벨에게 데오노라는 결정타를 넣었다.
'내 사랑스러운 아가 벨
이 못난 아비인 여가 죄송합니다.'
갑작스러운 데오노라의 고백에 벨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내 앞에 있는 이 누나가 아버지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데오노라는 사죄를 이어나갔다.
'당신을 굶겨서 죄송합니다.
당신을 학대해서 죄송합니다.
당신을 때려서 죄송합니다.
당신이 추위에 떠고 있을 때 그런 당신을 짓밟아서 죄송합니다.
당신이 우는 게 시끄럽다고 해서 목을 졸라서 죄송합니다.
당신이 웃는 게 싫어서 얼굴에 염산을 뿌려버려서 죄송합니다.
당신이 무언가를 먹고 있는 것이 싫어서 당신이 쓰레기 같은 음식들을 먹을 때 당신의 머리를 밟아서 죄송합니다.
당신이 행복해 하는 모습이 싫어서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빼앗아서 죄송합니다.
당신을 절망을 주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서 죄송합니다.
벨 여의 사랑스러운 아가
이런 죄 많은 여가 당신을 사랑해서 죄송합니다.
이런 죄 많은 여가 당신을 곁에 있고 싶어해서 죄송합니다.
많은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벨
용서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단지 이 못난 아비가 속죄라도 할 수 있게 곁에 있는 것을 허락해줄 수 있으십니까?'
데오노라는 벨에게 사과를 하면서 눈물이 나왔다.
자신이 생각해도 어린아이에게 차마 해서는 안되는 일들을 했다.
과연 벨이 자신을 용서해줄까?
자신이라면 용서해주지 못할 것이다.
자신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어리다고해서 용서받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다니
쓴웃음이 나왔다.
멍청한 자신에 대한 비웃음 이였다.
눈물이 나왔다.
과거 자신이 했던 일들에 대한 후회였다.
신음이 나왔다.
과거 벨의 아픔이 느껴지기에 나오는 한탄이였다.
후회하고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원망하는 지금의 자신에게
기적이 내려왔다.
도게자를 하고 있는 멍청한 자신에게 기적이 내려왔다.
'괜...괜찮아..요
나..느 괜...찮아요.. 아..버지
아..버지를 용..서할게요'
사랑스러운 천사가 자신을 안아주었다.
자신을 위해 울어주고 있었다.
자신을 용서해주고 있었다.
얼마나 착하고 선한 아이인가?
지옥에서 굴려도 할 말이 없는 자신을 용서해주다니
그와는 반대로 데오노라 자신은 스스로가 부끄러워서
더욱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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