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됭케르크의 업무 솜씨는 나쁘지 않았다. 우선적으로 내가 파악해야 할것과 파악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곧 바로 파악해내서 분류해냈고, 혹시나해서 파악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확인해보자 그곳에서는 온갖 유력자들이 나에게 보낸 초대장들, 그리고 자기들 딸하고 결혼하지 않겠냐는 개소리가 담긴 이야기들-


혹은 몇몇은 대놓고 본인들이 직접 쓴걸로 보이는 온갖 외설적인 개소리가 담긴 편지들도 있었고, 모항 지원을 빌미로 여러가지 개소리를 하는 서류들 뿐이었다.


당연하게도 그 정도로 몰려있어도 그럴 생각 없었고, 이미 준비해둔 방법들은 많았고, 애초에 그런 상황이 가더라도 버틸 수 있게 모든 걸 다 준비해뒀다. 게다가 다시 한 번 군사 기업들의 커넥션도 들어오는 와중이다.


오히려 죽은 줄 알고 나치놈들이 점령하자 튈려다가, 그걸 3시간만에 제압해버리니 아예 여기에 짱박겠다는 이들도 많다. 당연하게도 돈에 움직이고, 자기네들이 장사해먹기 좋은 판 깔고 있는 내게 후원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란거다.


하기야 엉덩이가 따끈해야지 엉덩이 붙이고 장사하고 일자리 만들지.


나치 놈들 때문에 다 죽겠구나 싶어서 튀려고 했다가 웬걸, 3시간만에 망했고, 그걸 내가 제압했더니 좋다고 다시 달려들고 있다.


누구라도 자기를 지켜줄 사람이 있다면, 안심하고 그 자리에 정착하는 법이다.


아마도 날 불멸의 사신이라고 이름 붙인 이들 중에 그들도 분명 한 몫 했을거라 생각한다.


그것 외에는 간간히 업무중 들어오는 보고중에는 비스마르크를 위시해서 모항에서 여전히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 함선들을 전부 제압하고 있고, 모항을 정상으로 돌리는데 주력한다.


어떻게 하고 있었냐고 한다면, 쇼카쿠가 그 대표적인 예시였다.


평소에 내가 있어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지만, 도이칠란트도 내가 전사했다는 소식 하나만으로 방에 쳐박혀서 나오지도 않고 있었고 그 상냥했던 슈피 역시 알 제리한테도 시비를 거는등, 물론 그 한 성질 하는 알 제리가 가만 듣고 있을리도 없었고, 몇 번 대판 싸우기도 싸웠었다.


그렇게 쳐박혀 있는 것들을 잡아서 끌고 나오고 다시 정상화 시키는게 지금 내 일이다. Z23, 니미가 그렇게 박혀있던 이들을 끌고 나오고, 히퍼와 론, 하인리히까지.


히퍼는 말할 것도 없었다. 1세대 함선 중에서 오이겐과 함께 해왔으니까 내가 전사했다는 말 듣고 얼마나 슬퍼했었는지. 론은 물론이고 하인리히는 날 보자마자 곧 바로 달려들어서 엉엉안겨서 울기까지 했었고, 당연하게도 그 셋에게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려줬고, 그제서야 깽판치기 시작하는 중순양급 함선들을 겨우 제압해서 이쪽으로 하나하나 데리고 올 수 있었다.


살아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 만으로도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자신들의 업무와 일로 돌아가는 걸 보면 진짜 내가 없는 동안에 비스마르크가 얼마나 속이 썩었는지 그 노고를 알 것 같았다. 지금도 막 제압해서 잡혀온, 라이프치히랑 뉘른베르크도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자마자.......


"지휘관님.....지휘관님.......!!!! 으아아아아앙-!!!"


"다행이에요, 정말, 정말로 다행이에요- 정말로, 살아계셔서 다행이에요-"


곧 바로 이렇게 나에게 와락 안겨서 내 생존을 확인하고 기뻐하고 있었다.


........벌써 사흘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도 이렇게 잡혀오고, 내가 살아있다는 거 확인시켜주고서 다시 업무들어가기전에 비스마르크가 정신교육까지 하고 있는 그런 상황.


보고를 하러 들어온 비스마르크의 얼굴에 피로감이 서려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나와 만나게 된 함선들을 보면서 미소짓고 있는 것과 마지막 한 번만 더 하면 모항내부의 모든 혼란은 끝난다. 당연하게도 이제 끝이 보이는 일이니 비스마르크 역시 기뻐보인다.



"그럼, 다시 데리고 오도록 하겠다 지휘관."


"이후는 티르피츠나 체펠린, 페터에게 맡기고 쉬도록 해 비스마르크."


".....이번이 마지막이야. 그리고,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너무 무리하지 마 비스마르크. 넌 리더라는 중압감때문에 무리하는 경향이 강하니까. 그리고, 자신에게 엄격한 만큼, 자기 자신에게도 쉴때 만큼은 관대해져야해. 알겠어?"


"......참고하도록 할게. 그리고,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마지막으로 군례를 올리고 비스마르크가 돌아서서 나가고, 이어서 비스마르크가 잠시 뒤돌아보더니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고마워. 오빠."


"......."


그렇게 손 키스를 날린다. 당연하게도 그 모습은 신선하기 짝이 없다. 금발에 푸른 눈동자의 성숙한 여성이 그렇게 나온다는 거 자체가 정말로 뭇 남성의 심장에 정말로 안 좋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


심장에 꽂힌 그 손키스. 그 매력에 다시 한 번 고간에서 신호가 온다.


-불렀어?


.........


또 다시 아래쪽에서 반응이 오는구만. 진짜로 말한 건 아니다. 


별거 아닌 것에도 불구하고 왜 이리 마음이 설레는지. 혈기 왕성해진 애송이로 회춘하다보니 이게 더 그런 느낌이 강하다. 무엇보다도 비스마르크도 그렇고, 오이겐도 그렇고, 지금도 내 옆에서 볼을 부풀리고 있는 됭케르크도.


.........


내가 어릴때 이렇게 혈기왕성했었나 싶다. 하반신은 책상 아래에 있으니 크게 드러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내가 당혹스러워 하고 흥분하는 것 정도는 알아차렸는지 됭케르크는 잔뜩 삐친 얼굴이다.




"기분 좋아보이네, 지휘관?"


그리고 됭케르크가 볼을 푸풀리면서 날 향해 말했다. 그리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오는 모습. 붉은 석류석과도 같은 눈동자가 나를 응시한다. 아름다운 얼굴로 그렇게 다가오니 진짜로 심장이 멎을거 같다.


이전에는 몰랐던거지만-


이 어려진 육체는, 정말로 여자들에게 면역이 없는거 같다. 


-불렀어?


안 불렀다니까 씹새야.



"오빠라는 말에 그렇게 반응하다니 말이야."


".......나도 내가 그 소리 들을 나이는 아니란 건 알고 있어."


당연하게도, 아무리 겉 모습은 어려졌어도 난 40대 아저씨다. 지금 이 모습은 이전보다 키도 작아졌고, 당연하게도 주책이란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것과는 별개로 그녀들이 말해주니까 좋은거다.


"그래도 부럽네. 그렇게 지휘관에게 오빠라고 부를 수 있다는 거 말이야. 후후, 누가 불멸의 사신을 그렇게 오빠라고 부르겠어?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가 아니고서야."


애초에 서양권에선 그런 명칭으로는 잘 안 부르지. 하지만 그녀들은 내 모국어를 그대로 배워서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참 그렇게 불러주고, 내가 사용하는 언어들로 이야기해주는 건 좋지만, 이젠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뭐, 그게 아니더라도 난 어떤 언어로든 이야기 할 수 있으니 그렇게 안 말해도 돼. 이제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니까."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걸. 아이리스 리브레도 이제 없다고?"


"그렇게 너무 자조해도 문제 아닌가 됭케르크."


"애초에 내 앞에 있는 누군가도 그렇게 자조하는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라고 지휘관?"


거참, 그런 관용어까지 다 사용하고 있고. 


아마 대한민국 정부가 살아있었다면 그녀들을 보고서 이상한 국뽕방송이나 스트리머들이 온갖 이미지랑 미사여구 다 사용해서 불패의 사신은 비록 어쩌구저쩌구 해서 명실상부하게 한국인의 힘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있는 뛰어난 장교이며, 국적은 다르지만 틀림없는 우리 민족........


하여간 이런 말만 주구장창 붙이겠지.


역겹게도 타인의 이야기를 그렇게 떠벌리고 다니지만 그런 놈들이 제일 먼저 손절치는 새끼들이다. 그리고 그런 걸 추천하고 다니는 사이트도 사이트고 말이지.


결국 그 당시의 사람들의 관심사를 찾아다니면서, 사람들의 성향에 맞게 말 몇마디만 해주고 평가해주면 그 성향에 맞는 놈들이 찾아보게 하는 것도 보면 참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겠다만 그것의 주체가 된다면 정말로 골때린다.


특히나 나한테 이상한 닉네임 붙이고 다니는 사람들.


........메시아니 뭐니. 애초에 자기 삶을 타인한테 함부로 걸지 말라고 좀.


다시 돌아와서, 그녀들은 그냥 나와 이 언어로 대화하고 싶어서 그러는거고,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그러던가 해서 딱히 군율에 저촉되는 행위도 아니라서 허락한거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들이 나와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한, 친밀함의 표시였고, 나를 선택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그게 고마울 뿐이다.


항상, 고맙다.


"그리고, 괜찮아. 나라가 없어도 지휘관은 내 곁에 있고, 나도 지휘관 곁에 있으니까. 그러니까, 아무렇지 않아."


"고마워."


"........!!! 갑자기 무슨-!"


그리고 나의 발언에 얼굴이 새빨게지면서 됭케르크가 당황하는 모습. 그걸로 놀려줄까 싶기도 했지만 나의 마음을 전하는데 장난은 필요 없다. 항상, 이런건 장난 없이, 진중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그래야지 상처주지 않고, 나의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까. 이건 내가 사람을 대할때마다 늘 고수하는 방식이다.


그녀의 눈을 바라본다. 석류빛의 붉은 눈동자에, 길게 흘러내린 은발 머리카락을 한쪽손으로 꼬으며 부끄러움을 애써 참는 모습. 사랑스럽다. 귀엽다. 안아주고 싶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절제한체로, 나는 됭케르크에게 말했다.


"고마운 건, 늘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거야. 그걸 표현하지 않으면 서운해지고, 상처받고, 아프니까. 그리고, 날 선택해줘서 다시 한 번 고마워. 그리고, 지금은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이런 말 뿐이라서 미안해."


".......그, 그러니까, 딱히, 감사 인사를 바란건 아니니까- 그, 그게-!"


"왜 그렇게 당황하는거야. 늘 고맙다고 단순하게 감사 인사를 하는건데."


".......정말, 그런거, 심장에 안 좋다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거든 됭케르크. 애초에 그렇게 너무 무감각하게 다가오진 말라고. 애초에 너무 이 몸은 혈기 왕성해서, 신사답지 못한 모습을 보일때가 있다고."


"신사답지 못한 모습?"


".....아무튼."


그리고, 다시 한 번 짗궂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오려던 찰나.


똑똑-


노크소리가 들려오고, 문이 열린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마자 모습을 드러낸 건 벨로루시아였다. 뭐, 오늘 여기 온 이유야 간단한 이야기다.


늘 그렇듯이, 노스 유니온역시 나에 대해서 어떻게든 회유를 하고 싶어하고, 당연하게도 여러가지로 나에게 간섭하기 시작할거란 것도 말이다. 그리고 곧 이어 됭케르크가 내 앞을 막아선다만, 나는 손을 들어서 물러나게 한다.


그녀들의 속셈은 노스 유니온에 나를 데리고 가기 위해서라는 걸 알고 있기에 비스마르크를 포함해서 나가토도, 장 바르도, 일러스트리어스도 경계하는 이들이지만, 어쨌거나 그녀들이 원하는대로, 나의 전략 전술에 대해서 교습을 원한다면 그것에 맞게 해줄 뿐이다.


"무슨 일이지. 벨로루시아."




"금일 전투 훈련 결과 보고서다. 훗, 세이렌의 잔해를 되살려서 더 강화시켜서 전투를 한다니. 제정신이 아닌 훈련 방식이로군. 재미있다고 흥에 겨워서 강구트가 다치긴 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다."


"회복할때 까지 해당 인원은 쉬게 하도록, 덤으로 보드카는 금지다."


"강구트 동지가 찾아올 만한 처사라고 생각하는데, 감당할 수 있겠나?"


"훈련이라고 까불다가 다치는 인원에게 유희를 허락할 생각 없다. 불만이라면 까불지말고 진지하게 임해라. 전투 데이터들을 넘기도록."


"묻겠는데, 우리들의 전투 데이터를 모아서 어떻게 할 생각이지?"


미심쩍은 눈으로 날 바라본다. 뭐 그런 눈으로 봐도 상관은 없다. 나의 특징에, 내가 전술을 짜는 방식을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내가 그녀들의 전투 데이터를 원한다는 건, 그녀들에 대한 대응 방식을 찾기 위함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헌데, 안다고 해서 뭐 어쩔건가.


"통상적으로 하는 절차다. 아이리스 리브레, 중앵 역시 마찬가지고 로열 네이비도, 이글 유니온에게도 했던 일들이다. 빡대가리 같은 짓을 하면 찾아가서 족치고 맨투맨으로 찾아가서 교육하고 갈군다. 그런 방식인 건 사전에 고지했는데, 이제와서 그것에 대해서 불만을 제시한다는 건가?"


"그렇다 치더라도, 지휘관 동지는 후일 노스 유니온을 상대하기 위한 방식도 구상하고 있을터다. 내 예상이 맞다면 말이다."


완전 멍청이는 아니라서 다행이군. 그런것도 파악 못하는 멍청이라면 상당히 실망했을텐데 말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래, 그 예상대로가 맞다. 노스 유니온 함대를 상대하기 위해니까."


".....호오, 보통이면 거기서 부정하곤 하는데, 결국 노스 유니온을 적으로 대하겠다는 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미래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도 내가 말하는 건 연습전의 이야기다. 각 함대별로 연습전도 진행하니까."


당연하게도 그게 전투 데이터로 쓰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을거다. 그것을 감안하고서라도 날 어떻게든 데려가겠다고 온 것들이 담이 너무 작구만.


"연습전 말인가. 훗, 그렇다면 우리 함대의 전투력을 보여주는게 더 빠를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누구도 우리 함대의 전투력을 우습게 보지 못할거다. [그런 수작]을 부리는 것 보단 차라리 모두에게 보여주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쪽이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이다. 직접 부딪쳐봐야 알 수 있는게 있다고 생각한다만?"


수작이라........


큭큭큭, 건방지긴.


"뭐, 말이 나왔으니 지금 여기서 한 번 실험해보도록 하지. 그만큼 자신이 있다면, 피하진 않겠지?"


"내기하나 하도록 할까?"


"내기라, 확실하지 않으면 걸지 마라. 벨로루시아. 내기를 걸겠다면 피하진 않겠지만, 뭘 원하지?"


"전투 데이터를 볼 시간 정도는 주겠다. 적어도 우리들에 대한 [대응 시간]정도는 줘야 공평한 내기일테니까 말이야. 우리가 이긴다면, 금일 비서함은 내가 들어가도록 하겠다."


".......지금 그거 나보고 들으라고 하는 소리인거야?"


그리고 됭케르크가 벨로루시아를 향해 눈을 좁히며 묻는다. 당연하게도 벨로루시아는 됭케르크를 지목했고, 그녀들의 출신지와 그녀들의 조국이 했던 일을 언급한다.


"적어도 아이리스 리브레는 지휘관 동지를 위험에 3번 이상 빠트렸고, 당연하게도 그런 것들이 지휘관 동지의 옆에 서는 걸 나는 허락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주의 비서함 자리를 원한다."


됭케르크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로루시아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하여간 누가 빨갱이들 함선 아니랄까봐 인간들하고 하는 짓이 어떻게 이리 똑같을까.


당연하게도 그것에 대한 전후 사정같은건 집어쳐두고, 이렇게 우기면서 밀어붙이고, 승부를 걸어오기 마련이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나? 허나, 아이리스 리브레의 됭케르크, 너희들은 리슐리외를 따라서 가야 할텐데, 여기에 남아 있는 이유는-"


"뭐, 그건 잠시 접어두지. 그것에 대해선 내가 너희들에게 설명할 이유도 없으니 말이야. 그것에 대해 시비를 거는 걸 보면,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물론이다. 소비에츠키 소유즈급 중에서 최고를 뽑는다면 바로 이 벨로루시아이고, 이 나일 수 밖에 없으니 말이야.


정말로 아주 엄청난 자신감이다. 허나, 아무리 그래봐야 내게는 복어가 자기 덩치가 커보이려고 잔뜩 물을 머금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걸 찢지 못하는 게 아닐텐데 말이야. 오히려 이것들이 내  전투 데이터를 원한다는 걸 알 수 있었고, 그렇기에 이런 같잖은 도발을 하면서 됭케르크를 자극하는 거다.


그럼 판을 키워보도록 할까.


"그래, 그렇다면 나도 조건을 걸어야겠지. 5분 이상 버틴다면 그것을 들어주도록 하겠다."


".......지금 우리를 얕보는 건가?"


"3분."


"........."


그리고 침묵한다. 비웃는 것도 아니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능지처참을 보여주기 위한 밑간일 뿐이다.


"1분내로 박살내주지. 당장 의장 챙기고 뛰어나와."


그제서야 뭔가 잘못된 걸 알아차린 모양이지만, 그걸 알아차린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 그 1분으로 뭘 알아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니, 내가 말하는데 이들을 박살내는데 10초면 충분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결과는 아이리스 리브레 함대의 승리.


모항 내부 순찰하다가 이게 무슨 일인가 했던 장 바르도 대놓고 자신들에 대한 모욕을 가했다는 사실을 듣고 나서는 곧 바로 알 제리와 르 말랭을 불렀고, 됭케르크 역시 자신의 모든 의장을 챙기고 뛰어 나왔다.


아닌 시기에 갑작스럽게 노스 유니온 소속 함대, 그리고 아이리스 리브레 소속 함대원들의 연습전에 모항의 모두가 나와서 관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하게도 그녀들을 불러모은건 비스마르크와 아카기였다.


당연하게도 내 직접 지휘를 받는 아이리스 리브레 함대의 전투와, 내가 건재하다는 걸 알리기 위한 방법이리라.


나의 지휘에 맞춰서 아이리스 리브레 함대의 빠른 조준, 장전 능력을 토대로 노스 유니온의 함대는 단 10초만에, 아니, 정확하게는 약 8.91s 만에 장전과 조준을 끝마치고 노스 유니온 함대를 완벽하게 박살내어버렸다. 

곧 바로 탈린이 됭케르크의 전탄포격에 얻어마자 넉다운 판정으로 다운먹고 가까스로 타슈켄트와 차파예프가 전탄 포격을 피해냈지만 르 말랭의 빠른 속도, 역시 르 팡타스크급 구축함이다.


푸른 경순양함이라 불리는 내구, 화력을 가진 타슈켄트를 집중 마크하면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계속해서 추격, 그리고 차파예프는 알제리에게 붙잡혀서 도망가지도 못한체 계속 얻어맞아서 넉 다운.


결국 알 제리와 르 말랭의 협공으로 타슈켄트 역시 침묵.


당연하게도 그 뒤에 남은 건 장 바르가 노린 공격으로 벨로루시아가 얻어맞고 넉다운. 당연하게도 정확하게 의장을 노려서 무력화시킨 장 바르의 조준 실력은 언제봐도 예술이다.


단 한 방에 얻어맞아 넉다운 된 노스 유니온 함대는 이게 무슨 일이고? 하는 반응이다. 특히나, 벨로루시아 역시 전함일진데, 설마 한 방도 제대로 버티지 못할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그리고 아직도 이게 믿기지 않은 눈치다.


그리고 내가 영상을 보지 않았다고 해서 자신들에 대해서 모른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사실 다 알고 있다.


알고서 하는 말인데도 이렇게 뻣대고 시비거니까 빡쳐서 밟아준거지.


".......이게, 무슨-"


"각 함대의 특성을 제대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승부를 걸어야 하는 법이지. 내가 말했을텐데. 확실하지 않으면 내기하지 말라고 말이야. 30초라도 버티라고 말했건만, 10초도 못 버텼군."


"........"


"상당히 실망이다. 벨로루시아. 이게 너희가 말하는 그 북련의 기상인가? 혁명 정신이 정말로 부족하군. 자, 일어나라. 내가 다시 한 번 너희들의 머리에 혁명정신을 주입해줄테니 말이야."


"잠깐- 첫 번째부터 이런 포격을-"


"오, 그럼 세이렌한테 대가리가 깨져도 그런 말을 할 생각인가 탈린 동지? 진정한 공산당의 혁명전사들은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너희들은 당의 지령에 따라 여기에 와서 내 훈련을 받기 위해 온거다. 혁명전사의 의지가 명령을 내리는 자에게 반론을 허용하던가? 대답해보도록."


"이봐, 아무리 당신이 지휘관이라도 그런 폭언은 심하잖아."


그리고 탈린이 억울하다는 듯 말하지만 난 그것에 대해서 손가락을 들어 좌우로 까딱인다.


"간단한 이야기다. 너희들은 제대로 준비도 안 되어 있고, 당연하게도 쓸 데 없는 도발을 해서 얻어맞았지. 그리고, 남을 무시하고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너희들 역시 평가당할 각오를 하고 와. 그것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내 전술을 훔쳐내겠다고?"


양심이 없어도 너무 없어야지. 당연하게도 탈린 역시 너무나 어이없게 패했기에 항변이라도 하고자 내뱉은 거였고, 벨로루시아는 상당히 충격인 모양이다. 이걸로 침울해 질 거라고, 기를 좀 꺾어놨다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건 아닌 모양이다.


"......후후후- 이게, 불멸의 사신의 지휘 능력인가. 뼈저리게 아픈 교훈이로군. 잘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는 혁명전사가 되어서 다시 찾아오도록 하지. 기대해도 좋다."


"........."


아니, 이건 더 위험해진거 같은데. 아니면 그런쪽의 취미라도 있는 건가.




"......어머머, 후후- 아무래도 더 노력해야겠는걸? 설마, 우리들이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박살나보긴 처음인데. 후후후-"


특히 차파예프, 저 여자는 대놓고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눈빛이다. 덥다는 듯 가슴골을 내리면서 손부채질을 하는 모습까지.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됭케르크는 분명 이겼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향해 실눈을 뜨더니 이내 나를 향해 말한다.


"그렇다면, 저는 다시 서류를 정리하러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지.휘.관.님."


그렇게 한 글자 한 글자 띄어가면서 말할 필요는 없지 않나. 그렇게 말하고서 됭케르크는 다시 내 집무실로 간다.


당연하게도 그 모습을 본 알 제리가 어머나~ 하는것과 함께 장 바르는 차파예프와 자신의 가슴을 번갈아 보더니 이내 말했다.


"........네놈, 그렇게 쓸데없이 크기만 한게 좋은거냐?"


"어머나, 혹시 전함급인데도 경순양함보다 가슴이 작아서 질투라도 난 걸까나? 우후후-"


"호오, 지금 여기서 포탄 한 발 더 먹고 싶다는 건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당연하게도 그건 이뤄지지 못했다. 뭐, 말이 그런거지. 하여간 까불길래 박살낸 거 까진 좋았고, 됭케르크는 물론이고 장 바르에게도 고개숙여 사과하는등, 일단락 되었다. 당연하게도 이제 남은건 집무실에서 질투에 차 있는 됭케르크를 맞이하는 것 뿐.


그리고 집무실로 들어가자 그곳으로 기다리고 있어야 할 됭케르크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안 온건가.


그렇게 다시 의자에 앉은 때일까?


-불렀어?


........


"후훗, 어서와. 지휘관."


그래, 이번엔 불렀다. 


당연하게도 책상 밑에 있는 됭케르크의 눈은 마치 먹이를 바라보는 요부와도 같은 눈빛이었다. 이전에는 아이리스 리브레로 돌아갈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거부했고, 그 대신에 그녀에게 무릎 베개를 받았던 그때의 눈빛이다.


그리고-


똑똑-


문이 열린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온 건 알 제리였다.


"어라, 지휘관, 됭케르크는?"


"........"


지금 여기 밑에 됭케르크가 있다는 걸 알면 과연 어떤 취급을 받을까. 그리고, 그런것과 별개로, 됭케르크는 내 고간에 손을 가져갔고, 그와함께- 내 바지의 지퍼를, 조금씩 내려나간다. 그리고 그와함께-


완벽하게 발기되어버린 물건이 됭케르크의 얼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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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밑 0티어 그녀 떡씬 있는걸로 3편이상 잡아먹을거 같아.


존나 개 씹 페도 캐릭은 안 쓸거긴 한데 구축함이나 그런 애들도 나올 수 있을거 같아.


일단 찌찌 크면 페도 아닐거라 생각하고 쓰려고 하는데, ㄱㅊ?


그리고 지휘관 완전 쇼타 된거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