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교
어, 얀붕이네, 안녕 얀붕아~. 혹시 오늘 학교 끝나고 시간 될까?

된다고? 그럼 끝나고 우리 집으로 와 줄래? 잠깐 할 말이 있어서…. 학교에서 하긴 곤란한 이야기라.

그래? 그럼 끝나고 우리 반으로 와줘~.

-종소리가 울린다.

#2. 방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얀붕아. 오늘 있던 일 솔직하게 말해봐.
“뭘…?”이라니…? 정말 모르겠는 거야? 정말? 정말로?

하아…. 오늘 9시 53분 20초에 너한테 영어 문제 질문하고 11시 56분 38초에 화장실 앞에서 인사 나눴고 1시 13분 21초에 급식실에서 네 옆에 앉은 년… 그 년이랑 대체 무슨 관계야, 얀붕아?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

거짓말 하지 마. 내가 그깟 네 알량한 속임수를 모를 것 같아? 어제도 네가 걔랑 이야기한 걸 다 봤는데? 대체 무슨 관계야? 설마, 나랑 헤어지고 걔랑 사귀려는 거야? 얀붕아, 걔랑 너랑 대체 무슨 관계야?

그건 그저 동아리 선후배 간의 이야기였다고…? 아니, 그건 변명에 불과해. 내가 몇 번이고 주의했…. 아, 이런 나같은 집착만 하는 쓰레기 새끼는 싫고, 그런 예쁘고 돈 많고 성격 좋은 년에게 붙겠다는 거구나…. 그렇구나…. 알았어 얀붕아…. 그런 거 였구나….

하아…. 얀붕아, 내가 전에도 그렇게 말했건만, 아직도 모르겠어? 넌 나만을 바라보고 나만을 생각해야 해. 그 년에게 조금이라도 생각이 간 순간 너는 내게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거야. 넌 공부할 때도 밥 먹을 때도 수업 들을 때도 씻을 때도 컴퓨터를 할때도, 심지어는 “그런 짓” 할때도…, 나를 생각하고 사랑해야만 해.
대체 왜 나만 바라봐주지 않는 거야? 내가 싫어졌어? 내가 짜증나? 내가 귀찮아? 나는 너에게 계속 사랑을 쏟아붇고 있는데, 항상 너만을 생각하고 있는데, 왜 딴 년에게 눈을 돌리는 거야? 이게 네 속마음이지? 괜찮아 얀붕아. 나는 이런 말 한마디 듣는다고 쉽게 화내는 사람이 아니야. 다 이해해. 자, 솔직히 말해봐. 내가 다 이해해줄게.

진짜라니깐? 자, 얀붕아 어서. 어서 사실대로 말해봐. 괜찮아.

정말…. 이래도 부정하는 아이에겐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겠네. 이 방법은 원래 안 쓰려고 했는데…. 미안해, 얀붕아. 이게 다 너와 나를 위한 거니, 조금만 참아줘. 살짝 온몸이 찌릿할 거야. 그럼, 조금 이따가 보자….

-테이저건을 쏘는 소리와 동시에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3. 다용도실
어? 안녕 얀붕아~. 드디어 깼구나? 네가 깨는 걸 기다리느라 벌써…. 아, 시간은 말해주면 안 되겠지.

지금 여기가 어디냐구? 여긴 내 방에 딸려 있는 다용도실이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얀붕이가 나를 버릴 것 같아서. 나는 우리 사랑스러운 얀붕이를 해칠 생각은 영 점 영영영영영영영영일 퍼센트도 없으니까 안심해. 참, 여긴 방음이 철저하게 되어 있으니 소리가 샐 걱정은 하지 말라구~.

얀붕아. 대체 왜 그렇게 발악하는 거야…? 바람 피우고 여친에게 거짓말이나 하는 나~쁜 얀붕이를 차버리지 않고 이렇게 사랑스럽고 친절하게 보살펴주는 여친이 세상에 어디 있다고 그래? 이게 다 너를 위한 나의 사랑이라니깐? 하여튼 나란 여친이란~.

자, 그러면 이런 나쁜 얀붕이를 어떻게 하면 옛날의 착한 얀붕이로 돌릴 수 있을까? 나만의 얀붕이라고 적힌 목줄을 채워줄까? 아니면…, 우리 집 안에 꽁꽁 묶어서 나만 바라보게 할까?
(귀에 입을 밀착시키고 속삭이며)아니면…. 얀붕이의 몸을 개조해서 나 없인 살아갈 수 없는 몸으로 만들까…?

핫하하, 그렇게 고개를 흔드는 걸 보니 이게 가장 효과가 있을 것 같네. 준비는 이미 해두었으니, 바로 개조해줄게.
(귀에 입을 밀착시키고 속삭이며)흘러넘치는 나의 사랑을, 조금씩 조금씩, 세포 하나하나로 맛봐줘…. 그럼.
(귀에 키스)

-------------
얀데레 ASMR 대본을 써봤는데 마땅히 올릴만한 말머리가 없어서 우선 ASMR에 올림.
첫작이니까 좀 미흡하다 싶은 부분 피드백 주면 고맙겠고
녹음해줄 능력자 있으면 그랜절박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