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도 얀순이가 찾아와서 날 착정했다.

익숙한 일이다.


오늘도 얀순이가 내 핸드폰 내역을 해킹했다.

익숙한 일이다.


지금도 내가 다른 여자랑 조금이라도 닿을라 치면, 그 여자를 죽일 듯 노려본다.

익숙한 일이다.





"가끔 보면, 얀순아. 너는, 너무 틀에 박혔어."


무심코, 그렇게 얘기해보았다.


"너도 조금 변화를 줘 봐. 날 놀라게 해 보라고."



너무 뻔하다.

나에게 집착하고

내 모든 걸 알고 싶어하고

나를 구속하려 하는 것.


얀순이도 날 보면서 미소지었다.



"얀붕아. 애초에, 알면서도 당하는 네가 문제 아닐까? 다 당해주는 네가, 정말 나에게 애정이 없다는 걸 믿으라고?"


철컥철컥

수갑을 흔들면서 얀순이를 놀려보았다.


"난 너에게 애정 없어. 그리고, 넌 너무 뻔해. 인터넷에서 본 일반적인 얀데레와 똑같이 틀에 박혔어. 클리셰 덩어리야."


"클리셰 덩어리에 다 당해놓고, 이제 와서?"


멍하니, 반박을 내뱉어본다.


"원래 클리셰 덩어리가 명작인 법이지."


씨익 웃으며

얀순이가 분홍색 액체가 담긴 주사기를 보여준다.


"내가 널 사랑하는 건 진심이야. 하지만, 나도 알아."


초강력 미약.

맞아봐서 안다.

또, 그 쾌락 지옥으로 끌려갈 것이라는 걸.


"그래, 나는 양산형 얀데레야. 그리고, 너는 양산형 남친이고. 네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나를 이길 수는 없어. 그게 약속된 상성이니까."


아무래도 내 도발은

아무 쓸 데가 없었나 보다.


따끔 하고 주사기이이이이이가아아아아아앗





p.s. 가끔은 짧게 써보고 싶더라고.

처음엔 양산형 얀데레 vs 우산형 얀데레로 써볼까 하다가 걍 방향 틀음.


소재 제공 및 과거글 모음 : https://arca.live/b/yandere/8328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