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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와이셔츠 한 장만 입고 잠이 든 벨파스트는

따사로운 햇살에 눈을 뜬다.


이 와이셔츠는 역시 어제 얀붕이가 준 셔츠였고,

셔츠에서 나는 얀붕이의 냄새가

얀붕이가 자기를 끌어안아 주고 있다는 느끼게 해서 그런지

벨파스트는 평소보다 잠을 깊이 잘 수 있었고,

이에 10분 정도 일찍 눈이 떠졌다.


벨파스트는 자기에 얀붕이의 냄새가 나는 거 같아,

행복하지만, 얀붕이를 만나러 가야 하기에,

이 냄새가 사라지는 것에 아쉬워하면서도 몸을 씻는다.


그리고 평소처럼 얀붕이가 좋아하는 냄새의 향수를 몸에 뿌리고,

벨파스트 아침의 일과 중 하나인,

지휘관 실을 한번 살펴본다.


"!?"

얀붕이가 일찍 출근해있다.

'엇? 주인님이 이렇게 일찍?'


순간 과거 얀붕이가 지휘관 실에 붙여놨던 흰 종이가 생각나,

불안해 떠는 벨파스트는 평소보다 빠르게 메이드 복을 갈아입고,

머리를 정돈하고 지휘관 실로 향한다.


다행히, 지휘관 실에 불길한 종이는 없다.

그래도 아직은 조금 불안하다.

"똑 똑"

"주인님?"


벨파스트는 지휘관 실의 문을 두드리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이유 모를 불안함에 벨파스트는

문을 살짝 열어본다.


그러자 그 곳에는 얀붕이가 의자에 앉아서 졸고 있었다.

그 모습에 아침에 있었던 불안한 감정이 다 녹아 없어진다.

'휴.. 다행이야..'

안심하는 벨파스트는 조용히 지휘관 실로 들어간다.


최대한 소리 없이 지휘관 실로 들어간 벨파스트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얀붕이의 옆까지 간다.


당연히 평소와 다를 게 없는 지휘관 실,

그리고 얀붕이의 컴퓨터에 눈이 향한다.


상급 부대의 하루 일과표와

얀붕이가 오늘 할 일을 간단히 정해둔 문서가 보인다.

하지만 벨파스트는 왜 얀붕이가 일찍 온 건지는 잘 모르겠다.

'주인님? 오늘은 단순한 변덕 때문에 일찍 오신 건가요?'

속으로 얀붕이에게 질문을 하며,

얀붕이의 얼굴을 살펴본다.


평상시에 볼 수 없었던 무방비한 얀붕이의 얼굴에

사실은 아침에 느낀 것은 불안이 아니라 이벤트를 감지한 촉이였을까?

벨파스트는 뭔가 득 본 기분으로 행복해 한다.



그리고 벨파스트의 얼굴이 점점 얀붕이의 얼굴에 가까워진다.

얀붕이의 숨결을 느끼는 벨파스트.


행복함가 동시에,

어제 있었던 대화가 떠오른다.

프린츠 오이겐이 마치 지휘관과 키스라도 했다는 듯 자랑한 말투


'아마 주인님이랑 프린츠 오이겐이 진짜로 키스를 했다면,

주인님이 크게 부끄러워하고, 말하지 말라면서

그 상황을 부정했을 거야.

그러니 간접키스 같은 걸로 프린츠 오이겐이 자랑한 거겠지...?'

라고 벨파스트는 나쁜 생각을 부정하기로 한다.


그리고 자기도 콜라병이긴 하지만,

이미 간접키스는 경험하지 않았는가?

절대로 지고 있지 않아.

속으로 긍정회로를 돌리면서

벨파스트는 얀붕이를 보면서 키스를 의식한다.


그리고 프린츠 오이겐이라면 분명

무슨 수를 쓰더라도 얀붕이와 키스하려 할 것이다.

자기가 지금 키스를 의식하는 것 처럼,

프린츠 오이겐도 하고 있을 거니까.

벨파스트는 프린츠 오이겐에게 지고 싶지 않기에

그래서, 조금 큰 결심을 한다.


벨파스트는 얀붕이가 아직 잠든 것을 확인하고서,

얀붕이에게 서서히 가까워지더니,

얀붕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춘다.


아주 잠깐.

얀붕이가 깨지 않도록 살짝만


그리고 벨파스트는 얀붕이가 일어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손으로 입술을 만지면서

잠시 행복함을 느낀다.


"주인님, 지금은 비록 자고 있을 때 했지만,

다음엔 눈을 뜬 상태에서 예요?"

벨파스트는 얀붕이가 아직 깨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속삭이듯 얀붕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용하게

얀붕이에게 다음을 예고한다.


그리곤 시계를 보고,

얀붕이가 아침을 거르지 않도록

얀붕이의 아침을 만들러,

주방을 향한다.


.



.



.





'........'


사실 얀붕이는 벨파스트가 가까이 와서 자신의 얼굴을 관찰하고 있을 때,

잠에서 깨어있었지만

뭔가 눈뜨면 안될거같아,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얀붕이는 갑작스러운 벨파스트의 키스에

잠이 확 깨버렸다.


벨파스트가 나가자마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고민에 휩싸인다.


이로써

벨파스트와 프린츠 오이겐이

자기에게 호감을 가진 건 확실하는 것을 깨닫는다.


얀붕이는

잠긴 서랍을 풀고

반지가 담긴 박스를 꺼내

톡톡 치면서,

두 명 중 누굴 선택해야 되는가?

진지하게 고민에 휩싸인다.


그리고 곧 만나게 될,

큐브 적성자 지휘관에게 두 명이

간단하게 홀리는 것이 아닌가?

라는 걱정도 들기도 한다.


"똑! 똑!"

이런 고민 속에 다시 누군가가 지휘관 실의 문을 두드린다.

깜짝 놀란 얀붕이는 재빠르게 서랍에 반지를 넣고,

서랍을 잠근다.


"네."


"헬레나입니다!"


"....."

'그래 헬레나도....'


한숨을 쉬면서 얀붕이는

"들어와."


헬레나가 들어와 아주 자연스럽게 얀붕이와

가까운 곳의 자리에 앉는다.


헬레나 역시,

얀붕이가 일찍 출근해

조금 불안했었다.


얀붕이가 자기를 거부한 날에

얀붕이가 일찍 출근했으니까.


그래서 얀붕이가 관사에서 출발한 것을

레이더로 감지했을 때에는

바로 달려가야 고민했지만,

그래도, 얀붕이가 싫어하면 어쩌나?

싶어 참았다.


하지만, 이런 자신과 다르게

벨파스트는 무신경하게,

얀붕이에게 만나러 간 것을 감지했다.


그래서 벨파스트에게 질 수 없다고 생각해,

허겁지겁 준비하고,

얀붕이를 보러 온 것 헬레나였다.

"지휘관 님 오늘 일찍 오셨네요?"


"아, 나름 중요한 평가가 있잖아?"

"이런 평가 때에는 일찍 출근해야 왠지 안심이 돼서."


사실 이런 버릇은

얀붕이의 첫 부대에 있을 때,

부대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그 부대의 주임원사와 친해지기 위해서 한 짓이었다.


이상하게 주임원사는 평상시 6시쯤 출근했다.

심지어 빠르면 새벽 4시에도 출근했다.


얀붕이는 이 주임원사랑 친해지기 위해서,

일찍 출근해서 얼굴도장을 찍었고,

어느 정도 친해진 다음에도 일찍 출근해서

주임원사의 조언을 구하곤 했었다.


이런 버릇 덕에

세이렌이 실제 처들어 왔을 때도,

살아 남을 수 있지 않았나?

얀붕이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뭔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아침 일찍 행동하는 게 버릇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얀붕이는 오늘 프린츠 오이겐의 의외의 모습을 보았다.


얀붕이가 출근하고 있는데,

부대 근처를 런닝하고 있던 프린츠 오이겐을 본 것이다.


"어? 오이겐? 아침 구보하는거야?"

얀붕이가 차의 유리를 내리면서,

프린츠 오이겐에게 말을 걸었다.


프린츠 오이겐 역시,

아침부터 얀붕이를 본 것에 의아해 하지만,

아침부터 얀붕이를 본 것에 기분이 좋아졌다.

"하하하하, 구보가 뭐야? 구보가"

"지휘관 정말 군인같아~♪"


얀붕이가 프린츠 오이겐의 반응에 웃으면서

"저 군인 맞고, 그러는 님도 군인이거든요?"


"뭐, 이제 중요한 평가가 있잖아~♬?"

"거기서 활약하려면, 열심히 해야지?~♬"

"그러는 지휘관도 오늘은 일찍 출근하네?"



"하하하.. 나도 이렇게 열심히 해주는 오이겐의 노력이 더 빛나게 노력해야지~"


라는 아침의 일을 생각하고 있자,

헬레나가 웃으면서 말한다.

"지휘관 님은 정말 대단해요."


"응? 아니, 말은 이렇게 해도, 방금까지 여기서 잤어"

멋쩍게 웃는 얀붕이.


"그래도, 전역하신다면서 이렇게 해주시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헬레나가 얀붕이를 더욱 칭찬한다.


"하하하, 그래 고마워. 헬레나."

얀붕이도 순순히 그 칭찬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헬레나는 벨파스트가 빠르게 돌아간 이유가 납득이 되었다.

'아, 지휘관 님이 주무시고 계셔서 일찍 돌아간 거구나?'

'그럼, 오늘 지휘관님이 제일 먼저 만난 건 나일려나? 헤헤헤'

급하게 준비하냐고, 프린츠 오이겐과 얀붕이가 만났다는 걸

레이더로 감지 못한 헬레나는 자그마한 행복을 느꼈다.


이렇게 얀붕이와 헬레나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벨파스트와 프린츠 오이겐이 얀붕이의 아침을 가지고 들어온다.



오늘도 얀붕이의 활기찬(?) 아침이 시작되었다.


.



.



.




웅성웅성.


얀붕이가 짱박혀있을 때, 

함선 소녀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들기 위해서

아카시에게 부탁해서 만든 다목적 시청각실,

대략 60명이 조금 안 되는 함선 소녀들이 앉아 있다.


얀붕이가 진영별로 함선 소녀들을 소집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소속구별 없이 함대의 모든 함선 소녀들을 부른 것은 처음이라

함선 소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얀붕이가 들어서자,

진영별 대표들이 일어서고,

구령에 맞춰 얀붕이에게 경례를 한다.


이런 자리를 만든 건 당연히,

「부대 간 상호 전투력 측정, 연습 실시 계획」에 대한 설명이었다.


이는 말이 연습이지,

거진 얀붕이의 부대를 평가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말이 평가지,

대부분이 얀붕이의 함대가 개터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물론 얀붕이의 함대가 이길 가능성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전역자인 얀붕이는 이런 평가가 어떻든 상관없었지만,

아카시가 말한

"지휘관이 오기 전, 모두가 패배자 같았다."

"그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이런 말을 들으니 쉽사리 내팽개치기 힘들었기에,

모두가 말하는 것처럼 처참하게 지지 않기 싫었고,

모두에게 목표를 주고 용기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얀붕이는 모두를 불러서 연설과 비슷한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한다.


얀붕이의 함대와 연습전이 정해진 함대는

전함의 화력을 중시하는 함대이며,

이 근처에서 제일 규모가 큰 함대였다.


그래서 근처 함대에서 오래 버틴 것이 2시간이라 한다.


이에 얀붕이의 함대도 1시간도 못 버티고 나가떨어질 것이다.

라는 평가가 많았다.


얀붕이는 그들의 예상보다 "오래 버티기"였다.

회피에 능한 구축함 재블린을 중심으로 해서

오랫동안 대략 3시간 정도를 살아남는다.

가 얀붕이의 주된 작전이었다.


"모두가 우리가 질 거라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받는 지원과 상대 함대가 받는 지원이 하늘과 땅 차이인 건 사실이니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렇다고 너무 쉽게 저주면 좀 그렇잖아?"

"뭐,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는 상대에게 엿이라도 먹여주자고?"


이렇게 대충 브리핑을 끝내고 함선 소녀들을 해산시킨 얀붕이 앞에,

벨파스트와 프린츠 오이겐, 헬레나가 온다.


"주인님, 멋진 연설이었습니다."

벨파스트가 얀붕이에게 생수가 담긴 페트병을 건네면서 말한다.


"에이, 당당히 우린 이길 수 있어! 라고 말 못 하는 내가 무슨"

얀붕이가 생수를 받으면서 대답한다.


"그래도 나는 지휘관이 자기 부대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


"맞아요! 내가 있는 부대니까 당연히 강할 거야! 라고"

"아무 근거 없이 생각하는 지휘관들도 많다고요!"


프린츠 오이겐과 헬레나가 얀붕이의 의견에 동조하며 말한다.


이에 얀붕이는 웃으면서

헬레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래, 그래. 니들 뿐이없네. 고맙다."



그러자 옆에서 벨파스트가 얀붕이의 옷깃을 잡아 당긴다.

그리고 살짝 머리를 굽힌다.

"주인님?"


아마 쓰다듬어.. 달라는 거겠지?

얀붕이는 벨파스트의 카츄사가 떨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살짝 쓰다듬고,

지휘관 실로 돌아가려 한다.


이에 프린츠 오이겐은 얀붕이에게 팔짱을 낀다.

벨파스트 역시 이에 질세라 팔짱을 낀다.

헬레나가 이를 보고 얀붕이의 남은 팔이 없어 당황해하지만,

바로 얀붕이를 끌어안아 버린다.


얀붕이는 눈을 질끔 감으면서,

"모두 떨어져 줄래?"

말한다.


"그럼 조금만 더 잠깐이면 됩니다."

"싫어~"

"싫어요!"

3명이 동시에 답변한다.


얀붕이가 한번 더

"떨어져."

짧게 명령조로 말하자,


"어쩔 수 없네요. 이런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으니까요."

벨파스트가 팔짱을 푼다.


그걸 보자, 프린츠 오이겐도

"칫, 할 수 없네."


헬레나는 얀붕이의 몸에 한번 얼굴을 부비적거리고 얀붕이를 풀어준다.

"다음엔 오빠가 안아줘야 해요?"

그리고 유혹하자,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럴 일은 없을 거거든?"

은발의 두명이 얀붕이를 대신해서 부정한다.


고작 연설 한번 했을 뿐인데

진이 빠진 얀붕이는 이 3명을 남겨두고

당황해서 

"하와와 하와와"

거리고 있는 비서함 재블린을 데리고 지휘관 실을 향한다.


"앗? 주인님 같이 가요!"

"엇? 지휘관~ 재블린하고 바람피우면 안돼~"

"지휘관님! 저 버리면 안돼욧!"

3명은 금세 달라붙기 시작한다.



얀붕이는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4명을 데리고 지휘관 실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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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라고 벌써 10화가 넘어갈까....

적당히 끊고 싶은데,

끊는 것도 능력이네.........


읽어준 챈러들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