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황후 여씨

우리에겐 여후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있지



이사람 일대기를 찬찬히 읽어보면

남편인 유방만큼이나 드라마틱함


자신은 잘나가는 부잣집 아가씨인데

무엇하나 내새울 것 없는 건달새끼(유방)에게 시집을 가게된다.

야사에 따르면 유방에게 한눈에 반해 아버지에게 시집보내달라고 졸랐다고 한다.

건달새끼를 어르고 달래 힘을 키워 어엇한 군벌로 만들었다.


막상 유방이 세력을 얻고 천하를 양분하며 잘나가던 시절엔

항우에게 포로로 잡혀서 포로생활도 오래했다.

어찌어찌 살아남아 천하는 이윽고 통일되었다.


그렇게 개고생을 하며 남편을 돌보아 왔는데

남편이란 새끼는 건달버릇 못고치고 척부인을 후궁으로 들여서 깨를 볶았다.

심지어 척부인 사이에 태어난 아들을(유여의) 황태자로 삼겟다며 개지랄을 떨었다.
자신과 자신의 아들인 황태자가 시퍼렇게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모든걸 지켜보며 여후는 가만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이자 황제인 유방이 반란을 직접 진압하며, 병을 얻고, 늙고, 쇠약해지자

여후는 행동을 시작했다.
먼저 남편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을 죽였다.
반란을 일으켯으나 남편의 자비로 살아난 개국공신들을 끝끝내 죽였다.

한신, 팽월, 경포가 그렇게 죽어나갔다.

그리고.... 남편인 유방이 죽었다.

유방이 죽자, 여후는 척부인을 죽였다.

팔을 자르고, 다리를 자르고, 눈을 멀게하고, 혀를 뽑아. 돼지우리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아무것도 못하는 그녀를 보며 '인간돼지' 같다며 웃었다.


여후 덕분에 무사히 왕이된 자신의 아들 혜제는,

척부인이 돼지가 되어버리자, 이복동생(유여의) 만이라도 살리고자 했다.

잠도 같이자고, 밥도 같이먹으며 끔찍히 아꼇다.

하지만 혜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여후는 끝끝내 유여의 마저도 죽여버렸다.


자신의 아들 혜제는 어머니를 보고

"어떻게 사람이 되어 그럴 수 있느냐"며 모든걸 때려치고 황궁 안으로 숨어버렸다.


그렇게, 천하는 여후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던 남편도

남편과 자신사이에서 만들어진 하나뿐인 아들도 자신의 곁에 없었다. 


천하를 쥐락펴락하는 '고황후 여씨'시절보다

패현 지방에서 건달새끼의 뒷바라지나 하던 때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