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yandere/38003573  - 예전에 썼던 검성의 스승


세계 최강의 검사, 통칭 검성이 되고자 노력한 남자가 있었다.


그러나 신은 그에게 재능을 주지 않았고, 처참한 패배 이후 검성이 되겠단 꿈을 접고, 그는 적당히 한량으로 살았다.


가끔 경비병 업무를 대신 해주는 것으로 먹고 사는- 어디에서나 볼 법한 패배자, 그것이 그였다.


그러나 어느 날, 그가 근무하던 중 마을에 괴물이 처들어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는 자신이 괴물에게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고, 당연히 도망치려고 했다.


그런 그의 눈에- 어느 소녀가 보였다.


괴물은 그 소녀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고, 이대로 가면 죽을 게 뻔했다.


그는 아주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내지르며 괴물의 앞을 가로막는다.


“왜 그래, 무섭냐!? 그렇겠지! 나는 최강의 검사니까! 자, 뭘 망설여!? 덤벼!!” 


있는 허세, 없는 허세를 다 부리며 소리치지만 내심 그는 여기서 죽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때, 소녀가 그의 검을 빼앗으며 말했다.


"칼, 빌릴게."


소녀는 날이 나간 검으로, 거대한 괴물을 단칼에 베어넘긴다.


괴물은 쓰러지고, 피투성이가 된 소녀가 검을 돌려주며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스승이 되어주세요."


그는 어이가 없었다.


평생 검술을 연마한 그와 비교도 못하게 강한 소녀가, 자신에게 스승이 되어달라고 부탁하다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는 단칼에 거절하지만, 소녀는 포기하지 않고 그를 졸졸 쫓아다니며 스승님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스승님, 나 제자로 받아줘."


"이제 나 제자야? 아니야? 왜?"


"제자니까 스승님 심부름도 할게. 제자 시켜줘."


하루 이틀이면 포기하겠지, 싶었지만 소녀는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쫓아다녔다.


끝내 참지 못한 그가 소녀에게 말했다.


"꼬맹아, 난 그냥 주정뱅이일 뿐이야. 너한테 가르쳐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어...근데 최강의 검사라 그랬잖아?"


"그거, 거짓말이야."


소녀는 진심으로 충격받은 듯 그대로 얼어붙었다.


설마 그런 허세를 곧이곧대로 믿다니, 그는 할 말을 잃었다.


이걸로 더 이상 쫓아다니지 않겠지.


하지만 오히려 소녀는 이전보다 더 열심히 그를 쫓아다니며 제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저...스승님..."


"나 네 스승 아니라고."


"제자 시켜주세요...네?"


"저번에 말했잖아, 나는 그냥 주정뱅이라고. 너한테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하지만, 스승님은 약한데도 날 위해 싸우려고 했잖아? 그러니까 스승님은 스승님 자격이 있어."


"뭐라는 거야."


그렇게 쫓아다닌지 한 달이 지나갈 무렵.


그는 집요하게 따라다니던 소녀에게 항복을 선언한다.


"좋아, 내가 졌다. 검술은 가르쳐 줄 수 없지만...따라다니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응. 스승님, 앞으로 잘 부탁해."


"흥."


그는 생각했다. 소녀의 재능은 아마 백, 아니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어마어마한 것이라고.


그렇다면 그걸 최대한 키워줄 수 있다면- 자신은 될 수 없었던 검성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이다.


"너, 검성이 뭔지 알아?"


"몰라."


"세상에서 제일 강한 검사라는 뜻이야. 검성, 되보고 싶지 않아?"


"음...좋아."


"그럼 오늘부터 훈련할 거니까, 제대로 따라와."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여행.


소녀는 강했다. 그가 뭘 가르칠 필요조차 없이,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


검 한 자루만 있으면 이길 수 없는 상대 따윈 없었다.


반면 이건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소녀는 무지했다.


"스승님, 새는 어떻게 날아다녀?"


"스승님...비는 하늘이 슬퍼서 우는 거야?"


"스승님, 나 가슴 커졌어. 이거 병인가?"


그럴 때마다 그는 화내지 않고 하나씩 이런저런 것들을 가르쳐주었다.


소녀에게 세상을 가르쳐준 것이다.


그렇게 1년, 2년...소녀가 이젠 처녀라고 불려도 좋을 나이가 될 무렵.


소녀는 그에게 검술을 따로 배우지 않고도 스스로 강해져서, 이젠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


마침내 새로운 검성을 정하는 대회에서 우승하여, 세상이 인정하는 검사가 된 소녀.


그리고 그는 이제 더 이상 소녀에게, 자신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소녀에게 감사할 뿐이었다. 아무 의미도 없는 인생을 소녀가 바꿔주고, 자신의 꿈을 대신 이루어줬으니까.


이제 소녀에겐 다른 사람들이 있었고, 더 나은 삶이 있었다.


자기 같은 늙다리는 곁에 있어봤자 발목만 붙잡을 뿐.


그는 한 장의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가 없어도 소녀는 행복할 것이다. 그렇게 믿었다.


그렇게 아무도 모르는 외지에 정착한지 1년째가 되던 무렵.


오두막에서 잡은 물고기를 손질하던 그의 앞에, 소녀가 나타난다.


"...스승님."


"뭐야? 네가 어떻게 여길...여긴 왜 온 거냐?"


"스승님 찾으러 왔어."


"나는 찾아서 뭐 어쩌려고? 난 더 이상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거기서 남자도 만나고, 이제 네 인생 알아서 잘 살면 되잖냐."


"스승님이 필요해."


"너한테 나는 필요없어. 알고 있잖아? 나 같은 늙다리는 이제-"


그 순간, 소녀가 그를 덮쳐서 넘어트린다.


"뭐, 뭐하는 거냐?!"


"동료가 가르쳐줬어. 남자가 도망치려고 하면 잡아야 한다고."


"허어...?"


"뭐라고 했더라...맞아, 덮쳐서 기정 사실을 만들면 된다고 그랬어."


"허어!?"


"음, 처음이라 잘 모르지만...일단 기정 사실, 만들게."


그리고 소녀가 그의 옷을 벗기기 시작하는데...








같은 느낌으로 예전에 중편 소설 쓰려다가 만 게 떠올라서 써봤음


역키잡 순애 소프트 얀데레물...쓰면 좋을 거라고 생각해...


근데 경비병 외전 다 갈아엎고 다시 써야 하는데 죽을 거 같어 응애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