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나

말레니아


[2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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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나 제발 진정해!"


나약하기 짝이 없는 몸이라도 계속 꿈틀거리며 계속 저항의 의지를 내세운다.


"죄송해요 하지만 주인님이 잘 못한거에요, 저는 영원히 주인님의 노예로 살아고 싶었는데 이런 저를 내쫒은건 다름 아닌 주인님이에요."


하지만 헛된 희망은 버리라는듯 더 쌔게 가슴을 압박해오면 그대로 몸에 힘을 빼 저항을 멈추게 되었다.


"괜찮아요. 저 처음이니까 분명 기분 좋을거에요."


나는 지금 쾌락을 따질려고 이런 표정을 짓고 있는게 아니다.


"제발 그만둬.... 이건 아니야..."


계속된 내 거부 의사에 진절머리가 났는지 헤리나가 잠시 인상을 쓰나 싶었더니 이내 상관 없다는듯 다시 미소를 짓는다.


"이렇게나 거부하시면 어쩔 수 없네요 이 일을 끝나고도 영원히 저와 함게 하기 위해 주술을 하나 걸어야겠어요."


주술? 무슨 주술을 말하는거지?


그런 의문이 머릿 속에 물을표를 띄웠을 때, 헤리나는 수상한 미소를 짓고는....


푹!


"?!"


그대로 자신의 손을 내 가슴을 꿰뚫었다.



"뭐.. 뭣....?"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스러워하는 와중 몇 가지의 의문들이 또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분명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내 가슴을 꿰뚫었으나 피부는 어떠한 손상도 없었고 피 역시 나지 않았다.


또한 어떠한 격통이나 물리적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내 가슴이 관통되는걸 인식한 순간 엄청난 고통이 몰려올 것 같아 급하게나마 마음의 준비를 해보았지만 어떤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뭔가 속이 울렁거린다던가 그런 느낌은 있지만 내가 인식한 광경에 비하면 우스울 정도였다.


"헤리나... 너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르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이내 내 가슴이 한번 크게 뛰더니 무언가가 내 안에 흘러들어온다.


"으윽?!"


내 안으로 들어온 무언가는 심장을 중심으로 나의 내면을 헤짚어 놓더니 그대로 심장에 감겨 고정되어 버렸다.


처음에는 내 안에 뭔가 걸리적 거리는것 같아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옅어지더니 완전히 내 심장과 동화된듯 평소 처럼 어떠한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제서야 헤리나는 내 가슴팍에서 손을 뽑아주었고 그녀가 손을 꺼내는 동시에....


화륵!!


내 손 등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뜨거운 느낌은 들지 않지만 그 불길은 계속 거세지나 싶더니 어느순간 갑자기 사그라지고 말았다.


"이건..."


손 등에는 마치 문신 처럼 어떠한 문장이 새겨져 있었고 헤리나가 그 문장을 확인하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이 문장을 뭐고 아까 내 가슴을 꿰뚫은건...."


다급해하는 나와는 다르게 여유롭게 웃으며 질문에 답을 던져준다.


"어디서 배웠는지는 모르지만 기억상으론 아마 저와 주인님을 결속시키는 주술입니다."


"괜찮아요 그렇게 대단한건 아마 아닐 거에요 단순히 저와 주인님이 서로 연결되고 능력을 공유하게 되죠."


그 말을 듣고 눈을 감고 자세히 내면을 들여다본다....


확실히 내 마력이 평소보다 월등히 높아진것 같았다, 체력도 기존 보다 좋아진것 같으며 내가 전혀 다룰 수 없었으며 배운적도 없는 마법 술식들이 내 머릿 속에 각인되어 있었다. 


정말로 그녀가 내게 힘을 공유해준건가? 그렇다면 나도 그녀에게 내 능력을 제공해주는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하던 일을 마저 하자는듯 다시 음흉한 미소를 띄기 시작한다.


"그건 그렇고 원래의 목적을 아직 이루지 않았네요, 이제 서로 즐겨봐요 ♡"


그러면서 내 옷을 거둬내기 시작했다.


"잠시만...! 일단 내 말 들어..!!"


그녀도 이제 본격적이라는듯 자신의 옷도 벗어나가며 자신의 속살을 완전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상


이젠 정말 위험하다는 생각이 내 머릿 속을 지배하고 다시 발버둥치며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그 순간....


화륵!!


"꺄아아아아앗!!!"


무언가 불타는 소리와 함께 헤리나가 머리를 부여잡고 절규한다.


"무슨 일이야?!"


소리와는 다르게 어떠한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녀는 고통스러운듯 계속해서 비명을 지르고는....


"....."


갑자기 정신을 잃고 내 위로 쓰러져 버렸다.


"헤리나..? 헤리나...!"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의식의 끈을 완전히 놓아버린것 같았다.


위기를 넘긴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론 미동도 없는 그녀가 걱정되서 보살펴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 사슬을 도저히 내 힘으론 끊어 낼 수 없었고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회전시키던 와중 떠오르는 한가지 해결안.


나는 지금 그녀의 힘을 공유 받았다, 마력량도 늘고 여러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지금 평소 내겐 어울리지 않는 무력을 행사해 보는거다.


눈을 감고 머리에 자리 잡은 마법 지식을 되새겨 어떠한 마법을 영창한다.


딸깍!


소음 마법을 구상해 구속구 내부를 가격하니 명쾌한 소리와 함께 드디어 해방될 수 있었다.


"헤리나 괜찮아?!"


풀려나자 마자 그녀를 어루만지며 상태를 확인해본다.


다행히도 단순 정신을 잃을것 뿐.... 딱히 문제가 있는건 아니었던것 같았다.


"휴...."


머금었던 불안함을 전부 밖으로 토해내며 가슴 속에 쌓였던 무게감을 덜어낸다.


그나저나 그 주술은 뭐였지...? 평생 듣지도 못한 마법이였어...


내 품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그녀의 머릿결을 쓸어넘겨주면서 마음 속 독백을 이어나간다.


가장 신경쓰이는건 이 손등에 문장.... 아마 그녀와 내가 이어졌다는 표식인것 같은데 뭔가 찜찜해...


그러면서 한 인물을 떠올린다.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유능하며 무력 또한 필적할자 없어 세상의 꼭대기에 서있는 자


나의 아버지 세상의 영웅


아버지라면 분명 무언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복합적으로 따졌을 때 이며 마법 분야만 따지면 루실을 낳으신 어머니가 더 아실지도 모르지만 이걸 마법이라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 수 없었기에 일단 아버지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을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해가 뜬다면 오랜 시간 돌아가지 않았던 집으로 찾아가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와 함께 이불을 덮고 다시 한번 잠을 청하였다.


결국 헤리나를 해방하는건 좋지 못한 선택이였을까?


그렇게까지 내 노예로 살고 싶은 걸까....


이런 일을 저지른 그녀에게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진정 그녀의 바램을 무시하고 내 멋대로 그녀를 보낼려고 한 내 선택에 후회와 미안함이 들기도 하였다.


그녀가 원한다면... 아니.... 주술이 걸린이상 이젠 그녀가 내 곁에 있는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겠지.


그렇다면 다시 헤리나를 다시 노예로서 받아들이고 앞으로도 나와 지내는거야.


생각을 정리하면서 점점 가라앉 의식을 느끼며 천천히 물 아래로 잠기듯 혼잡했던 정신을 내려보낸다.


◆◆◆ 


눈을 뜨자 해가 높게 떠오른 아침이였고 내 옆에 헤리나는 없었다.


어딘간건가 싶어 밑으로 내려가니 평소 우리가 밥을 먹던 식탁 의자에 공손히 앉아 명상하고 있었다.


"헤리나?"


내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천천히 눈을 뜬 헤리나는 뭔가 여운 가득한 눈빛으로 내게 고개 숙였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어제 이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노예로서 주인님에게 해를 가해버리다니...."


밤의 일을 떠올리고 이성적인 정신으로 지난 기억을 마주한 것인지 죄책감에 시달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로 죄송해요.... 원한다면 저를 죽이셔도 됩니다... 그렇다면 아마 결속도 다시 끊길거에요..."


목소리엔 힘이 없었고 금방이라도 울것만 같이 우울해있었다.


"괜찮아 결과적으론 딱히 큰 일은 없었으니까 그런 표정 지을 필요 없어."


하지만 그런 나의 위로가 오히려 독이 되었는지 인상이 더 더욱 어두워지며 가슴을 움켜잡는다.


"정말 주인님은 너그러우세요.... 한낱 노예가 이런 일을 저질렀는데도 어떠한 언성 한번 없으시고...."


"애초에 이번일은 너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한 내 잘 못도 있으니까 그렇게 심각해 할 필요 없어."


하지만 그런 내 말에 식탁을 내리치며 거칠게 일어나서 소리친다.


"아니에요! 주인님은 어떠한 잘 못도 없습니다!!"


그러곤 다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다시 내게 속죄하기 시작한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부디 이번 일을 용서해주세요.... 저를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그런데 정말로 딱히 감흥같은 것이 없었기에 그녀가 너무 과잉반응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진짜 괜찮으니까 그런 표정 짓지 않아도 괜찮아, 정미안하면 이 주술이라도 풀어줘."


손 등을 내밀며 새겨진 문장을 보인다.


"죄송하지만 푸는 방법은 모릅니다... 역시 죽어서 해제를..."


"아니야!!!"


어디서 났는지 모를 나이프를 들고 자신의 목에 가져다된 헤리나를 필사적으로 제지한다.


"정말 괜찮으니까 그렇게 안있어도 돼.... 그저 평소처럼 웃어줘 그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거야."


"정말.... 그걸로 되는건가요...?"


살짝 의심스럽다는 듯 눈을 찌푸리는 그녀의 손을 맡잡아준다.


"응, 이번일로 너의 마음을 알게 됐어. 앞으로도 내 곁에 있어도 괜찮으니까 그런 우울한 분위기로 짓지 말아줘."


조금 과장이 섞여 들어가긴했지만 단호한 어투로 말하자 다시 전 처럼 기쁜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내게 고개를 숙인다.


"정말 감사합니다 주인님.... 평생을 모시도록하겠습니다..."


감동스러운듯 눈물 한방울을 떨구며 그 눈물을 닦아낸다.


◆◆◆ 


그녀를 달래고 조금 시간이 흘러 점점 전의 분위기를 띄우던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권유한다.


"우리 친가덱에 가보는거 어때? 풀지 않더라도 적어도 이 문장에 대해 궁금해서 말이야."


물어보니 그녀도 이거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고 한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아마 옛날부터 할 줄 알았으며 아는 효과라곤 그녀와 내가 서로에게 마력과 힘을 공유해준다는 것이다.


"주인님의...."


그러자 잠시 작게 중얼거리며 고민에 빠진 것 같았다.


"싫으면 안따라와도 괜찮아, 나 혼자..."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주인님이 가는 곳이라면 지옥 불구덩이라도 뛰어들겠습니다!"


그정도까진 안말해줘도 되는데....


과한 충성심에 이상한 일이 벌어질까봐 조금 불안하기도 했다.


"나의 아버지나 어미니들은 아는 것이 많으니까 이 문장에 대해 뭔가 알 수도 있어."


"그럼 함께 가도록 해요."


그러면서 외출 준비를 하듯 밖에서 활동하기 위해 만든 로브를 입어 자신의 몸을 꽁꽁 감춘다.


그녀의 평상복은 수영복이라 할 정도로 노출이 심한 편이다.


지금은 어느정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보고 있자니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자신의 몸은 나만 볼 수 있다면서 밖으로 나갈 땐 두꺼운 로브를 입는다고한다.


여러 편리한 장치가 있어 어떤 날씨라도 적당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니 나름 만능인 로브인것 같았다.


"그럼 나가도록 할까요?"


"응, 그러도록 하자 본가는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아서 마차를 빌려타면 몇 분 안걸릴거야."


그러면서 문을 열고 현관 밖으로 나간다.


길을 나와 쭉 걷자 만난 사람은....


"오라버니?"


말레니아였다.


"말레니아?"


그녀가 여기 무슨 일이지? 입학 할 때까지는 안온다고 했지 않았나?


그건 그렇고 헤리나와 같이 있는걸 들켜버렸다.... 성인 남자가 노예 여자를 샀다는걸 가족에게 들키면 어떤 인식을 받을지 어렴풋이 예상 할 수 있었다.


"주인님 이 여성분은 누구시죠?"


그러나 말레니아를 인지한 헤리나 곧 바로 내게 착 달라붙어 귓속 말로 소곤거린다.


"오라버니? 지금 오라버니에게 달라 붙은 여자는 누구죠...?"


큰 일났다.... 뭔가 큰일이 난것 같았다....


말레니아의 눈이 점점 초점을 잃어 공허해지더니 색을 잃고 어두워져 버렸다.


"마.. 말레니아..! 이 여자는... 그러니까..."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까... 생각보다 격한 반응에 놀라며 단순히 노예를 샀다는 문제로가 아닌 것 처럼 심각한 상태였다.


"주인님, 잠시만요."


어떻게든 변명해볼려고 했지만 갑자기 나를 제지하고 앞으로 나아가 그녀 앞에 서는 헤리나.


"......"


"........."


뭔가 둘 사이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헤리나도 눈이 어두운 것이 말레니아 처럼 불길한 느낌을 내뿜는다.


마치 서로를 견제하는것 처럼 죽일듯이 째려보는 두 사람....


"큰 일났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지금 이것이 내 일생일대의 최악의 상황이라는 걸....


둘은 서로에게 시선을 주고 받더니...


화륵!


치잉!


헤리나는 마법을 말레니아는 자신의 검을 뽑아들며 서로에게 위협하기 시작한다.


◆◆◆ 


달그락 달그락


흔들리는 마차 안의 분위기는 정말로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공기가 무거웠다.


서로를 마주보는 시선 사이에서 우러나오는 어두운 분위기가 어깨를 짓눌러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것만 같았다.


"오라버니 제가 여자를 조심해야된다고 누누히 말씀드리지 않았던가요?"


어렴풋이 떠오르는 말레니아의 충고가 입을 다물게 하며 내 얼굴에 무게 추를 달아놓는것 같이 아래로 떨구게 한다.


"아니... 너무 불쌍해 보여서 그만..."


"저의 주인님을 곤란하게 만드는건 용서하지 않겠어요."


마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거의 다 와가는 이 순간까지도 서로에게 눈길을 때지 않고 한 마디 할 때마다 서로를 견제한다.


"노예 주제에 입은 살아서 자기 명을 재촉하는 말만 늘어놓는구나, 그 더러운 몸으로 넘보면 안될 상대를 유혹하니 좋더냐?"


이 시대에서 노예는 물건으로 취급한다.


그녀를 이렇게까지 보살펴 주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겐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대우가 처참하다는 말이다.


아무리 추한 말을 들어도 아무리 불합리한 대우를 받더라도 '노예' 라는 단어 하나면 모든것이 정당화 되는 세상이다.


물론 내 입장은 다르지만 말레니아는 노에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헤리나에게 심한말을 퍼붓는다.


"진정해... 그녀와 나는 어떤 관계도 가지지 않았으니까 정말 평범하게 지냈어...."


물론 어제의 일은 말하지 않았다.


힘도 약하고 체력도 남자 노예보다 뒤쳐져 여자 노예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성처리 역할이 대부분인건 누구나 아는 암묵적인 사실이였다.


그러니 찔러보는듯이 말하는 것이지 어제 밤의 일을 따지는 것이 아니였다.


"그건 알고 있습니다 오라보니의 생동감 있는 눈동자를 보면 아직 동정을 잃지 않았다는걸 알 수 있거든요."


대체 어떤 눈을 가지면 동정의 여부까지 알 수 있는거지...?


"피를 나누고 심지어 쌍둥이로 태어난 친 오빠를 이성의 눈으로 보는 당신에게 별로 듣고싶지 않는 말이군요."


헤리나도 너무 욱해서 아무 말이나 지껄여버린다.


근친상간이 막 이상한 인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연스러운 인식도 아니였다.


그렇기에 사람들에겐 약간의 괴리감이 있는 단어였고 이것만큼은 나도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헤리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말레니아는 병약한 나를 걱정해주는것 뿐 이성의 상대로 보고 있지 않아."


응?


내 주관적인 의견으로 근친이 그렇게 좋은 단어로는 보이지 않는다.


말레니아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것 같아서 그녀를 위해 그런 말은 한 것이였는데 왜 일까....


정말 순간... 찰나의 시간이였지만 그녀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진것 같았다.


설마... 아니겠지.....


그녀가 내게 순종적인건 알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를 남자로 보고 있다니.... 그건 아닐거야... 분명....


"네... 네..... 물론입니다...."


내 말에 동의해주는듯 하지만 아까보다 확실히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혹시나하는 생각이 들지만 무시하자.... 아무튼 계속해서 거칠가는 분위기를 억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그녀들의 말에 태클을 건다.


그렇게 한참을 목소리를 내고 나서야 겨우겨우 도착할 수 있는 본가 덱.


정말로 오랜만이였다.


마차에서 몸을 내리고 멀리서 부터 보였던 두 명의 여인을 향해 걸어간다.


검은색과 하얀색이 적절하게 섞여 디자인된 메이드 복을 입은 두 모녀.


타니시드와 그녀의 친 어머니에게 걸어갔다.


"어머? 참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네요."


베테랑 답게 접객에 능숙한 미소를 보이며 나를 맞이해주신 어머니.


"오랜만에 뵙습니다, 에일리 어머님."


키는 작지만 그녀가 품고 있는 기량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카데미 2,3등의 성적으로 입학한 말레니아와 타니시드에게 검술과 교양을 가르치신 스승이자 길러주신 어머니.


마왕 사건에서도 큰 기어를 했고 아버지 처럼 좋지 못한 인식으로 세상을 구하는 일에 참전하여 큰 찬사를 받는 분이셨다.


겉보기엔 하녀 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 나라에 10대 가문의 유일한 장녀.... 태생은 아버지보다 높은 신분이시지만 아버지를 정말로 사랑하시기에 죽는 그날까지 아버지의 메이드를 자처하신다고 하셨다.


"미켈라 오빠? 정말 오랜만이네, 무슨 일로 집에 찾아온거야? 많이 강해졌어?"


내 동생 타니시드


에일리 어머님이 메이드이시다보니 그녀 역시 메이드로 교육 받았다.


하지만 그녀가 이러한 길을 걷는 이유는 어머님의 영향도 있겠지만 제일 큰 이유는 너무나 아버지를 잘 따른 나머지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의 시중을 들고 싶어 했다.


어떻게 보면 그녀 스스로가 선택한 길


이런 그녀의 태도 때문인지 아버지도 타니시드를 기뜩하게 여기시는것 같고 물론 모든 자식들에게 공평하지만 미세하게나마 그녀를 더 신경쓰시는것 같았다.


아무튼 지금으로 넘어와서, 내가 찾아오기 전 까진 두 모녀가 마당을 청소하고 있었는지 각자 빗자루가 들려져 있었다.


"아버지에게 잠깐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그렇게 타니시드에게 설명하자 내 뒤를 따라온 말레니아와 헤리나, 그중에서도 초면이라 그런지 헤리나가 어머니의 이목을 끌었다.


"처음보는 얼굴이네요, 누구신가요?"


그러자 헤리나가 몸이 굳은것 처럼 쭈뼛쭈뼛 앞으로 나가더니 그녀에게 꾸벅 고개를 숙인다.


"아.. 안녕하세요...! 주인님의 노예인 헤리나라고 합니다..."


그 순간 어떠한 생각이 어머니의 머릿 속을 관통했는지 눈이 번쩍 떠지더니 금세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그녀의 손을 맞잡는다.


"반가워요! 어쩌다가 미켈라가 주인이 되었죠?!"


마치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을 보듯이 동정심 가득한 눈으로 헤리나를 쳐다본다.


그도 그럴것이 어머님은 원래 아버님과 갑과 을의 관계에서 시작하셨기 때문이다.


하인이나 메이드가 시장에서 사들인 노예보다는 대우가 후한 편이긴하지만 누군가의 밑에서 산다는것은 똑같기에 옛날 자신의 모습과 겹쳐보여 이런 호감 가득한 눈이 되버리신 거겠지.


"아.. 그게..."


너무나 적극적인 태도에 당황한 것인지 좀 처럼 말을 하기 어려워한다.


"어머님 그만두세요. 지금 어머니의 생각은 이해하지만 어디서 온지도 모를 더러운 몸은 오라버니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어쩌면 말레니아의 의견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천한 신분이 고귀한 신분을 넘보는건 모독에 가까운 행위였다.


"말레니아 그건 좋지 못한 생각이에요, 물론 노예의 신분이 주제 넘는 짓을 하면 안되겠지만 그게 사랑을 위해서라면 때론 용서 받아도 괜찮죠."


하지만 어머님은 헤리나의 편인 것인지 말레니아를 꾸짖는다.


"....."


그런 어미니의 말에 입을 꾹 다물며 안그래도 아까부터 우울해 보이는 그녀의 기분이 더 가라앉는것 같으며 항상 꾿꾿히 올라가 있던 어깨가 축 쳐져버린다.


"으...."


그러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가 갈수록 분위기가 처참해지더니 당당했던 아까와는 다르게 내가 다 안쓰러울 지경까지 추락해버렸다.


"혹시 어머니 이 문장이 뭔지 아시나요?"


원래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헤리나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 그녀가 나와 결속하면서 손등에 생긴 이 문장의 정체를 알고 싶었다.


"이건...?!"


그러자 웃음기 가득했던 얼굴은 무너져 내렸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내 손등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뭔가.... 이상한건가...?


"이건 어쩌다 생긴거죠?"


그러한 질문에 난 최대한 둘러대면서도 정직하게 답하였다.


"그... 사고로 인해서 헤리나가 제게 건 주술로 이런 문장이 생겨버렸어요... 듣기로는 서로를 결속시키며 힘을 공유해준다고 했는데..."


내 말을 다 듣고는 골치아픈 일이라는듯 머리를 부여잡고 한 숨을 쉬더니 현관 문을 열어주셨다.


"여기서 계속 이야기하는것도 그러니 안으로 들어가요, 그리고 이 문장.... 저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그 말에 집 안으로 들어가는 에일리 어머님을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단순히 힘을 공유해주는것이 끝이 아닌 건지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신다.


이 문장이 가벼운 상징은 아닌 것인가? 조심스럽게 헤리나에게 눈길을 옮기자 그녀도 뜻밖이라는 듯 놀란 기색을 보인다.


대체 뭐길레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지으신거지..?



◆◆◆ 



응접실로 장소를 옮기게된 우리는 소파에 앉아 가만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방으로 오기 전까지 에일리의 표정의 이유인지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주인님 괜찮을까요...?"


생각보다 자신이 큰 일을 저지른것이 아닐까 불안해하는 헤리나를 진정시킨다.


"만약 오라버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너의 목을 베겠다...."


왠지모르게 내 옆에 앉아 있는 말레니아도 그렇게 한 마디 하며 헤리나를 쏘아본다.


"해볼 수 있으면 해보세요 오히려 당신의 몸뚱아리를 재만 남기고 다 태워드리죠."


"뭐? 이게...."


자리를 박차고 헤리나를 위협할려던 찰나...


덜컥!


응접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다시 자리에 참석한다.


방에 들어온 인원은 3명.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 멜리나와 나를 키워주신 어머니 에일리 그리고....


"오랜만이구나 미켈라여 다짜고짜 미안하지만 잠시 손을 보여주지 않겠는가?


아버지의 마지막 아내이자 과거 수 많은 사람들을  학살하여 '살아있는 재앙' '마왕' 이라고도 불리웠던 어머니.


"맙소사.... 진짜일 줄이야..."


프레이아가 내 손의 문장을 확인하더니 입을 틀어막는다.


그에 따라 다른 어미니들도 안면을 어둡게 하신다.


"대체 무슨 일인거죠...? 이 문장이 무엇이길레..."


"헤리나라고 했던가? 너가 미켈라에게 이 문장을 새겼다고?"


다짜고짜 헤리나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고 헤리나는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며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


그러자 콧등을 문지르며 한숨을 내쉬는 어머니.


"어머님... 말슴해주세요, 이 문장이 대체 무엇인가요?"


그러자 내 손등을 어루만지시더니 진지한 말투로 충격적인 사실을 전하신다.


"이건 영혼 결속의 문장이다... 단순히 힘만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영혼을 공유하는 것이기에 서로의 모든 것을 제공하는것이지."


영혼 결속? 


그렇다면 지금 헤리나와 나는 한 생명체라는 건가...?


"영혼 결속이라니..!! 대체 무슨 말인가요?!"


말레니아가 의문을 참지 못하고 결국 폭발하듯 자리를 박차며 일어난다.


좋은 답변을 바라듯 프레이아를 간절하게 쳐다보지만 어머니의 입에서 떨어지는건 처참한 진실이였다.


"말 그대로 저 헤리나라는 계집과 미켈라의 영혼이 서로 공유되는 것이다.... 둘의 생명력이 합쳐져 전보다 질긴 체력을 가지지만..."


 

"한 명이 죽는다면 다른 한명 역시 사망한다...."


청천병력같은 통보에 모두가 화들짝 놀라 눈을 부릅뜨게 된다.


"마.. 말도 안돼...."


자신이 주인에게 저지른 일이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리른걸 알자 몸을 떨고 죄악감에 눌려 바닥에 주저앉고 만다.


"이 문장을 해제하는 방법은..."


"아마 없을 것이다.... 적어도 내 지식으론 그렇지...."


이미 내려갈대로 내려간 분위기가 더욱 추락해서 이젠 느껴지는 중력 자체가 달라지는것만 같았다.


프레이아는 수 백년은 살아온 분이셨다, 그렇다는건 오랜 기간 지식을 쌓아왔다는 뜻... 


그런 분이 없다고 말한 이상 이 문장을 푸는 방법은 아마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헤리나... 대체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그러면서 뜬금없이 그녀의 정체를 캐묻는다.


"네... 네...? 저는 아비 없는 창녀에게서 태어난 인간... 제 기억으론 그것이 맞을 겁니다..."


"정말 아버지의 대한 단서가 조금이라도 없나? 단순한 문제가 아니니 모든 것을 돌아봐 보거라!"


대체 무엇이 그리 궁금하시길레 강압적으로 헤리나를 압박하시는건지....


"어머니, 그건 갑자기 왜 궁금하신거죠?"


그렇게 묻자 또 한번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


정말 이 상황에서 더 이상 놀랄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프레이아의 다음 말에 심장이 덜컥거렸다.


"이 문장은 고대부터 내려온 마왕가의 금단의 비술.... 즉 이걸 다룰줄 아는 저 계집은 고대 마왕의 혈육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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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빌드업이다 미안 ㅠㅠ


요즘 과제가 너무 바뻐서 텀이 많이 김....


간만에 시간나서 한편 적었고 이제 포아너 하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