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8살인 얀붕이와

올해 33살인 얀순이.


그 둘은 1년 넘게 사귀면서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어


오늘을 제외하고.



"뭐?! 5년?! 5년이면 내 나이가 몇 살인줄 알아?! 38이야!

마흔 쳐다볼 때
웨딩 드레스 입는 건 정말 싫어!"


카페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을 쳐다볼 정도로

큰 소리를 내지르며 싫은 티를 팍팍 내는 얀순이었지만


"누나. 좀 진정해.

나도 누나랑 같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어.

그러기 위해 서로 준비를 하겠다는 거 아니야."


시선을 의식한건지 아니면 안심시키려 한 건지 얀순이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어.


하지만.


"준비? 무슨 준비를 5년동안 해? 올림픽 선수들도 그 정도로는 준비 안 해!

네가 무슨...!"


"단점마저도 사랑할 수 있는 준비."


그 말에 얀순이의 입이 멈추었지.

정곡을 찔렸다! 생각한 얀붕이는.


"우린 서로 장점만 알지. 단점은 아직 모르잖아.

서로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니까.


그러니..."


갑자기 얀붕이의 입을 손으로 막더니.



"지금도, 저번에도 내가 앞에 버젓이 있는데도 나한테 집중 안 하고 항상 타인을 의식하는 거,

짜게 먹지 말라고 해도 기어이 국에다 밥 말아먹는 거,

여성 직원한테 말 걸지 말라도 해도 기어이 네가 먼저 주문 넣는 거,

야동 보지 말라고 해도 기어이 야동 보는 거,


이거 말고 더 있는데 얘기해줄까?"



얀붕이는 어안이 벙벙해졌어.


하나 같이 반박할 수 없는 말이었거든.


정말로 여기서 어떠한 말도 반박하지 못 한다면
지금 당장 결혼 준비 할 것 같았기 때문에

얀붕이는 다시 한 번 머리를 쥐어따내.



"확실히 누나의 말대로 난 단점투성이야.

그래서 그런 나를 사랑해주는 누나에게 언제나 고마워해.

하지만 그 단점에 항목 하나를 더 추가해줘."



난 누나의 단점을 모른다는 걸.


그런 말을 들었는데도 얀순이의 표정은 변하질 않았다.

그저 얀붕이를 웃으며 바라볼 뿐이었으니까.


"사람은 완벽할 수가 없어. 내가 모르는 누나의 단점이 분명히 있을 거야.

그러니 내가 그걸 알 때까지만 이라도...."


"얀붕아."


갑자기 휴지를 들어 입가를 닦아주더니.


"어린 애마냥 코에도 크림있네. 이리와 봐. 닦아줄테니까."


별 의심없이 얼굴을 들이밀자


갑자기 멱살을 잡더니 이내 혀가 춤추는 게 보일 정도로 입술 박치기를 시전하는 게 아닌가!


카페 사람들은 말 없이 그저 숨 죽인 채 그걸 지켜보았지.

생각을 해봐라.

어느 커플이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키스를, 그것도 딥 키스를 할 지 누가 알았겠는가.



"아니...! 누나... 무슨....!"

얀순이의 저돌적인 행동에 놀란 건 얀붕이도 마찬가지.


입가를 손으로 닦으며 부끄러운 티를 지우려고 하자

그거마저 귀엽다는 듯 빤히 얀붕이를 향해 웃으며.



"내 단점이 궁금하다고 했지?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이거보다 더한 행위를 하고 싶다는 것.

지금 당장 네 아이를 낳고 싶다는 것.

지금 당장 널 내 남편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


그러니 얀붕아."






나랑 결혼해줄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