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튼 찝찝해서 편지를 죄다 버리고, 집 마당에서 소각해버렸대. 그러고나서 간단하게 집 정리 하고, 이웃들에게 인사 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아침이 밝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찝찝한 기분이 드니까 아침일찍 일어났대. 아마 신문 배달하는 학생이랑 얘기를 했다고 할 정도면 아무리 늦어도 5시에서 6시정도 될거같아.

신문배달하는 학생한테 들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였대.
집을 비웠던 날동안 그 여비서가 매일 아침마다 그분 집앞에서 대기하면서 문틈 너머로 계속 지켜보다 나오기도 하고, 어떤날에는 담을 넘어 집안에 들어가서 어..음.. 으흠크흠을 하기도 했더래.

물론 이웃들이 이상하게 보인다 싶어서 경찰에 신고하기는 했지만, 이여자가 경찰한테 말을 예술적으로 해서 아무일 없이 그냥 나왔대.

그래서 일단 그걸 알려준게 고마우니까, 그 학생한테 배달하면서 간단히 먹을만한 과자같은걸 주고 보낸다음에, 다시 잠자리에 들었대.

그리고 한 몇시간뒤였나..이제는 우체부 아저씨가 편지를 배달하러 돌아다니더래.
우체부가 그분을 부르니까, 일어나서 부스스한 채로 나갔더니, 우리의 우체부 아저씨, 잔뜩 열받은 표정으로 갈굴 태세를 갖추더래.

그래서 뭔일이냐고 물었더니, 매일같이 정말 기분섬뜩한 우편물을 배달하느라 우체부 때려치고 싶은 기분이 매일같이 들더래. 어떤날은 이건 누가봐도 으흠크흠을 한 상태에서 글을 쓰고, 그 으흠크흠한 내용물도 들어있어서 그런지 약간 고약한 냄새가 나는 우편물을 배달한적도 있고, 또 어떤날은 같은 주소로 가는 편지가 10통씩이나 있어서 그걸 한꺼번에 배달한적도 있고..

하여간 그여자로 인해 고충이 많다는거야. 근데 이거 외에도 고충을 겪은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라면서, 이따가 동네 다 돌고 같이 우체국에좀 가자는거야. 이거 생각해보니 주변사람들에게도 민폐를 끼치는구나 싶어서, 그날도 장사는 집어치우고 우체국에 가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게 집 뒤편에서 웬지모르게 이상..한 시선이 보이는거래.

미안하다. 겨우 시간나서 쓰고는 있는데, 너무 졸려가지고. 이따 낮에 시간되면 이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