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여, 그 빛나는 검을 잡아라. 그리고! 그 검을.."



"아리스, 그만 조용히 해줄래. 지금 잠복중이거든."



"그치만, 용사님! 그럴 때 만큼 용사의 검을 사용해야죠!!"



마왕을 잡으러 가는 머나먼 여정. 한 쌍의 남녀는 마왕군이 지나가는 것을 잠복중이지만,  아리스라는 사람은 조용히 할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아리스, 정찰용으로. 시아공유."



"네! 그럼 지금, 만들겠습니다!"



"[Lump]"


아리스라는 사람의 손길에 따라 흙이 움직이고, 흙이 모이고, 모여, 작은 새가 된다.



남자는 눈을 감지만, 그의 시아는 암전되지 않는다. 그의 시아는 눈꺼풀을 넘어, 흙으로 빗어진 새의 눈에 들어간다.



남자는 눈을 감고있지만 그의 손은 분주하다. 마력은 계속되서 손으로부터 나가고, 그 마력은 하늘에 날라간 새를 조종한다.



"아리스, 받아적어라. 북쪽에 오크, 고블린. 서큐버스는.... 없다. 마왕성 내부는 확인 불가. 외부에 7할에 달하는 병력이 왕국을 향해 출발함."



"네! 지금 다 적었어요!"



"공유 해제."



"[Dissolve]!!"



하늘에 날고있던 새는 형체따위는 없는 흙으로 돌아가, 지나가던 마왕군의 머리 위에 떨어지지만 별 신경쓰지 않고 계속 행군할 뿐이다.



"아리스, 주변 결계는?"



"이미 쳐놨죠! 텐트도 준비됐습니다!!"



"좋아. 말했던 대로 오늘은 여기서 야영하고 내일 진입한다."



용사와 성녀는, 내일 마왕을 무찌르러 간다.


........



"어, 어.쩌.죠.? 실수로 텐트를 한.개.만. 쳐 버렸네요. 아~~~ 어쩌지~~~. 남녀 같이 텐트 하나에서 같이 자야겠네요~~~"



"조용하 해라, 성녀. 그럴 때가 아니다."



"근데 그럴 사이는 맞잖아요~~?"



외모도, 입고 있는 옷도, 신성도, 모든 것이 그녀가 성녀라고 증명하고 있지만, 그녀의 언행만은 그것을 부정하고 있다.



"에에에? 눈빛, 무서운데요? 호에에에에~~~~. 크크킄크크.."



성녀는 용사에게 여러 농담을 치고 있지만, 용사는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보다 정확히는, 안쓰럽게.



"너도 알겠지. 내일, 우리의 여정이 끝난다. 이 사실에 미리 조바심을 낼 필요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단지, 우리의 목표를 끝낼 뿐이다."



"에휴, 알겠어요, 알았어. 잠이나 잘게요."



"아, 그리고 나는 불침번이다. 내일 아침까지 6시간 남았으니, 4시간 뒤에 깨워주지."



"네이 네이~. 선물로 여기 다람쥐 한마리 만들어줄게요. 어디 가면 안돼요?"



"그래, 고맙군. 좋은꿈꿔라. 내일은 지옥을 볼 수도 있으니."



"헤~ 말은 잘해요? 먼저 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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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과거를 꿈꿨다.



온 사방이 불로 가득하다. 



'여기는.... 내 고향인가.'



곳곳에 커다란, 알수없는 것들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마왕의 권속들인가......'



칼과 화살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고, 운이 좋아 베었다 해도 금세 복구된다.



그 지옥에서 혼자 도망친 용사는 도시로 갔고, 마법사들을 데리고 마을로 돌아갔다.



돌아간 그곳은, 아무것도 남있지 않았다.



모든것을 태우고 남은, 재 빼고....



시아가 암전된다.....



'오빠가 그 용사예요?'



이건..... 내 기억이군. 아리스와 처음 만났을 때인가....



'좋아요, 저는 이번 성녀, 아리스입니다.. 성직자가 할 수 있는거 정도는 다 할 수 있고, 특기는 소환수.'



얘가, 생각보다 많이 당찼어. 나에게 말거는거에 서슴이 없었지. 마치 날 아는 것처럼.



'이번 마왕 무찌르러 간다면서요? 저도 동참할게요. 나도 그녀석에게 볼일이 있거든요.'



그리고, 마왕도 무서워하지 않았어. 그렇기에, 이녀석이라면 마왕을 충분히 없앨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



첫 만남 치고는, 꽤나 운좋은.....



아니, 처음이..... 아닌가?



'너...... 용..ㅅ.......ㄷ...'



아리스.........? 아리스를.... 만..... 났.....?



"어이!! 바보오빠!!!!! 언제까지 자고있을꺼냐고요!!!"



...........



만났을 리가 없지 않나. 이렇게 시끄럽고, 독특한 성녀를.



"훗, 이런놈이랑 만났다면 내가 기억하겠지."


"어? 뭔소리예요? 아침부터 잠이 덜깨셨나. 불침번 안깨우길래 나오니까 자고있네요~? 그게 불침번이에요?"



"어이, 아리스. 우리, 옛날에 만난적있나?"



"아잇, 그니까 아침부터 무슨소리냐니까요. 빨리 세수나 하고 오세요! 식사 준비 다 했으니까."



"흠. 그래, 항상 고맙네."



그래, 아마 내가 잠이 덜 깨서 그런가보다.



아니면.... 마왕의 장난이던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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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 주변에 적은?"



그의 말에 성녀는 대답한다. 그녀의 눈은 감고있지만 파랗게 빛나고 있다. 마치, 가을 밤 호수와 같이.



"1층과 2층에는 아무도 없어요. 아마, 최소병력을 빼고는 전부 출격한 것 같아요. 어제 새벽에도 한 부대가 더 나가더니, 마왕군도 어지간히 급한가 보네요?"



"우리는 오히려 좋지. 어서 5층으로 간다."



둘은 계단을 오른다. 3층부터는 경비가 있어 싸움을 피할 수는 없는 바. 그들은 앞에 있는 무수한 적은 쓰러뜨릴 뿐이다.



계단에서는 엄청난 양의 고블린떼를. 3층에서는 오크들을. 4층에서는 가고일을.



적의 수도 많아지고, 적도 더 세진다.



고블린은 많아봤자 단칼에 죽으므로 검을 휘두르며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성녀의 베리어덕에 피 또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크는 고블린과 지능은 비슷하더라도 체급이 다르다. 오크의 살집은 두껍고 단단해서, 칼을 휘두르다 박히면 전투에 큰 지장을 준다.



거기서, 처리하지 않았던 고블린까지 따라온다. 앞뒤가 막힌 상황.



그럼에도 용사와 성녀는 침착함을 유지한다.



성녀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고, 공격적인 검술을 보이던 용사는 이내 검을 양손으로 바로잡고 성녀 주위를 맴돌기만 한다.



그리고 성녀의 품 안에서 나오는 것은, 귀엽기만 한 다람쥐.



흙으로 이루어져있는지, 정확한 이목구비는 구별이 안가지만, 누가봐도 다람쥐라고 할만한 형체이다.



한마리가 뭘 할 수 있을지 궁금할 정도로 귀엽게 생긴 다람쥐. 특이한 점은 앞니가 자그만한 돌맹이로 구성되어있다는 점 뿐.



그렇지만, 단순 한마리가 아니라 수십, 수백마리이다.



마치 썰물을 보는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떼로 달리는 다람쥐들. 한마리가 갈가먹는 것과 수십마리가 갈가먹는것은 차원이 다르다.



자그만한 흙덩이들과 여러 마족들이 얽힌 장면은 차마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로테스크 하지만, 용사와 성녀중 아무도 그것을 신경쓰지 않는다.



단지 걷고, 다시 걸어 마왕의 방에 다다를 뿐. 그들의 앞에 어떤 방해도 용납되어질 수 없다.



그들의 목표는, 명확했으므로.



그들은 적들을 베고, 죽이고, 밟으며 끊임없이 나아갔다. 벽으로 막혀있으면 벽을 부시고, 올라가는 길이 없다면 만들어서 나아갔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당장이라도 돌아가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커다란 문이 있다.



알아볼 수 없는 글자로 적혀있는 이상한 문들, 



"아리스. 이 문만 열면...."



"알아요. 저도 준비 끝났어요. 들어가죠."



"들어가기 전에, 마왕의 특징은 기억하고 있겠지?"



"당연하죠! 알수 없는 물질로 신체가 구성되어있다! 잔상처 정도는 잠깐이면 회복한다. 심장쪽에 코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지므로 잔상처를 낼 바에는 방어만 하다 코어를 찌를 것!"



"목소리가 크군. 어쨌든, 저녀석도 우리가 여기까지 온걸 알테니. 들어가자."



용사가 문을 열기 위해 안쪽 문에 손을 올리자, 성녀또한 문에 손을 올린다.



"아니 근데. 알면, 왜 공격을 안하는거예요?"



"모른다. 아마, 마왕의 오만 아닐까?"



"오만이라.... 그거 멋지네요!"



여정의 마지막을 눈 앞에 두고도 성녀에게 두려움따위는 없어 보인다. 보단 무언가 고민하는 표정이다.



"아리스, 잡생각은 떨쳐라. 마지막이다."



"용사님, 이 전투가 끝나도... 저희는 한파티죠?"



용사를 바라보는 측은한 눈빛. 지금까지 봐왔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에 용사는 당황하면서도 이해한다.



'아마, 여기서 최소한 둘중 하나는 죽을 테지. 그건 아마 방어가 약한 아리스일테고.... 자신이 죽은 뒤에도 잊지 말아달라는 건가....'



용사의 생각이 맞다고 하기엔 아리스의 얼굴엔 두려움따위는 없지만, 마왕을 눈 앞에두고 긴장한 용사는 자신의 생각을 단정짓는다.



"그래. 무슨일이 있어도, 우리는 영원히 한파티다."



그 말과 함께 열리는 문.



그들 앞에는, 인간의 형태만 하고 있는 알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검을 취하고 다가가는 용사와 그의 뒤에서 여러 버프를 걸어주는 성녀.



용사는 꽤나 긴 전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아갔지만, 그 예상은 허무하게 깨진다.



'코어부분을, 방어하지 않아?'



마왕은 단지 달려오고 있을 뿐, 아무런 방어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오만인가.....'



가까워지는 마왕의 가슴을 찌르지만, 코어는 커녕 진흙과 같이 잘려나간다.



마왕은 몸이 잘렸음에도 불구하고, 표정 하나 바뀌지 않는다. 단지 손으로, 용사의 머리를 잡고 땅으로 내려찍을 뿐.



용사는 판단한다. 여기서 자신은 살아나갈 수 없다고. 그래서 생각한다. 아리스라도 살리자고.



"아리스! 어서 너라도 나가!"



마왕의 한쪽 손은 용사의 머리를 잡고있고, 다른 손은 일격을 가할듯 손에서 칼날같은것을 뺀다.



용사의 검은 바닥에 박히는 과정에서 멀리 날아가 버렸다.



"아리스!! 도망가!!!!!"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아리스는 아무런 반응도,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 않다.




"아리스!!!!!!"



".......ㅏ"



마왕의 칼이 내려온다. 용사에게 죽음이 다가오는데도, 성녀가 취하는 행동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말할뿐.



"[Dissolve]"



그 말과 동시에, 용사의 머리를 누르고있는 손이 없어진다. 정확히는, 알수없는 액체로 변해버린다.



"아냐.... 이런건, 안돼. 아무리 그래도 다치는건....단 한번뿐의 기회였는데......"



놀란 용사와 다르게, 아무렇지도 않게 혼잣말을 하고 있는 성녀.



"으으으으!!!! 망했어. 조금만 참았으면 됐는데!!!!"



"아리스....너, 무엇을.....?"



"네? 아, 죄송해요.... 너무 세게 만들은 것 같아요..... 한 10합정도는 싸울줄 알았는데..... 오빠가 너무 약한건가?"



"아리스..?"



"뭐, 그래도 지금까지의 여정이 있으니, 괜찮은 걸까요?"



"아리스!!!!!!!!!!!!!!"



용사는 곧 모든것을 이해하고, 올바른 상대에게 분노를 표한다.



"넌.... 믿었는데.....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



용사의 살기는 성녀에게 향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성녀의 감정은 다름아닌 궁금증이다.



"용사님...? 왜 저한테 화를 내세요? 저희, 많이 친하잖아요? 서로 알몸으로 껴앉을 수 있을 정도로?"



마왕성 까지 오는 과정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로 했던 행동이지만 이제 용사에게는 끔찍한 기억일 뿐이다.



"내 친구를 죽이고, 가족을 죽이고, 마을 사람들을 죽인 마왕을 멸하기 위해서... 여기까지 왔다."



"알죠? 용사님이 저한테 얘기 해 줬잖아요?"



자신의 치부도, 고민도, 모든 것을 털어놓은 가족같은 사람이였지만, 용사에겐 멸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그런데 너는.... 그런 내 옆에서 계속.... 왜 있었던 거냐?"



"그야 용사님이 그랬잖아요?"



"내가... 뭘?"



"용사가 되고 싶다고. 용사가 되서, 저와 같이 마왕을 무찌르러 가고 싶다고. 그러고 나서, 저와 결혼해주실 거라고 했잖아요?"



말도 안되는 소리가 나온다. 어째서 용사가,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앗아간 존재와 저런 약속을 했다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 용사에게, 성녀는, 아리스는 말을 덧붙인다.



"그리고, 지금까지 용사님에게 거짓말을 딱 한번 한적이 있어요. 사실, 저희는 옛날에 만난적이 있답니다?"



"뭔.. 뭐?"



"그리고 용사님이 어릴 때, 저가 물어봤잖아요? '너, 용사가 되고 싶니?' 라고요."



용사는 혼란에 빠진다.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구분하기 힘들어진다.



"거기서 용사님은 틀림없이 말했어요! 모든 것을 잃어도, 인류를 위해, 그래도 남아있는 소중한 존재들을 위해 나아가는, 용사가 되고 싶다고요!"



용사는 검을 내려놓고 머리를 감싼다.



"그리고 저에게 말했잖아요. 제가 용사님의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아아아아아아아아!!!!!!!!!!!!!!!!!!"



"그래서 제가, 용사님의 꿈대로, 모든 것을 잃어도 나아가는 용사로 만들어드리기 위해!!"



"그만해!!!!!!!!!!!!"



용사의 어린 기억이 되살아난다.



불타고있는 고향 마을. 살려달라고 외치는 사람들. 어머니와 아버지는 시간을 끌겠다고 마물들을 막고있고, 용사의 어릴적은 혼자 큰 도시로 도망간다.



칼이 들지 않을 정도로 단단했다. 그래서 의심을 저버렸다.



성녀가 만든 피조물을 볼 때 마다 위화감은 들었지만, 의심하지 않았다.



성녀는 자신에게 매우 호의적일 뿐 아니라, 본인이 그정도의 강도는 불가능하다고 직접 말했기 때문에.



성녀 말고도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믿었다.



어째서, 진흙에 열을 가하면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잊은걸까.



물론 그것만으로 성녀를 의심하기는 힘들지만, 지금 정황으로는 누가보더라도 성녀라고 지목할 수 있다.



"용사님.....? 저, 아카데미에서 이런걸 알았어요. '흔들다리 효과' 라고요. 말한적 있죠? 두 남녀가 같이 위험에 빠지면 서로에 대한 의존과 호감이 비약적으로 커진다는거요."



좌절하고 있는 용사 앞에 성녀가 다가온다. 모든것이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분명 저희는 충분히 많은 위험을 겪으며, 저를 신부로 삼고싶은 마음이 드실정도로 가까워졌을텐데, 왜이러시는지 모르겠어요."



아리스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저는..... 용사님을 사랑해서, 용사님을 위해서 그랬는데. 왜 그러세요...."



용사는 멀리있는 검을 잡고는 성녀에게 다가간다.



"용사님? 저한테... 검을 왜?"



용사는 자신의 감정을 헤아릴 수 없다. 그동안의 여정동안 서로 동고동락하며, 엄청나게 쌓인 호감은 진짜다.



주술따위가 아닌, 진실한 감정이다.



하지만, 모든것을 알고 난 후 생긴 감정또한 진짜이다.



이 괴물을 죽이고, 나를 죽이고, 모든것을 잊고싶은.



-뗑그랑.....



용사는 그 무엇도 선택하지 않았다. 선택할 수 없었다.



무엇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나아지는것은 없다.



이 여자를 죽인다 해도, 죽은 나의 가족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이 여자를 향한 나의 호감이, 나의 사랑이 사라지진 않는다.



"아.............아..........."



"용사님.... 사랑해요......"



용사는 자신의 품에 안겨오는 감촉을 거부하지 않는다. 그저 움켜안는다.



"아! 아!!! 으아!!!!!!!!!!!!!!!!!!!!!!!!!!!!!!!!!!"



마왕성에서는, 한 남자의 괴성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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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용사에게 아직 연락은 없소?"



용사의 귀환을 바라고 있는 왕. 용사에게 준 목걸이로 용사가 온전한 신체상태로 살아있다는 것은 알지만, 진작 마왕을 토벌 할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편지!!!!!!!!! 편지가 왔습니다!!!!!!!!! 용사에게서! 편지가!!!"



그 말에 왕은 직접 일어나 편지를 받았고, 소리내서 읽기 시작했다.



"용사다. 아마 내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기다리고 있었겠지.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실패했다.


더이상 마왕을 죽이기 위해 노력할 수가 없다.


너무 힘들다. 지친다. 괴롭다.


미안하지만 나는 용사를 그만두겠다.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나의 다음 용사들어여.


나아가라.


모든 것을 잃더라도, 그 나머지를 위해 나아가라.


모든 것을 잃더라도...."


그 말까지 한 왕과 듣고있던 대신들은 용사를 이해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쉽다.



마왕을 잡기 위해 나섰다가 여러 이유로 용사를 그만두는 사례는 많았기에.



그들은 다음의 용사를 고르기 위해 회의를 열려 하였다.



"음? 한장이 더있었군?"


.......


그녀는 [성녀가] 아니였다.


그녀는 [이단도] 아니였다.


그녀는 [선의가] 아니였다.








그녀는 [흑막]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