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광원하나에 의존하는 어두컴컴한 밀실. 


또 여기다 


양 옆에 매달린 반나체상태의 내 친구들. 울릭과 가브리엘,  그들의 몸에 연결된 관에서 역겨운 액체들이 따라 내려오는게 보인다.


안돼 


그만해 


제발 


온몸에 핏줄이 올라오고 게거품을 물며 온몸에서 발작을 일으키지만,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불쌍한 영혼들. 나 대신 희생당한 내 친우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았음에도 극심한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들이 내 눈앞에서 날 힐난했다. 제발 그만해줘, 제발 !


"...제발!!" 온몸이 식은땀으로 뒤덮여있다. 10년이나 지났지만 결코 잊을수가 없다. 저들이 아니라 나였어야 했는데. 저들 대신 나를 가지고 놀라고 빌기라도 했었어야 했던건데. 아무리 자책하고 또 자책해도 언제나처럼 달라지는건 없었다.


숨이 가빠져온다. 양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 진정하려고 노력하여도 폭발한 감정은 가라앉지를 않는다. 크게 한숨쉬며 울릭과 가브리엘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마음속 고통만이 커져갈뿐 나아지는건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내가 땀으로 절여진 이불위에 몸을 뉘이고 있다는걸 알아챘고, 목도 심하게 타들어가는걸 느꼈다. 진정이 됐는지 숨도 아까전보단 고르게 내뱉었다.


거실의 정수기에서 냉수를 따르고 냉수를 한모금 입에 머금었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이 입안에서 머리끝까지 냉기를 전달하는것만 같았고 내 정신을 갉아먹던 잡념과 상념들을 조금이나마 치워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너무 시끄러웠는지 아이가 깻나보다. 어느세 내 뒤에서 날 보고있다니.


"미안하구나 사린, 또 나때문에 깬거니?" 


막 일어난것처럼 보이는 사린은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아저씨 오후에 낮잠을 자서.." 


말끝을 흐리는걸 보니 아까 나때문에 깬게 확실하다. 아직 어린 아이인데..늘 그녀에게는 미안하고 또 고맙다. 


이 행성의 정복이 끝나고, 대다수의 연방 학자들이 이 행성의 주민들이 계몽되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데 최소 두 세대는 걸리리라 예상하였고 나 또한 그런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였다. 


내게 지옥을 맛보여준 이 끔찍한 세계를 떠나지않은건 해방직후 압제에 고통받던 주민들의 눈에서 희망의 불씨를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린의 존재가 매우 컸다. 


나와 베테랑들을 고문한 고문기술장의 딸. 연방군이 나를 미친 과학자의 조수들의 손아귀에서 구조하고 난 직후. 


다른 베테랑들과는 다르게 신체에 가해진 위해가 적었던 나는 곧바로 전투에 참가하여 고문기술장의 요새 공성전에 최선두 부대에 합류하여, 그 대머리 개자식의 머리에 총탄을 박아넣는데 성공했고. 거기서 찾은게 사린이었다. 


어린아이의 두 눈이 생기를 잃고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떠는 모습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 가 없었다.


연방 조사관이 사린을 검사할때 나는 이 작은 아이의 보호자를 자처했고, 사린이 모든 검사를 통과할때까지  연방 시민권자로서 아이의 임시 보호자로서 행세하였다.


사린이 마침내 모든 검사에서 통과하고 연방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을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대신해 기뻐해줬고, 군에서 나와 정착하여 정식으로 아이를 보살피기로 결정하였다.


이웃들은 과거 자신들을 공포로서 압제하던 지배층의 딸을 깨름칙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많았지만 연방 출신 이주민들인 내 친구들이 나와 함께 사린을 최대한 변호해주었고, 최고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심리치료를 받을수록 감정없어 보이던 사린도 점점 웃음을 되찾았었다. 


지금에 와서는, 거의 일반적인 아이들과 다른걸 느낄수도 없으니 정말 다행이었다. 


"시간이 늦었구나 사린아, 얼른 들어가서 다시 자렴."


말을 전달하고 물컵을 내려놓으려 뒤를 돌자 갑자기 뒤에서 껴안아왔다. 


"아저씨 왜 이리 잠을 못 주무세요..."


"아저씨 힘든거 보면 저도 힘들어요.." 


다시 몸을 돌리자 사린이 아래서 슬픈 눈빛을 하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제가 힘들때 아저씨가 버팀목이 되어주셨잖아요." 


그랬지 


"아저씨도 힘든일 있으시면 저한테 얘기좀 해주세요." 


... 


"혼자만 감내하시지 마시고요.." 


사린의 어른스러운 위로에 아까까지 느껴지던 온갖 가지 잡념,상념들이 다 날아가는 느낌이었고 사린이 대견하기도 하고 해서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알았다. 꼭 그럴게."


사린이 방으로 들어가고 난 침대에 앉아 시간을 보냈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눈이 감겨와 그대로 눈을 감고 머리속의 오든 잡념을 지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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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해보고 싶기는 한데 찍 안쌀지는 모르겠다 


맞춤법 지적좀 해줘 피드백할거 있으면 댓 달아주라


이게 ㄹㅇ필생의 역작 수준이니 너무 기대하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