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넛지라는 말을 알까
모 저명한 행동경제학자는 그의 저서, [넛지]에서 개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어
강압과 지시는 사람의 선택을 바꾸는 방법으로는 더이상 효과적이지 않아.
대신 약간의 미끼.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설계된 선택의 틀을 개인에게 제공하는 거지.
그 틀 속에서 개인은 끊임없이 헤매이다가
'스스로' 생각한, '스스로'를 위한, '스스로'가 가장 올바르다고 여긴 선택에 도달하게 되겠지
그러한 선택이 처음부터 유도된 것인지도 모르고 말이야
사람들이 지니는 선택의 자유를 박탈하지도 않으면서 결국에는 특정한 선택을 유도해낼 수 있는 덫.
그런 덫을 넛지라고 하는 거지

얀붕이는 모를 거야
자신의 삶, 자신의 모든 선택. 인생의 모든 과정들이 이러한 넛지 속에서 흘러간 계획의 산물이었음을.
물론 그 계획의 주모자는 얀순이었겠지
얀붕이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그리고 그런 사랑이 얀붕이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임을 바랐었기에
비록 유도된 선택이었다고는 하여도
유년기, 단순히 옆집에 산다는 이유로 소꿉친구가 된 얀붕이와 얀순이.
얀붕이에게 얀순이는 그저 우정의 대상이었지만 얀순이에게는 그렇지 않았지
사랑은 이성만으로 설명하기에 지나치게 복잡하고 미지의 것이라
얀순이가 얀붕이에게 지니는 감정은 그저 아이가 품는 연정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방대하고, 깊고, 지독하였음에도
이를 얀붕이나 얀순이의 부모님이 깨닫고 이해하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었지.
그렇게 얀순이의 얀붕이를 향한 병적인 사랑은 주변 어른들로부터 교정되지 못한 채,
유년기를 지나, 사춘기를 맞고 성인이 될 때까지 고름처럼 곯아만 갈 뿐이지. 괴질이 되어.
다행스럽게 그 성장의 과정에서 얀순이의 사랑이 특별한 사건을 일으키는 적은 없었어.
운이 좋게도 얀붕이와 얀순이는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었거든
심지어 대학 또한

아 씨바 소설 쓰는 형들 대체 이거 어케 씁니까
못 쓰겠어 뻐킹


존나 교묘하게 얀붕이 인생 선택지를 서서히 좁혀가서 끝내 자신을 '선택'하게 만드는

교활한 얀순이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