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얀데레 느낌이 거의 없음. 그리고 잔혹한 묘사도 있으니 싫어한다면 안 보는 걸 추천



어지럽다. 내장에다가 하수물을 가득 붓고 흔든 느낌이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기력도 없어, 오직 눈동자만을 굴릴 힘만 있을 뿐이다. 생각조차 뇌를 파먹는 기분이다.


새까만 방을 한줄기 빛이 퍼져 밝힌다. 오랜만에 보는 빛이라 그런가, 광선조차 내 눈을 유린한다. 눈을 감고 굴려 다시 뜨면, 한 인영이 빛을 등지고 서 있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그림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침과 콧물, 눈물이 사정없이 흘러내린다. 그림자에선 검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와 내 고막을 두드려 찢는다.


그림자가 다가온다. 두렵다. 눈물이 흘러나와 시야를 흐린다. 허파가 마구잡이로 움찔거리면 부러진 갈비뼈가 아려 더 많은 눈물밖에 나오지 못한다.


그림자가 앉는다. 그것이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분명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인데, 차갑다. 거칠다. 내 머리탈과 두피를 찢어 발긴다. 심장이 터져버릴 거 같다.


그림자는 내 머리를 들어 자신의 품에 넣는다. 블라우스에 뺨이 닿인다. 무섭다. 지금 이 행위들이, 그리고 이후에 이어질 과격하고 고통스러운 고문들이.


그것은 내 팔을 들어 혀로 핥는다. 소름이 끼쳐 땀구멍이 올라온다. 그것은 뭐가 그리도 기쁜지 후후 웃어대고는,


씨발씨발씨발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존나아파그만해제발


이런 내 침묵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그건 제 이를 진피가 드러날 정도로 밀어넣고는 뜯는다.


이 부분이 가장 두렵다. 그 전까진 극한의 고통이 세포 하나하나를 전기로 자극하다가, 그것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아무렇자도 않는다.


눈물젖은 눈으로 그것의 입가를 본다. 피부가 길게 늘어진 팔이었던 것이 목을 맨 사람처럼 매달려있다. 그건 혀로 빠짐없이 핥고는, 씹어 삼킨다. 황홀한 표정과 교성을 뿜으며 내 팔의 상처를 핥는다.


"이걸로, 네 팔도 내 일부가 됐어..♡ 다음엔," 그것은 감아있는 내 오른쪽 눈을 핥는다. "네 눈을 먹어줄게?♡"


그리고 그것은 그림자가 되어 문 밖으로 떠난다. 그것에게 침묵의 욕을 날린다.


난 비명을 지를 수 없다. 그것은 내 입과 혀조차 뜯어 먹었으니.



배신의 기억 쓰다 팔 안쪽이 간지러워서 20분만에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