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이 있으면 취한다."
살아온 지난 날동안 결코 꺾이지 않았던, 일종의...... 「독트린」이었다.
이 나라는 적어도 부유한 자에게는 있어 파라다이스와 같은 곳이었고...
운 좋게도, 내 부모라는 사람들은 피라미드의 정점에 서 있는 자들이었으니.
그것도 좆나 꼭대기에.
더군다나 그들은 나와 동류였고, 나를 가장 잘 공감해주는 참된 부모였다.
어느날 TV에서 반반한 얼굴을 가진 아이돌이 내 눈길을 끌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아버지, 저 왼쪽에서 세 번째 사람의 이목구비가 정말 훌륭합니다."
"취하고 싶으냐?"
"이목구비정도는 취할 수 있겠지요."
"그것만으로 충분하겠니?"
"과유불급입니다."
며칠 뒤 포르말린에 절여진 그 아이돌의 머리가 도착했다.
뉴스를 보니 지방으로 공연을 가던 아이돌 그룹의 차량이 유류수송차량과 충돌하고 모종의 이유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시체는 모두 조각나서 찾지 못할 지경이라고도 했다.
참으로 훌륭했다.
그 머리는 며칠 보니 질려버렸다.
그래서 소각로에 넣어버렸다.
위와 같은 다소 격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나는 원하는 것을 충분히 취할 수 있었다.
내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언변은 누구에게든 협조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그 덕에 내겐 사람이 많았다. 쓸데 없는 하이에나들은 잘라내고 쓸모가 있는 사람들로 내 주위를 채웠다.
그러던 어느날, 중학교 2학년의 때 늦은 시기에 첫사랑이 찾아왔다. 첫사랑이라 정의함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
그는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집안을 가진 평범한 남자였다. 성적도 평범했다.
다만 독특한 점은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보인다는 점이었다.
사실 그를 왜 사랑하는지는 모르겠다.
어느날 3학년 복도를 지나가던 와중 눈이 마주쳤는데, 그 순간 감정이 생겼을 뿐이다.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것은 철저하고 골치아픈 감성적 현상이라고 받아들였다.
어찌 됐든 나는 그를 사랑한다.
나는 그를 원한다,
고로 나는 그를 취한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취하지?
첫사랑의 목을 따 방부처리하는 취미는 없다.
자연스러운 연결과 발전이 필요하다. 감정의 교류가 필요하다.
호르몬에 취해 서로의 감정을 탐하다 결국 그 육신마저 탐하게 되는거다!
이런, 상상이 너무 또렷하다.
서랍에서 우머나이저Womanizer 좀 꺼내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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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사람이 할짓이 없으면 별짓을 하네ㅎ
이시간에 뭐하는 짓거리야
반응 좋으면 언젠간 이어서 쓰겠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