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여자의 방인 조그만한 방의 책상 위, 몇 개의 풍선 일러스트로 수놓아진 분홍빛 편지지에는 어떻게 보면 짧고, 어떻게 보면 길다고 할 만한 글이 쓰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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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우울증을 겪으며 하루하루를 고통속에서 살아가던 나의 손을 잡아주었을 때, 나는 정말 기뻤어요. 

마치 흑백영화 같던 내 인생에 갑자기 형형색색의 빛이 비춰진 느낌이랄까.


내일 보자고 환하게 웃으며 해주는 한마디, 점심시간에 만날때마다 건네는 인사 한 마디에도 내 심장이 얼마나 세게 뛰었는지 몰라요. 


그대를 만날 때마다 멈춰있던 내 시간은 시곗바늘이 나아가는 것을 막고 있던 커다란 돌덩이들을 밀고 전진하려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그대의 눈에 들기 위해 내 방을 새로 산 화장품으로 조금씩 채우고, 내 옷장을 새로운 옷으로 조금씩 채워나갈 때마다 달라진 내 모습을 봐줄 그대가 떠올라서 너무 행복했어요.


그대는 그동안 꾸미는 법을 몰랐던 내가 이상한 옷을 입더라도, 화장을 이상하게 하고 오더라도 늘 햇살보다 따스한 미소로 내 삶에 빛을 비춰줬어요.


평범하기 그지없던 생활은 잠시 뒷전에 내버려두고 그대 손을 붙잡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서로 웃고 떠들고 하던 시간은 얼마나 소중했는지 몰라요.

이제 그런 시간을 보낼 수는 없겠지만...

이 작은 편지지 안에 내 마음을 전부 담을 수 있을까요?


어느 날 그대가 나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주었을 때,

나는 그 씨발년을 죽여버리고 싶었어요.


난 이제야 그대를 만나 행복해졌는데, 왜 이 씨발년은 다시 나에게서 행복을 뺏어가려고 하는거죠?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대가 슬퍼할 생각에 차마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었어요.

편지지의 끝이 조금씩 다가오는것 같아요. 이렇게라도 내 마음을 전해볼래요.

알아요. 병신같은 거, 그렇지만 조금만 참고 읽어줘요



사랑했어요. 정말로, 이 편지지에 내 마음이 전부 담기지는 않겠지만, 정말 너무너무너무-사랑했어요. 

이렇게 연약해서 미안하고, 그대에게 큰 마음의 짐을 남기고 가는 걸까봐 더 미안해요. 사랑해요.

생각같아선, 이보다 훨씬 더 커다란 종이에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언젠가 그대를 다시 만날 날이 오겠죠. 

그때는 나에게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처럼 조용히 다가와줘요.

그다음에 나를 부드럽게 안아줘요.

마치 사랑하는 애인들처럼...

정말 너무너무너무 사—

(이후의 내용은 알 수 없다, 무색의 자국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빨간색 액체의 자국만이 번져버린 편지지의 끝자락 위를 덮고 있다.)


앵커:어젯밤 서울시 N모시기구 모 가정주택에서 10대 청소년 A양이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A양의 방 내부에서 발견된 유서와 흉기에 남은 지문을 토대로 A양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중1~고1(지금)까지 4년동안 짝사랑 하면서 든 생각인데

차라리 아무 접점도 없는 애를 짝사랑 한거였으면 그냥 얼른 잊을텐데 참 그게 좆같더라

나도 미친놈이지 학교 갈렸는데도 혼자서 짝사랑 처 하고있고

맨날 눈팅만 하다가 아다 뗀건데 평가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