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뭐? " 


" …… 어, 어? 아니야. 아무것도. " 



황급히 말을 돌려야만 했다. 

어디에 두었는지도 자각하지 못했던 시선이 격하게 요동쳤고, 다급히 화제를 바꾸려 했지만, 이미 늦어버린 듯 했다. 



" 요새 왜 그럴까. 자꾸 날 두고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다는 얘기처럼 들려. 그거 안 해줬으면 하는데. " 


" … 미안. " 


" 또, 또. 미안하다고 하는 거 보니 맞는 얘기였나봐? " 



날카로워진 눈매. 한없이 싸늘하게 나를 응시하던 그녀의 눈동자는 나를 관통할 것만 같았다. 


그녀에게는 들리지 않을 한숨이 절로 세어 나왔다. 

답답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액운과 붙잡혀 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마치 떼어 내고 싶어도 떼어낼 수 없는 존재마냥. 


알고 지낸 지는 10년. 연애를 시작한 지는 3년. 

솔직히 말해서, 학창 시절 때엔 마냥 좋았다. 

마치 나에 대해 전부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녀와 나는 잘 맞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 사소한 습관.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것. 


모든 것을 내게 맞춰주기라도 하듯이, 늘 웃으며 나를 대하는 모습이 좋아 먼저 고백했다. 

고백을 받아줬을 무렵엔, 조금 더 일찍 고백할 걸 하는 후회가 들었었다. 

흔히들 하는 착각 중 하나, 만일 고백했다가 실패하면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그 착각. 


그 모든 일련의 과거를 뒤덮고, 또 한번 후회라는 과거를, 아니 현재를 덮어야만 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걸까? 어디서부터? 


괜스레 머리가 아파졌다. 그제서야 어떤 상태인지도 몰랐던 내 표정이 그려져 한번 더 표정을 덧그렸다. 



" 놀러 갈까? 날씨도 좋은데. " 


" 응, 그럴까? 바닷가 어때? " 



또 한번 내가 틀렸다고 머릿속을 재정리했다. 

이렇게까지 날 바라봐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도대체 무슨 망언이냐고. 

내 자신이 한심했다. 어쩌면 무엇 하나는 포기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결코 무엇이 정답이고, 오답인지는 두 가지 모두 겪어보지 않는다면 영원히 알 수 없겠지. 


… 영원히. 









*** #4






" 전화 온 거 아니야? 안 받아도 괜찮아? " 


" 응? 아, 부모님일거야. 저녁만 먹고 들어간다고 했으니까… . " 



시끄럽게 울려대던 핸드폰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이윽고 고요해진 핸드폰 벨소리. 


다시금 그녀와의 대화로 선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선을 끊어버리듯 또 한 번의 벨소리가 들려온다. 



" … 미안, 잠깐 전화 좀 받고 올게. " 


" 응. 신경 쓰지 마. " 



자리에서 일어나 시끌벅적한 식당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전히 울리고 있던 벨소리의 발신자는 지역 번호로 시작되는 모르는 숫자였다. 


당연스레 부모님인 줄 알았건만, 천천히 화면을 슬라이드 해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 여보세요? " 


" 아 네, 여기…… . " 




부모님을 전부 잃기까지, 고작 10분 전의 일이었다. 






*** #5






" 어때? 여기는 마음에 들어? " 


" … 저기, 있잖아. 진짜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 " 


" 너, 당장 잘 곳은 있어? 당장 내일 어디서 뭘 하고, 뭘 먹고 살 건데? 지금 이 상황에서? " 


" … 그건 맞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내가 해결해야 할- " 


" 좋아하는 사람한테 이것도 못해줄까? " 


" …… . "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녀의 집이 잘 산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이 사는 것처럼 보였고, 본인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영향력은 늘 나에게도 닿고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대학생이라는 나이에 전세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는 이 광경이 허탈하기 그지없을 뿐이었다. 


이렇게까지 내게 모든 것을 쏟아부어 그녀가 얻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만한 가치가 도대체 어디에 있기에. 


이런 상황까지 마주해도 도망칠 곳 따윈 무엇 하나 없던 내가 미웠다.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거대한 해일에 떠밀리듯, 마치 이 모든 것이 운명이라는 듯이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세계는 흘러가고 있었다. 


환히 웃던 너에게, 결국 나는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이런 말밖에 건네주지 못하였다.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었기에. 






*** #6






" 꼭 일을 해야 해? 여기서 나랑 평생 이러고 지내도 괜찮은데. " 


" 응? 아니야, 그래도 일은 해야지. 언제 까지고 이렇게 지낼 수는 없으니까. 너한테 빚도 갚아야지. " 


" … 난 그거 빚이라고 생각 안하는데. " 



단정히 차려 입었던 옷가지는 그녀의 손길에 의해 곧장 벗겨지고 만다. 

이것으로 벌써 몇 번째일까. 


현관 앞, 그 몇 걸음 되지도 않던 거리를 두고, 나는 또 한번 그녀의 손길에 녹아내리듯 쓰러진다. 


괜찮은 걸까. 

이렇게 아무 이유도 없이 날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어도. 


정말 괜찮은 걸까. 

이대로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로 사랑만 받아도. 






*** #7






어느 날, 나는 네게 처음으로 물었다. 



" 있잖아. 이렇게 까지 날 좋아해주는 이유가 뭐야? " 


" … 네가 구해줬으니까. 평생 외톨이로 살 뻔한 나를, 평생 목적 없이 살아가야만 했던 내게 목적을 줬으니까. " 


" 풉, 그게 무슨 소리래. " 


" 나 농담하는 거 아니야. 네가 분명히 그랬어. 평생 함께해 주겠다고. 사랑한다고. 이제 너와 함께하는 세상이 내 전부인 걸. " 


" …… . " 


말 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저 너를 바라보며, 밥을 먹고 같이 tv를 보고, 잠을 자는 것이 일련의 분기점 이후로 내 인생의 전부였다. 

내가 지금 이렇게 평온히 지낼 수 있는 것도 분명 네 덕분이니까. 


난 행복하다고. 


배시시 웃으며 내 품으로 파고드는 그녀의 온기는 여느 때와 같이 따스했다. 

마치 언제까지고 붙어있던 것처럼 익숙한 것처럼. 




그런데, 내가 그런 말을 했던가? 






*** #8






"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 


"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행복할 수록 좋은 거야. 불행한 건 이제 싫어. " 


" … 너한테도 불행했던 때가 있구나. " 


" …… 엄청 길었지. 그러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우린 쭉 이러고 살아도 괜찮으니까. " 


" 그래? 근데, 너 요새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해서 살쪘어. 돼지. " 


" 뭐, 뭐? …… 안되겠다. 나가자. " 


" 잠깐만, 어딜, 어딜가는데? " 


" 따라와. 운동할 시간이야. 너도 요새 밤마다 예전같지가 않아. " 






*** #9






" 다녀왔… 어? " 


" 어디 갔다 이제와? " 


" …… 그, 어… 바람쐬러? " 


" 정장까지 입고? 바람을 쐬러? " 


" … 미안. 면접 보고 왔어. 나도 언제까지고 이렇게 살 순- " 



곧장 내 품에 몸을 내던지듯 안겨온 그녀 탓에 나는 뒤로 밀려 현관문에 등을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뭐가 그리도 서러웠는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처럼 서먹한 목소리를 흘리던 그녀. 



" 가지말란 말이야… 일같은거 안해도 되니까. 걱정했잖아… . " 



고작 몇 시간 집을 비웠을 뿐인데. 

평소에도 내가 혼자 외출하려던 것을 극도로 꺼리던 그녀에게 통보도 없이 나갔던 것은, 아무래도 큰 실수였던 것 같다. 


미안하다며, 그녀의 등을 토닥여 주면서도 서서히 머릿속은 의문으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어째서, 나를 이토록 통제하려고 하는 걸까.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한들,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고 한들. 

그것들이 한 명의 사람을 폐인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면 과연 그게 옳은 일일까. 


하지만 차마 의문을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날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너무나도 애처로워 보였기에. 






*** #10






" … 자? " 



내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던 그녀의 눈 앞으로 손을 휘적거렸다. 

아무 반응도 없던 그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최대한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움직이며 말이다. 


이렇게 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나 싶었다. 

아니, 이렇게 까지 날 통제하는 이유가 있나 싶었다. 


혼자서는 외출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것이, 어찌 이토록 사람을 답답하게 한단 말인가. 


더 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그녀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 

그럼에도 그녀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던 것엔, 그 모든 일련의 행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녀가 날 막아섰기에. 


그러니까, 이번에는 꼭 성공하고 싶었다. 


제발 들키지 않길 바라면서, 단 한번이라도 내 힘으로 무언가를 이뤄내고 싶어서. 






*** #11






" …… . " 


" …… 왜? " 



아무런 말도, 아무런 움직임도 할 수 없었다. 

단 한걸음만 남았을 뿐이었는데. 


딱 한 계단만 올라가면 끝이었는데. 



" 잠깐만, 얘기를 좀 들어봐. 응? " 


" … 야. 씨발놈아. 장난쳐? " 



분위기에 눌려, 나는 주머니에 숨겨둔 자그마한 물건 하나를 꺼내어 줄 행동조차 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마주한 그녀의 화난 얼굴. 아니, 화났다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도 모자란 그녀의 냉기서린 차갑기 그지없는 표정. 


몸이 굳어버렸다. 

덫에 걸린 생쥐처럼 이대로 죽어버리는 일만 남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서웠다. 


네가 생각하는 그 모든 것이 오해라고, 절대로 네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그 부정적인 것이 전부 틀렸다고 받아치고 싶었다. 

이런 내 맘을 알아주기를 바랬건만, 이해해 주지 않으면 그 무엇이라도 전달되지 않는다고 하던가. 

아무래도 그녀는 내 얘기를 들어줄 의사 따위는 없는 것 같았다. 




" 내가 뭘 못해줬는데? 질렸어? 이런 내가 싫어? 너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내가, 네가 없으면 금방이라도 불안해 죽을 것 같은 내가… 다른 년 향수 냄새에 찌들어 온 너를 문 앞에서 마주하면 도대체 뭐라고 해야해? 응? 제발 이젠 다시 하기 싫단말이야… . " 



" 그러니까, 이건 오해라니까. 할 말이 있어. " 




처음으로 그녀에게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해주고 싶었다. 

항상 너에게 받기만 한 것이 너무나도 미안하고, 고마웠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에게 할 수 있는 말을 지금 건네고 싶었다. 

이런 표정이 아니라, 해맑은 표정으로. 




마지막이기에 빛나는 말을. 







" 나랑 결혼해줄래? " 



















****** #1






" … 야, 쟤 이쁘지 않냐? 집에 돈도 많다는 것 같던데. " 


" 그러면 뭐하냐? 쟤한테 차인 애가 몇 명인데. " 


" 남자친구는 없다던데? 근데, 좋아하는 사람은 있대. " 


" 뭐 어디 자기랑 어울리는 돈 많은 잘생긴 남자라도 있나보네. " 


" 야야, 이쪽 쳐다보는데? " 


" … 오는데? " 






****** #9







" 그만하자. 너 예쁘고 돈 많은 건 알겠는데, 내가 물건도 아니고 왜 그렇게 다루는 건데? " 


" …… 벌써… 여섯 번째. " 












********** #1






" 우리, 사귈래? " 


" … 어, 어? 우리 오늘 처음 봤는데? " 


" … 앞으로도 계속 볼 거니까. 보고 싶으니까. " 


" …… . " 













********** #21






" …… 있잖아. 나 할 말 있는데. " 


" 응? 뭔데? " 


" 우리. 결혼하자. " 


" …… . " 



찰랑거리는 파도 소리만 가득한 모래사장. 


등 뒤로는 띄엄띄엄 보이는 별빛과도 같은 불빛들. 


그리고 그 한 켠을 메꾸고 있는 폭죽의 잔상. 


더없이 아름다운 광경을 배경으로, 여느 때보다 아름다웠던 너를 눈 앞에 두고, 떨리는 마음을 애써 숨기려 애썼다. 

그럼에도 어째서 일까. 너와 마주잡은 내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는 것은. 


그리고. 




" … 드디어… . " 






" 드디어, 말해줬네. " 






눈가에 자그맣게 맺혀있던 눈물은, 원래 제 자리를 찾아가듯 턱선을 타고 흘러 내려간다. 



내가 너무 늦었던 걸까. 

얼마나 기다렸던 걸까, 그녀가 이토록 밝게 웃은 적이 있던가. 



떨리던 손과, 이대로 고장나 버리는 건 아닐지 걱정될 만큼 요동치던 심장. 


그 모든 떨림은, 네 입술이 내게 맞닿음과 동시에 멎었다. 




너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왠지 모르게 너와는 평생을 같이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중요한 과정 중 하나를 넘어섰다. 



어쩔 땐 티격태격 싸우고, 


시무룩해 있는 네 모습이 괜스레 귀여워서 먼저 사과를 건네고, 


또 어쩔 때는 네가 먼저 미안하다며 살포시 내 품에 안기고, 


열심히 아르바이트 한 돈을 모아 서로에게 소박한 선물을 건네고, 


뭐가 그리도 좋은지 같이 이곳 저곳 걷기만 해도 즐겁고, 


가끔 부끄러워 하면서도 사랑한다고 속삭여 주는 네 모습이 너무 좋아서. 



그저 너와 함께하고 싶었다. 

그저 네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저 네 곁에 있고 싶었다. 





좋아요. 라는, 어색히 내뱉은 그녀의 수줍은 한 마디에 멈춰있는 것만 같던 우리의 시간은 다시금 흘러가기 시작했다. 








마치, 고장난 괘종시계의 시침이 움직이듯이 말이다. 













* #0


… 죽고 싶어. 


왜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는 건데? 

왜, 왜 나는 이 시간을 계속 반복해야만 하는 건데? 

제발, 제발… 날 평범히 죽게 해달란 말이야… . 





** #2


웃기는 얘기야. 

돈만 있으면 전부 다 바꿀 수 있다는 게. 


… 그래도, 언젠가는 질리겠지. 매번 똑같은 인생이잖아. 다시 나 혼자서, 그리고 처음부터 나 혼자서. 





** #6 


얘는 도대체 뭘까? 


나에 대해서 알고 있기는 한 걸까? 

지금의 나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나라는 걸? 


… 사랑이란건 이런 거구나. 


다네. 지독할 정도로. 





** #9


영원히, 널 사랑할 수 있을까. 

영원히, 네가 날 사랑할 수 있을까. 


이 달콤함이, 언젠가 쓴맛으로 바뀐다면… . 


아. 





** #11


저주가 아니야. 


영원히 이 시간을 반복해야 하는 것은, 절대로 저주가 아니야. 


이렇게, 너와 함께할 수 있으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사랑을 말할 수 있으니까. 





** # 13 


… 가족이 뭐길래. 

난 가족의 사랑 따위 받아본 적도 없는데. 

내 곁엔 가족조차도 없는데. 


왜, 왜, 사랑한다고 해 놓고선… 아, 가족이라는 게 그런 걸까… . 


잘, 모르겠네. 





** #18 


… 질려버린 걸까. 


평생 함께 해 주겠다고 해 놓고선. 

… 뭐가 잘못된 걸까? 


아직, 아직… 내가 사랑이 서툴러서 그런 거겠지. 


그럼, 다시 시작하면… . 





*** #1


… 의외로 기네. 

이 지옥 같은 시간이 지나면… 몇 년만 더 지나면 널 볼 수 있어. 

실패하면 안돼. 


그러려면 우선 계획부터 짜야겠지. 





*** #4


실수일까? 

아니, 아니야. 아닐 거야. 


이젠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 테니, 괜찮을 거야. 


… 괜찮아.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 #9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닌데. 


분명히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이런 건데. 

가지 말아줘. 제발. 

난 너밖에 없단 말이야. 


널 위해서 몇 년, 몇 십년을 반복하고 있단 말이야. 


제발, 내가 다시 시작하지 않게 해줘. 





*** #11


거짓말


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





***** #16


…… 아니야 이게. 

조금 더, 조금만 더. 





****** #9


차라리 빨리 끝나서 다행이야. 


… 다시. 





********** #21


너는 알까. 


같은 시간 속에서 몇 십년 동안, 10번이라는 시간을 반복해온 내게 처음으로 말해준 것을. 


행복하네. 


… 너무. 



있잖아. 난 네가 없으면 더 이상 안될 것 같아. 






















********************************************************************************************* #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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