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붕이와 얀순이는 소꿉친구


얀순이는 어렸을때 얀붕이가 말해준 

"난 크면 얀순이랑 결혼할거야"

라는 말을 잊지못하고 항상 얀붕이 곁을 지키고 있었다.

얀붕이는 솔직히 말하면 별볼일 없는 평범한 아이였다. 얀순이에게만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사랑스럽게 보일 뿐.

덕분에 여자들이 얀붕이에게 대쉬할 이유도 크게 없으니 얀순이는 경쟁자 하나 없는 기다리기만 하면 이기는 게임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지.



평범했던 얀붕이와 얀순이에게 변화가 온건 고2때였다.

사춘기가 늦게 온건지 뭔지 얀붕이의 키가 갑자기 크기 시작해 182를 찍고 커진 키에서 나오는 자신감을 발판삼아 자신의 외모를 가꾸기 시작했고 그렇게 제법 봐줄만한 모습이 된 얀붕이에게 같은 반 여자애들이 하나둘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쉬는 시간, 같은반 여자애가 얀붕이에게 자기 번호를 주었다.

마침 얀붕이에게 빌린 교과서를 돌려주러 온 얀순이도 그 광경을 보았다.

그 때 얀순이의 안에서 한번도 느껴본적 없던 감정이 피어올랐다.


'저 년은 뭐지?'

'얀붕이는 내껀데?'

'얀붕이는 왜 웃고있는거지?'

'뭐지? 대체 뭐지?'


일어날거라곤 생각도 못했던 일에 사고가 정지된 얀순이는 일단 초점없는 눈으로 자기반으로 돌아갔다.



소꿉친구 버프로 어렸을때부터 등하교는 항상 같이 했던 얀붕이와 얀순이, 하교길에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여러가지 질문들을 했다.

반에서 자주 여자애들이 말을 거는지, 번호는 몇명이랑 교환했는지, 혹시 그중에 끌리는 애는 있냐던지...

번호는 세명정도 교환해갔 끌리는 애는 아직은 없다는 얀붕이의 대답에 얀순이는 배알이 뒤틀렸지만 일단은 참았다.  

본인이 당장 할수있는건 없었기 때문에.


납치? 빽도 없고 재력도 없는 고2 얀순이가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살인? 피는 무섭다. 처리하기는 더더욱 힘들고. 납치보다도 힘들걸.


얀데레하면 딱 떠오르는 계획을 하나도 할수없던 평범한 청소년 쫄보 얀순이의 계획은 자신과 얀붕이의 사랑을 모두에게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얀붕이와 가장 오랫동안 지낸건 자신이다.  얀붕이는 어렸을적 나에게 결혼 약속까지 해줬다.  

그 둘의 사이를 모두에게 보여주면 알아서 단념하지 않겠냐는, 피 한방울 보지 않고 끝내겠다는 비둘기 얀데레스러운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얀순이는 쉬는시간마다 얀붕이의 반으로 달려와 일부러 모두가 볼수있게 얀붕이에게 안기고 큰소리로 떠들었다.

어렸을때부터 우리는 볼거 못볼거 다 본사이였다느니, 얀붕이는 어렸을때 나에게 결혼약속을 해줬다느니, 얀붕이와 가장 오랫동안 같이 지낸건 자기였다느니...


그래, 얀순이는 과시하고 있었다.  자기와 얀붕이의 사이를.




얀순이는 초조했다.

그렇게까지 자기와 얀붕이의 사이를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는데도 얀붕이의 태도는 미적지근하다.

주변의 모두가 자신을 비웃는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왜?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반이었으면 좋았을탠데.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얀순이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학생일뿐, 학교 전산부를 조작하거나 돈으로 매수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결국 얀순이가 할수 있었던 최선은 종이 울리자마자 얀붕이의 반으로 달려가 얀붕이에게 안기는것 뿐이었다.

요즘은 수업종이 울리고나서야 자기의 반으로 돌아가 선생님들에게 혼나기 일쑤였다.


그래도 뚝심을 가지고 굳세게 밀고나가는 얀순이, 이렇게 한 두달 정도 하니 슬슬 얀붕이의 반 친구들도 얀순이가 올때마다 "얀붕아 마누라 왔다" 라며 얀붕이를 불러주는 상황까지 오니 얀순이는 이 결과가 썩 만족스러웠다.

이제 본인과 얀붕이의 사이를 확정지어줄 단 한방이 필요할뿐이었다.



마침 얀순이가 얀붕이반의 명물이 된 후 그 둘은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지금이야말로 얀순이의 한방이 터질 때, 얀순이는 내년 여름에는 다들 고3이라 놀고 싶어도 못노니 이번 여름을 즐겨야 한다며 얀붕이를 설득했다.

마침 자기네 이모가 가까운데에서 펜션을 하신다며 얀붕이네 반 애들도 몇명 데려가자고 하니 얀붕이도 흔쾌히 수락했다.

그러면서 얀순이는 얀붕이와 번호를 교환한 여자애들 세명도 꼭 불러서 같이 가자고 얘기를 하는게 아닌가.

얀붕이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이런 러브코미디 만화 같은일이 나에게도? 어쩌면 내 인생, 조금 피곤해질지도...?'

라는 비틱 망상질이나 하고 있었다.



막상 당일이 되어 펜션에 가니 얀붕이와 얀순이, 그리고 얀붕이의 번호를 따간 세 여자애들만 온게 아닌가.

얀붕이가 불렀던 얀붕이의 친구들은 얀순이가 자신의 2달치 용돈을 다 쥐어주고 피씨방에 가서 호화롭게 놀라고 미리 매수를 했던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인지 벙쪘지만 기왕 온거 놀다 가자는 얀순이의 말에는 동의해 다들 방에 들어가 짐을 풀기로 했다.

그렇게 얀붕이가 남자방에 들어가 짐을 풀던도중 얀순이가 갑자기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얀붕아 뭐해? 난 짐을 이미 다 풀어놔서 할것도 없길래 얀붕이가 뭐하는지 궁금해서 와봤어"


"빨리도 풀었네. 너도 봤지만 내가 짐을 좀 많이 싸왔잖아ㅏㅏㅏ아아가각아악"


얀순이를 뒤에두고 다시 자기 짐을 풀던 얀붕이의 뒷목에 날카로운 고통이 엄습했다.

풀던 짐 위로 그대로 쓰러진 얀붕이, 의식을 잃기전 고개를 돌린 얀붕이가 본건 전기충격기를 들고 

'저질러 버렸다♡'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얀순이었다.

'전기충격기, 얀순이가 갑자기 왜?' 를 마지막으로 얀붕이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깨어난 얀붕이는 자신이 침대에 묶여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어 그것도 불가능했다.

소리지르는걸 단념하고 주변을 둘러보던 얀붕이, 자신의 머리맡에는 여자애들이 묶여있고 자신의 앞에는 나신의 얀순이가 서있었다.


"우리 얀붕이 일어났네? 자는 모습도 너무 귀엽더라"


얀붕이가 아직도 상황파악을 덜 해 멍때리고 있던 사이 얀순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얀붕아, 나 너무 불안했어..." 

"어렸을때 나하고 결혼한다고 했었잖아. 근데 자꾸 다른 여자애들한테 관심주는게 너무 슬펐어."

"그래서 나 결심했어. 얘네들에게 우리의 사랑을 보여주기로"


그 말을 끝으로 얀순이는 묶어둔 여자애들의 뺨을 차례대로 후려쳤다.

'얀붕이를 가로채가려고 한 개같은 년들!' 하면서 감정을 듬뿍 실어 친게 참 아파보였다.

여자애들을 다 깨운 얀순이는 겁에질린 여자애들을 무시하고 다시 얀붕이에게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 쳐했어도 사춘기 남자아이는 남자아이다. 

얀붕이가 본 얀순이의 나신은 처음 본 가족이 아닌 이성의 몸, 얀붕이의 쥬지는 본능을 거스르지 못하고 빳빳하게 서버렸다.

얀붕이의 쥬지가 서버린걸 본 얀순이는 얼마나 황홀했는지 자신의 손을 사타구니에 갖다대고 몸을 연신 배배꼬다 얀붕이의 위에 올라타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여자애들에게 일부러 들으라는듯이 커다란 교성을 질러대면서, 입에 담지도 못할 추잡하고 상스러운 단어들을 내뱉으면서.



그래, 얀순이는 과시하고 있었다. 자기와 얀붕이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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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글이 베라까지 가서 기부니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