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ㅇㅇ

작성일: 2024-xx-xx 03:xx:xx



평소처럼 알바끝나고 집에 와서 소설쓰려다 급현타와서 글써봄



본인은 원래 먹고 자고 싸는 생리활동과 생계비를 벌기 위한 알바시간을 제외하면 맨날 얀챈만 붙들며 사는 잉여같은 사람임



얀챈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당연한 거지만 얀데레라는 소재를 알게 되어서지



집에서 멍때리면서 애니보는데 웬 미치광이 여자애가 남자애한테 사이코패스마냥 집착하길래 뭔가 하고 찾아봄



알고보니 얀데레라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질병같은 그런 거라고 나오더라



뭔가 딱 봐도 어둡고 마이너해보이는 장르라 처음엔 좀 거부감이 들긴 했지만



왠지 모르게 좀 끌리기도 하고 흥미가 가는 장르였음



솔직히 이거 읽는 너네도 인정할거임



어딘가 이상한 미친년이지만 그래도 이 연애하기 힘든 세상에서 부족하고 비천한 나라는 존재 하나만을바라봐주고 사랑해주는 어여쁜 여자?



이거 솔직히 오히려 좋고 오히려 환영이거든



얀데레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인터넷에다가 얀데레 관련 매체들을 찾아보게 됨



얀데레 일러스트, 얀데레 캐릭터, 얀데레 애니, 얀데레 만화 등등



그렇게 대학강의랑 알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취미생활마냥 얀데레를 검색해보기 시작했지



그러던 도중 하루는 얀데레 소설을 읽다가 이 소설이 어디서 왔는가 해서 보니 이 얀데레 채널이란 곳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됨



이때부터 나도 한 명의 얀챈 유저로서 매일 얀챈에 접속하기 시작했지



얀데레에 대해 서로 떠들고, 망상도 해보고, 소설을 쓰거나 읽어보는 등



얀데레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여기만한 곳이 없더라



그러다가 나도 남들처럼 꼴리는 내용의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어느순간부터 내가 이 챈에 작성한 소설만 수백개가 넘어갔더라고



내가 구상한 신박할 거 같거나 재밌을 거 같은 내용을 커뮤니티에 올리고, 그걸 보고 유저들이 좋아해주는 그 맛이 너무 좋더라고



그렇게 하루하루 삶의 낙이 될 무언가가 평생 있을 것만 같았음



하지만, 무언가 뇌리에 스치더라



오늘도 이전과 다름없이 개쩌는 주제가 생각났다면서 메모장에 적어둔 내용들을 챈에 업로드하려던 순간



문득 어떤 사실이 하나 떠오르더라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지? 이런 그녀는 절대로 나에게 생기지 않을텐데"




작성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이 문장이 머릿속에서 나오질 않았음



그래서 적어둔 내용 전부 지우고 지금 이렇게 챈에 하소연 글 올리는거임



아무리 우리가 늘 '~~한 얀순이가 ~~해서 ~~했음 좋겠다' 라고 외치면 뭐해?



그녀는 그저 어느 커뮤니티의 하나의 망상소설의 인물로 남아있을뿐



실제로 내가 구상한 그녀는 절대로 나한테 찾아올 일 따위는 없을텐데



솔직히 인정하기 싫지만, 맞는 사실이지 않아?



이런 사실 때문에 요즘 글도 덜 올리게 되기도 하고



앓고 있던 우울증도 훨씬 더 심해진 거 같음



이젠 얀데레라는 주제에 빠져 산다는 거에 의심까지 들더라



이런다고 정말 행복하고 좋은 게 맞는지



늘 어디서든 붙어다니면서 주변 여학생들이 자기 남자한테 다가오지 못하도록 경계하고 제거하고 다니는 같은 반 여학생 얀데레



인적이 드문 마법사탑에 찾아온 나그네에게 반해 그를 탑의 비밀의 방 안에 가두고 약물조교하는 마법사 얀데레



대중 앞에서는 명예로운 기사인척 연기하지만 뒤에서는 애정결핍 때문에 온갖 구애행동을 하다가 결국 힘으로 찍어누르고는 성욕을 해소하는 기사 얀데레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퇴근하고 돌아온 집사의 품을 껴안아보니 낯선 년의 냄새가 나자 자기 냄새를 묻혀야 한다는 명목으로 밤새 그에게 들러붙는 고양이 얀데레



자신에게 오면 원하는 건 모든지 들어준다고 제안하지고 만약 거절할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사회적으로 매장할 거라 협박하는 재벌 얀데레 등



다양한 유형의 얀데레를 꿈꿔보지만 그런 그녀들이 내게 와준 적이 없으니



이젠 이러는 거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다



지금 내가 뭐라고 씨부리고 말을 제대로 나열하는지도 모르겠지만



한 번,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내일은 진짜로 나만을 바라봐주는 얀데레가 와줬으면 좋겠음



적어도 오늘밤 꿈에라도 나타나 같이 즐겁게 놀면 좋을텐데



이렇게 하소연 글 올리면 뭐하냐



이런다고 진짜로 와주는 것도 아닌데



글 마무리하고 씻고 잠이나 잘랜다













이후 필자는 잠에 들었고



일어나보니 자신이 작성한 소설에 들어가버렸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쓴 수백 개의 소설에 빙의되어 여러 얀데레들을 마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