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업을 하다가 쓰러졌다. 


신기하게도 의식은 끊기지 않았고, 몸이 붕 뜬 느낌이 계속됐다.


"..."


부유감이 사라지고 어딘가엔 안착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땐,

눈을 떠보니 낯선 곳에 와있었다.


심플하지만 복잡한 디테일로 멋을 살린 천장.


내가 입었던 작업복 따위보다 부드럽고 편안한 잠옷과 이불.


천장은 계속 보게되는 매력이 있었고, 옷과 이불이 나를 포근하게 옳아메어 몇 분간은 계속 천장을 응시했다.


"...그대여, 들리는가?"


시야 한구석에서 희고 고운 손이 불쑥 튀어나왔다. 아마

나를 계속 부른 목소리의 주인 같았다.


손은 내 시야를 가득 메우려다가도, 주변의 만류 때문에 그리 하질 못하고 있었다. 


내 시야에 사람이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왠지 그런 모양새 같았다.


고개가 손 쪽으로 기울어진다. 누군가가 부르면 개처럼 반응

해야 했던 회사원 시절의 습관이 내 몸을 움직였다.


천장이 벽으로 이어지고, 벽은 곧 어떤 미인을 담는 캔버스로

변했다. 


지금의 시야에 익숙하지 않음에도 그녀는 미인인 걸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손과 목소리가 미인이라고 넌지시 알려줬다.


점차 시야에 적응하여 그녀의 얼굴을 온전히 보게 되는 짧은

순간은 마치 서양 미술사 발달의 흐름을 둘러보는 것 같았다.


흐릿한 실루엣에서 면이 구분되고 끝으로는 완연한 형태를

인식하기 까지, 내 눈앞의 미인은 매 순간마다 '아름답다.' 라는 감상을 남겼다.


어느 한 곳 모난 부분이 없는 완벽한 미인. 완벽함과 대칭감에서 오는 이질감 마저도 형언할 수 없는 매력으로 느껴지는

미인.


그렇게 몇여 분, 이제는 내 눈에 확연히 인식되는 달빛을 머금은 은발에 현혹되고 호박빛 눈동자에 빠져있노라면.


"그대여. 괜찮은가."


그녀가 아주 조금, 붉은 입술을 달싹여 내 상태를 물었다.

나는 그제서야 눈앞의 미인에게 다소 무례한 행동을 한 걸 깨달았다.


가슴 한 구석이 양심에 찔려 무엇이라도 말하려 했건만, 내 입은 그 틈을 벌리기만 할 뿐 아무 것도 내뱉을 수 없었다.

기묘한 부유감이 아직 몸에 남아있었나 보다.


눈앞의 미인은 내 의도를 읽었는지 아주 옅은 웃음을 머금었다. 내 손을 그녀의 고운 손으로 감싸더니 아직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다소 충격적인 말을 꺼냈다.


"짐의 반려가 깨어났으니 경사가 아니면 무엇이겠느냐.

돌아온걸 환영한다, 그대여."


어라.


내가 한 것이라곤 고개를 돌리고 입을 움직인 것 밖에 없는데 갑자기 방 안이 환희에 물들었다. 


내 손등을 쓰다듬는 그녀 뒤편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자기들끼리 자축하고 있었다. 그들은 줄곧 침묵을 유지하고 병풍처럼 있어서 방의 벽이 요동치는 인상이었다.


왠지, 절대로 와서는 안될 곳으로 끌려온 것 같다.



<황제의 남편으로 환생했다.>



내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미인은 제국의 황제였다. 자칭

이 아닌가 했던 내 의심은 그녀가 정원으로 데려가자 말끔히

사라졌다.


황궁이라는 건물 한켠에 마련된 정원은 아주 거대한 발코니

의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밤에 피는 꽃과 화사한 풀로 가꿔진 화단에 정자와 온천까지 마련되어, 감히 정원이라 부를 수가 없었다.


통행로는 검은 석재 타일로 구성됐고, 하얀 자갈로 잡초가 자라 레이아웃을 망치는걸 방지했다. 이것이 묘하게 내 취향이라 정원을 말없이 바라봤다.


그런 나의 눈에 들어온 건 정원에서 내려보는 야경이었다.


잘 가꿔진 초목을 액자삼아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야경은

내가 정말 이세계에 왔음을 실감시켜 주었다.


출처 미상의 조명들이 황궁 주변을 밝히고 있던 덕분에, 나는 웅장한 건물들이 지평선 끝까지 들어찬걸 여실히 실감했다.


흔한 판타지물에서 접할 법한 여러 서양 사조들이 뒤섞인

건축 양식이 넓직한 대로에 일정한 규칙을 따라 펼쳐진 모습은 곧 내 옆의 미인이 황제임을 반증했다.


황제의 좌에 앉지 아니하고선 그 누가 이런 풍경을 일구고

그 위에 서겠는가. 


황제는 그런 내 모습이 썩 마음에 든 눈치였다. 막 깨어난 환자에 대한 호의일까, 그녀는 침묵을 지킬 뿐더러 내가 멋대로

돌아다녀도 옆을 지켰다.


"이제야 여가 황제임을 깨달은 모양이구나."


"...이토록 밤에도 밝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위치를

황제가 아니면 누가 점하겠습니까."


"? 그대는 아닌 것이냐? 여의 남편인데도?"


황제는 내 말이 석연찮았는지 나에 대한 호칭을 늘어놓으며

나를 띄워올렸다. 용 제국의 부군, 황제의 동반자, 용의 유일한 이해자 등 하나같이 낯부끄러운 수식들 뿐이었다.


무안함을 감추지 못해 뒷목을 부여잡는 내 모습도 황제는

사랑스럽다는 듯 쳐다봤다. 


그녀에겐 혼수상태였던 남편이 다시 깨어나 걷고 있는 것이라 그렇겠지만,


나에게는 생면부지의 매우 높으신 분이 꿀 떨어지게 바라보는 거라 부담스러울 따름이었다.


이 침묵을 어찌할지 모를 차, 서늘한 밤바람이 꽃을 쓰다듬자 황제가 운을 뗐다.


"벌써 시간이 이리 지났군. 간만에 식사라도 하는 건 어떤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황제와의 저녁은 황궁에 근무하는 이들의 식당에서 가졌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황궁 내에서 수수한 인테리어로 지어진

몇 곳으로, 궁의 분위기에 절로 압도되는 날 위한 배려였다.


식사도 오랜 시간 혼수상태였던 내 상태를 고려하여 따뜻한 스프와 샐러드 등 가벼운 음식 위주로 상에 올라왔다.


으깬 감자와 로스트 비프 등, 소화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음식들도 모두 부드럽고 맛있었다.


정말 다행히도, 이 세계의 식사 예법은 내가 있던 곳과 크게

다르진 않아보였다. 포크와 나이프를 쥐는 법이 똑같았다.


황제는 나와 같은 음식을 먹으며 앞으로 내가 할 일들에 대해

알려줬다.


회의에 참석하되 자리만 지키는 것, 본인이 분류한 서류의

결재 보조, 임명식 참여 등 정말 간단한 일들이었다.


식사가 얼추 끝나자 황제가 일어났다. 그녀는 마저 남은 잔업을 하고 취침 준비를 하는 동안 주치의를 보러 가라고 했다.


식사도 내 입장을 고려하고 전속 의사까지 배정하다니...

내 인생에서 가장 과분한 대우를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는 수행원의 안내를 받아 주치의를 찾아갔다. 그녀는

문 앞에서 넓직한 복도를 혼자 지켰다.


주치의는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정확히는, 내가 막 깨어났을때 황제 뒤에서 환호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맥박과 동공의 수축 등 간단한 검사를 마친 후, 그가 대뜸 목소리를 낮췄다.


"죄송합니다."


"..네?"


십여명의 사람들이 불쑥 나타났다. 마도구 따위로 보이는 

넓직한 판을 창문과 문에 눕히고 주치의 옆에 도열했다.


"이렇게 먼 곳으로 부르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입니다."


내 입이 경악으로 벌어졌다. 붕 뜬 느낌과 과로로 쓰러졌다는질문이 그의 턱을 무겁게 끄덕였다.


"황제는 미쳤습니다. 정복 사업을 한다며 주변국을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대신들을 숙청하고 궁을 휘어잡더군요."


"그녀는 폭군입니다."


나한테는 살갑게 대해주던데? 라는 눈빛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럴땐 섣불리 입을 열기보단 침묵하는게 상책이었다.


"황제에게 암시 마법을 걸었기 때문이죠."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선생님은 황제의 고삐입니다. 여기서도 피로 역사에 이름을 쓴 폭군들에겐 마음을 연 상대는 있기 마련이었거든요."


"선생님을 납치하듯 불러온 것에 대해선 깊이 사과드립니다. 마법이 아직 완전하지 않아서 말입니다. 황제는 부군인 선생님의 말은 경청할 겁니다."


"황제는 31일 후 선전포고를 할 생각 입니다. 부디, 그녀의

선전포고를 막아주십시오..."


"그 기습도 아닌데 왜들 그러십니까? 뭐 핵이라도 쏜답니까?"


이런, 갑작스런 상황 전개에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할 단어를

꺼내버렸다. 주치의는 잠시 턱을 짚고있다가 입을 열었다.


"...맥락상 선생님쪽 세계의 대량 살상 병기 같군요. 온 대륙이 불의 장벽에 횝쓸릴 겁니다."


"아까 황제가 선생님을 무엇으로 부르셨는지 기억 나십니까?"


용 제국의 부군, 용의 유일한 이해자 등 '용'이 들어가는 수식이었다.


"황제는 제국의 지배자인 동시에 용 군락의 우두머리 입니다.

제국의 근간인 용들을 부릴 수 있죠."


"선전포고문에 황제의 서명이 들어가면... 용들을 내세워 개전 수 시간만에 주변국을 불태우기 시작할 것입니다."


주치의는 다소 섬찟한 눈치로 나를 전이한 당위성을 설파했다. 요컨대, 내가 황제의 마지막 양심이 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주변국이 불타든 말든 나랑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나는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므로 그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


주치의에게 왜 하필 나냐고 물으니, 그들이 황제에게 건 암시

마법은 다른 세계의 존재에게 더 효력이 좋다고 한다.


이 세계의 사람을 대상으로 암시를 걸면 금방 깨지고 만다는 것.


주치의는 황제를 잘 구슬려서 전쟁 방지를 도와주면 집으로

돌려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만, 생면부지의 남을 (그것도 제왕학을 배운!) 설득하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방을 나섰다.



###



어느새 어둠이 얇게 드리운 복도를 등 하나로 지피던 수행원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과연, 왜 이토록 거대한 궁궐에 사람이 적은지 조금은 이해가 갔다. 내 와이프가 궁을 휘어잡으며 여럿 보내버린 듯 했다.


나는 배웅하는 수행원을 뒤로하고 황제의 침소에 들어섰다.

어둑한 복도를 혼자 헤쳐나가야 하는 그녀가 조금은 안타까웠다.


"왔느냐."


"예, 뭐 주치의가 큰 이상은 없다네요."


"흐음... 너무 격식을 갖추는거 아니냐? 그대와의 결혼에는

일말의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 누가보면 부부가 아니라 군신의 관계인 줄 알겠구나."


황제는 그리 말하며 자기 옆을 가볍게 두드렸다. 검은 네글리제와 가디건이 창틈으로 흘러나온 밤바람에 넘실거리는 은발과 어우러졌다.


미인이 오라고 한다면 냉큼 가는게 예의지.


황제의 옆에 다가가니 샴푸향이 났고 아주 약간의 열기도 느껴졌다. 그녀의 피부에서 새어나오는 열기가 그녀의 옷을 살짝 젖게 하여, 가뜩이나 시스루 재질인 천이 더 투명해졌다.


그녀는 고고한 용모와 더불어 폭력적인 몸을 지닌 여성이었다.


키는 나보다 조금 더 컸고 (내 키가 대한민국 평균에 가까스로 닿는 걸 감안해도) 다리는 긴 반면, 얼굴은 갸름하고 작아서 어지간한 모델도 평범하게 보일 비율이었다.


"그러고 보니, 여의 몸을 이리 가까이서 보는건 오랜만이겠지. 좋다, 그대의 성에 찰만큼 감상해도 좋으니라."


라고 말하는 건 역시 암시 마법의 영향이리라. 대상을 향해 무조건적인 수용과 긍정을 보이게 하는 마법에 경악하면서도, 내 본능은 황제의 몸을 훑고 있었다.


황제의 몸이 폭력적인 이유는 그녀의 가슴과 엉덩이에 기인했다. 가슴은 매우 풍만하여 트롤같은 소형 거인쯤은 되어야 손으로 겨우 다 잡을 수 있을 크기였다.


엉덩이는 골반과 어우러져 넉넉하다 못해 꽤나 긴 너비를

자랑했다. 그 아래로는 탄탄하고 두꺼운 허벅지가 흘러내려

몸의 실루엣의 조화를 이뤘다.


종합하자면, 모델같은 비율과 얇은 몸에 가히 절정에 다다른

가슴과 넓다란 하체가 어우러졌다. 그 육체미가 너무나도 뛰어나 빼어난 점만 모은 비현실적인 이질감마저 지워버렸다.


이런 용모를 갖춘 황제와 그녀의 침소라는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얼굴을 가까이 하니, 나는 저절로 침을 삼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와 황제 주변에 넘실거리는 적막이 꿀꺽 하며 침을 삼키는

소리에 금이 갔다.


곡을 연주하다 음이 어긋난 어색함이랄까. 나는 목이 갑자기 타들어갔고, 테이블에서 찬물을 마셔서 겨우 달랠 수 있었다.


황제는 그런 내가 재밌다는 듯 쿡쿡 웃어보였다.


"그대는 나를 어떻게 부르고 싶지?"


전하나 폐하 등의 극존칭을 물으니 단칼에 거절당했다.

그렇게 대하는 사람만 수백 수천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 여보는 어떤가요? 뭔가 이상하긴 한데."


"이상하지 않고 말고. 그대는 잊었겠지만 결혼한지 적잖은

시간이 지났느니라. 오랜 부부 사이에 여보란 말이 이상하지

않을리가 없지."


내가 조심스레 '여보'라 말하자 황제는 더 부드러워진 어조의 '그대'로 화답했다.


다 큰 어른 둘이서 호칭 하나에 이리 진을 빼는게 참으로 깨가 떨어졌다. 누군가는 훈훈하다고 하겠으나 그 이면에는 

주치의가 건 암시 마법이 있으니 뒤가 가렵기도 했다.


황제는 내게 원하는 것이 있어보였지만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처음 만난 이성과 몸을 겹치는 건 극구 사양이었다. 설령

상대가 괜찮다 해도 그것의 근간이 자의가 아닌 한.


"...아직 그대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할 테니... 그대 말이 옳지.

대신, 그대를 안고 자겠노라?"


최소한의 등만 켜둔 황제가 내쪽으로 몸을 돌렸다.

매우 파괴적인 광경이었다.


불투명한 검은 천에 간신히 감싸진 거대한 두 살덩이. 그것들이 한데 포개져 가로로 늘어져 있었다. 황제의 두 팔에 약간

조여지니, 묘하게 손가락을 찔러넣고 싶었다.


황제는 내 등과 뒤통수에 고운 손을 얹고, 나를 그녀의 목 부근으로 끌어당겼다. 따뜻하고 무거운 두 물체가 내 가슴과 맞닿았다.


고양이를 안고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황제의 고운 숨소리가 잔잔히 퍼졌다. 부드러운 잠자리와

이성의 향기, 내 몸에 닿고있는 가슴은 곧 수마의 파도를

자아내 나를 횝쓸었다.


붕 뜬 느낌 없이 편안함과 안락함만이 느껴졌다.


.

.

.


<결말 목록>


결말 분기: 암시 마법에(서) 깨어났다. / 빠져버렸다.

결말 요건: 나에 대한 황제의 호감도 (낮음 / 보통 / 높음)


(분기: 암시 마법에서 깨어났다.)


결말 1: 용들의 밥. (호감도 낮음)

황제를 능멸한 죄, 침소에 침입한 죄로 용들의 밥이 된다.

암시 마법을 건 주치의와 그 패거리는 거열형에 처해진다.


결말 2: 이민. (호감도 보통)

전쟁 준비 중이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줄 여력이 없다며 

의무교육과 시민권을 대신 제공해준다. 이후 군인으로 징발된다. 황제의 남편이었다고 항변하지만 비웃음만 들린다.


결말 3: 벼락부자. (호감도 높음)

암시 마법에 걸렸지만, 여를 진실로 대해줬다며 기뻐한다.

작은 선물과 함께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준다. 통장에는 0이

몇개나 늘어나있다.


(분기: 암시 마법에 빠져버렸다.)


결말 4: 토사구팽. (호감도 낮음~보통)

주치의와 그 패거리가 암시 마법을 완성시켜, 황제의 부군을 나에서 그 자신으로 바꿔 버렸다. 시간벌이라는 쓸모를 다 한 나는 황제가 쓴 마법으로 불타버린다.


결말 5: 표적. (호감도 높음)

나를 향한 황제의 호감은 확고하지만 전쟁을 막을 순 없었다.

전쟁 중에도 이전과 같은 호사를 누린 바, 온건파의 목표가 되어 암살당한다.


(숨은 분기: 황제의 호감도가 매우 높음.)


결말 6: 첫사랑. (암시 마법에 빠져버렸다.)

암시 마법이 황제의 용솟음치는 애정에 뒤틀렸다. 황제는 나에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관심을 요구한다. 전쟁을 선포하는 대신, 제국을 거대한 새장으로 만들어 나를 가둬버린다.


결말 7: 인형사. (암시 마법에 빠져버렸다.)

암시 마법이 황제의 용솟음치는 애정에 뒤틀렸다. 황제는

거진 백치가 되어 내 명령이 아니면 반응조차 하지 않는다.

제국이 내 손에 들어왔다.


결말 8: 결혼. (암시 마법에서 깨어났다.)

황제를 잘 구슬려서 전쟁 선포도 막고 해독약도 어찌저찌 구해서 암시 마법을 해주했다. 주치의와 그 패거리는 감옥으로

보냈다. 신혼 여행은 내가 있던 세계로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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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만 떠올라서 후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