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채널

조용한 밤, 수진은 마음이 두근거리면서 대학 도서관으로 뛰어갔다. 

그곳에서 복학생 선배가 혼자 과제를 하고 있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수진은 항상 선배가 왜 그렇게 바쁜지 궁금해하며, 강의가 끝나면 사라져 버리는 그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흥분되었다. 

이 밤이 선배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모든 것을 허락받을 수 있는 기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숨이 차올랐지만 서둘러 도서관 문을 열어보자, 수진은 선배가 가방을 메고 나가려는 참을 보았다. 

선배는 놀라서 수진을 살펴보았다.


선배: "어, 수진아! 오늘 수업 없다고 했잖아. 왜 여기에?"


수진은 가벼운 어깨 으쓱함으로 말했다.


수진: "조교 언니가 도와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서 왔어요. 그리고 선배, 나 저녁 안 먹었거든요. 밥 사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그런 부탁은 없었다. 

선배를 만나고 싶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면 부끄러워서 조교언니 핑계를 대기로 했던 것이었다.

선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선배: "나도 그러고 싶지만 돈이 없어. 조교한테 사달라고 해봐. 조교 일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돼."


수진은 조금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선배를 바라보며 말했다.


수진: "조교 언니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아서 퇴근을 못하겠다고 해요. 다음 번에 사주겠다고 하네요. 

어쩔 수 없지. 이번엔 제가 사 줄 테니 따라와요."


선배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고, 수진의 뒤를 따라갔다.


둘은 강의실을 나와 어두운 거리를 걸어갔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서로의 존재로 인해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선배는 수진에게 말했다.


선배: "그런데 뭐 먹을 건데? 거기 갈래? 왕돈까스집? 싸고 양도 많잖아."


수진은 모처럼 선배와의 데이트 기분을 내고 싶은데, 그런 분위기 없는 곳에 가는 것은 조금 아쉬웠다. 

잠시 멈추고 생각한 뒤 말했다.


수진: "네? 지금 열시가 넘었는데 문 닫았죠! 웬만한 데는 다 닫았을걸요?"


선배는 얼굴을 찡그렸다.


선배: "그런가? 그럼 어디 가지?"


수진은 조금 생각한 뒤 미소를 지으며 선배에게 다가갔다.


수진: "내가 아는 곳이 있으니 따라와요."


둘은 어두운 거리를 따라 걸어갔다. 

수진은 눈앞의 거리를 잘 알고 있었고,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 확신이 있었다.


수진은 선배를 데리고 어느 대학가의 술집으로 들어섰다. 

이곳은 밥보다는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수진은 이곳이 선배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소를 지으며 앉은 자리에 함께 앉았다.


수진은 결단력 있게 주문을 하였다.


수진: "여기 주문이요!"


직원은 수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직원: "네!"


수진은 확신 어린 목소리로 이어졌다.


수진: "세트메뉴 B 주세요."


세트메뉴 B는 전형적인 대학생 커플의 데이트 메뉴로 유명하였다. 

직원은 주문을 확인하며 다시 한 번 대답했다.


직원: "네!"


하지만 수진은 아직 만족하지 않은 듯이 말했다.


수진: "맥주 2000cc도 같이 주세요."


수진은 주량이 약했지만, 이정도는 마셔야 선배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직원은 주문을 받아들이며, 수진의 의도를 알고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


직원: "네!"


선배는 수진의 의도를 모르고 말했다.


선배: "비쌀 텐데..."


수진은 이렇게 데이트 세트 메뉴를 고른 것에도 선배는 눈치채지 못한 것에 조금 답답함을 느끼며 속삭였다.


수진: "걱정하지 마세요, 선배. 오늘은 제가 쏜다고 했잖아요. 편하게 즐겨주세요."


수진은 선배에게 더욱 다가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담아 말했다.


선배: "그나저나, 이런 곳이 생겼네. 예전에는 없었는데."

수진: "어? 정말요? 예전부터 있는 곳인 줄 알았는데. 뭐, 모임 있을 때마다 여기서 모이잖아요."


사실 여기는 대학생 커플들이 주로 찾는 데이트 코스였다. 

대학생이라면 모두가 아는 이곳을 선배는 모르는 듯 했다. 

수진은 선배가 연애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답답했다.


선배: "아, 그래? 내가 과 생활을 거의 안 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수진: "그러니까요! 후배들하고 좀 친하게 지내고 해봐요. 아 맞아! 금요일에 과 애들이랑 모이기로 했는데 선배도 올래요?"

선배: "고맙지만 됐어. 괜히 복학생 끼면 불편하잖아. 나는 알바도 가야하고..."

수진: "치.. 선배는 왜 과 생활 안 해요? 친한 사람 있어요?"

선배: "어.. 있긴 있지. 경수랑은 동기니까 친하고.. 또.. 너. 아, 아니 이건 내 생각이구나. 그.. 네 생각은 어때? 우리 친한 건가?"


선배의 말에 수진은 살짝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선배와 친한 사람에 내가 속해있다는 것에 기뻤다.


수진: "크크. 선배 귀엽네? 당연히 친하죠! 내가 아무한테나 술 사는 줄 알아요? 저 그럼.. 이제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수진의 얼굴이 살짝 빨개진 채로 말했다.

선배는 조금 당황스러워하며 수진을 보았다.


선배: "그래. 편하게 부르고 싶은대로 불러."

수진: "그럼 야 라고 해도 돼?"

선배: "어 음.. 그렇게 부르고 싶어?"

수진: "아냐. 농담 농담..."


수진은 선배와 연애하고 자기야 라고 부를 생각을 하며 혼자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그 때, 직원이 음식을 가지고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직원: "주문하신 메뉴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수진과 선배는 미소를 지으며 서로에게 음식을 나누고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둘은 대화를 나누며 맛있게 식사를 즐겼다. 곧 둘은 식사를 마무리했다.


선배: "아, 배부르다."

수진: "오빠. 영화보러 갈래?"

나: "영화? 지금?"

수진: "아니, 나중에!"

나: "뭔 영화?"

수진: "걍.. 뭐. 아무거나."


수진에게는 사실 영화 내용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두운 영화관 속에서 선배와 은밀한 연애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선배는 눈치가 없어 알아채지 못하였다.


선배: "가고는 싶은데.. 평일엔 과제에 주말엔 알바해야해서.."

수진: "오빠 진짜 센스 없다! 됐어. 가지마. 가지마!"

선배: "왜 그래? 너 취했냐?"

수진: "안 취했거든!"

선배: "크크. 취했네. 뭐. 그만 가자. 늦었다."


수진의 눈은 아쉬움과 조급함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이렇게 선배와의 시간을 놓치게 되어서 너무 아쉬워했다.


선배: "잘 먹었어. 다음에는 내가 꼭 맛있는 걸 사줄게."


수진은 웃으며 말했다.


수진: "그 말 꼭 기억해 둘 거야!"

선배: "그래, 기억해 둬. 너 기숙사지? 가자. 앞까지 바래다 줄게."


수진은 앞서 가려는 내 옷깃을 잡으며 멈칫했다. 

얼굴에 고민스러운 표정이 피어났다.


수진: "잠깐.. 룸메이트가 오늘 남친을 데려온다고 해서 다른 곳에서 자라던데..."


수진은 오늘밤 나와 같이 보내고 싶어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선배는 여전히 눈치가 없었다.


선배: "어? 여자 기숙사에 남친이 어떻게 들어가?"

수진: "아, 진짜! 다 방법이 있지..! 그리고 지금 그게 중요해? 센스가 없어, 왜이리!"


수진은 함께 밤을 진하게 보내고 싶어 하는 자신의 의도를 몰라주는 선배가 야속했다.


선배: "...... 알겠어. 오늘밤 함께 있어줄게."


수진은 깜짝 놀라면서 선배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를 지었다.


수진: "정말? 진짜로?"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지었다.


수진은 드디어 오빠와 하루밤을 보내고 연인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수진은 어이가 없었다. 

선배는 자신을 찜질방으로 데려갔다. 

모텔이나 선배의 자취방을 기대했던 수진은 실망을 하였다. 

하지만 찜질방 개인룸에서 오빠와 은밀한 스킨십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욕탕에서 몸을 깨끗하게 씻었다.


하지만 찜질방에서 선배는 이미 자고 있었다. 

아침이 되어 선배는 깨어났고 수진은 늦었지만 선배와의 스킨십을 기대하며 오전에 수업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 의도를 모르는 선배는 자기 수업이 있다며 찜질방을 나가버렸다.


수진은 멀어져가는 선배의 등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수진: "넌 병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