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가 소개하고 싶은 인생 게임은

바로 스타티레인


흔히 말하는 '틀겜 감성' 그 자체에, 페보 뺨치는 수면제입니다만


다만 저에게는 여전히 가장 인상 깊은 미연시로 남아있습니다.




이 게임의 주인공인 '모토키 츠카사'는 처음부터 2살 연상의 나미 선배를 좋아하고 있죠.


외모도 예쁜데, 성격도  착해... 


소꿉친구 설정까지 있다니 , 이미 주인공의 첫사랑에 과몰입한 필자.


용기있는 고백 이후 , 나미 선배는 일주일의 고민 후 이를 받아들여 연인이 됩니다.



무릎베게도 하고,,,이야기를 나누고,,,이때까지는 정말 행복한 씹덕웃음을 짓고 있었죠.


그러나 어느 순간

애인이 되기 전과 변함없는 일상에 위화감을 느끼고

손도 잡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자, 불길한 예감이..


'가장 친한 남자'로 끝났던 짝사랑의 기억까지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PTSD가 올 무렵..


나미 선배에게 생일 선물을 건네주고,,



이 시점에서 전 완전히 대가리가 깨져버렸고,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았습니다.











졸업한 모리 선배를 우연히 만났을 때 보이는 나미 선배의 얼굴에서 

그녀가 주인공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됩니다.


비집고 들어가려 했던 선배의 마음속에는 이미 임자가 있기에, 답이 없는 상황.

애초에 모리 선배는 아무것도 안한 착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욕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주인공을 위해 고백 받아준 나미 선배를 욕할 수도 없는,,

NTR보다 더 ㅈ같은 상황.



주인공은 여기서 안타까운 선택을 하고 마는데



  


최후의 수단으로써 몸을 연결했지만, 마음의 단절을 절실히 깨달은 주인공은 결국 그녀를 포기합니다.



마지막까지 선배의 행복을 기원하며,,,








스타티레인은 '행복이란 무엇일까?'를 주제로 사랑에 상처받은 주인공이 다른 히로인과의 새로운 사랑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이 프롤로그가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나약하고 상처받는 존재라는 걸 


주인공은 물론, '아이다 나미'라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해서 그려내고 있죠.


나미 선배는 미연시에서 지향하는 "주인공 일편단심 " , "결점 없음" 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츠카사의 고백을 거절하지도 못하고, 모리 선배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도 못하는 나약하고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깊은 상처를 입죠.


그러나 게임은 이것이 비극이 아니라고 합니다. 나약한 존재인 인간이 필연적으로 마주칠 수 밖에 없는 과제입니다. 


주인공이 STARTRAIN을 STARTLINE으로 잘못 적는 장면에서,


START RAIN- 비(이별,슬픔,시련) 은 START RINE-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절망과 부조리를 겪은 후에 더 나은 삶으로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실존주의와도 얼핏 유사합니다.


그것이 "행복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이 게임이 대답하는 방식입니다.







ps.분명 나미 선배한테 과몰입했던 저의 감정을 보이고 싶었는데, 글의 주제가 뭔지 애매하게 되었네요. 그저 약할 뿐이었던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며 극복해가는 길이 있었다면 좋았을걸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인지 나미는 여전히 제 면생 최고의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