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핫산은 중알못이며 영알못이고 의역이 아주 많습니다. 많은 지적 바랍니다.












메이어 : 그래서 네가 카프카와 만났을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사일런스 : 아니, 그때는 정말 별일 없었어.


사일런스 : 내가 카프카와 알게 된 후로, 난 항상 그녀가 뒷골목에서 손을 씻고 평범한 삶을 살길 바랐지.


사일런스 : 그래서 몇 가지 직업도 소개해 줬어. 라인 랩을 추천해주기도 했었고. 물론 다 실패했지만.


사일런스 : 아무튼간에 난 카프카가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여기서 ‘더 나은’은 내 라인 랩에서의 생활이 기준이지만.


메이어 : 흠...... 라인 랩에서의 생활은 꽤 괜찮지 않았어?


사일런스 : 우리가 뭘 하는지 모르겠단 것만 빼면.


메이어 : 응? 우린 과학자로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선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잖아?


사일런스 : 아니, 과학자로서의 얘기가 아니야. 내 말은 우리의 배후에 관한 얘기지.


사일런스 : 우리가 한 실험의 결과가 성공적이라면 그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의 연구가

어떻게 쓰일지는 알 수 없어.


사일런스 : “불꽃 악마” 사건 이후로 벌어진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게 되더라.


사일런스 : 나도 원래는 너처럼, 그리고 다른 동료들처럼 우리의 연구는 올바르고 이성적인 방향으로 진행된다 생각해왔어.


사일런스 :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사일런스 : 이프리트가 나에게 그런 의문을 들게 했어.


사일런스 : 난 그 의심 때문에, 라인 랩을 떠나고 로도스 아일랜드로 가게 된 거야.


메이어 : 아아, 고민이 많았겠구나.


사일런스 :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연구를 하는 동안 그간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것들을 찾아보게 됐어.


사일런스 : 바로 내 옛 스승님께서 남겨주신 자료들이야. 그때는 그가 나에게 왜 이런 회사나 장소에 대한 자료들을 주는지 몰라서 한번 훑어보고 넣어놨지만


사일런스 : 그 자료들을 자세히 분석하고 연구해보니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지.


사일런스 : 그걸 처음으로 알아챈 날엔 잠도 못 잤어.


메이어 : 그 일이 앤서니에 대한 거고?


사일런스 : 아니, 앤서니, 더 나아가서 시몬 코퍼레이션은 일부에 지나지 않아.


사일런스 : 라인 생명, 그리고 컬럼비아 전체에서도 이런 일들은 훨씬 더 많이 벌어지고 있어.


사일런스 : 그때 깨달았지. 내가 라인 생명에 대해, 컬럼비아라는 나라에 대해 알고 있던 것은 정말 작은 부분뿐이었다고.


사일런스 : 그래도 나는 이프리트에게, 그리고 앤서니에게 벌어진 일이 일반적인 일이라곤 생각하지 않아.


사일런스 : 그래서 앤서니를 구하려고 하는 거고.


사일런스 : 하지만 지금은 내가 너무 멀리 온 게 아닌가 싶어.


사일런스 : 그때 사리아가 실험장에서 혼수상태의 이프리트를 꺼내 왔을 때처럼, 머리에 얼음물이라도 끼얹은 것 같은 기분이야.


메이어 : 그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사일런스 : 나도 잘 모르겠어.


메이어 : 어?


사일런스 : 나는 내가 그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하나도 모르는 것 같아.


사일런스 : 내가 아는 건 단 하나. 두 번 다시 이프리트에게 그런 일이 벌어지게 두지 않겠다는 것뿐이야.


사일런스 :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도 하고.


메이어 : ...... 사일런스, 너 좀 취한 거 같다. 진정되게 차라도 한 잔 따라줄게.


사일런스 : 응......









메이어 : 미안해 사일런스. 뭐라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


사일런스 : 아니야. 네 잘못도 아닌걸.


사일런스 : 그냥 무지했던 과거의 내가 미울 뿐이야.


메이어 : 난 네가 충분히 똑똑하다 생각해, 사일런스. 그저 누구에게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뿐이지.


사일런스 : 하지만 메이어, 난 그게 너무 분한걸.


사일런스 : 내가 조금만 더 많이 알았더라면,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일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만 같아.


메이어 :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았어.


메이어 : 내가 보기에 뮤엘시스 부장도 널 대단하다고 생각할걸.


메이어 : 사일런스, 나도 너에게 해줄 말이 있어.


사일런스 : 응.


메이어 : 지금 넌 좀 내 동료들을 닮은 것 같아.


메이어 : 걔네들은 새로운 걸 하나 배우기만 하면 지금까지 했던 것들은 쓸모가 없었느니, 왜 이런 걸 이제야 만났느니 하며 후회하곤 했어.


메이어 : 그런 말이 꼭 틀렸다는 건 아냐. 그래도 좀 재미없는 사고방식이라 생각해. 과연 과거에 배웠던 것들이 정말로 아무 쓸모가 없을까? 새로운 것이 항상 좋은 것일까?


메이어 : 만약 정말로 새로운 것이 좋고 유용하다면, 과거 배웠을 때처럼 열정을 가지고 배우면 되지. 조급해할 것 없어.









메이어 : 자, 마셔.


사일런스 :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야. 배우는 것과는 다르고......


사일런스 : 그래도...... 핵심은 제대로 짚은 것 같아. 네 말이 맞아.


메이어 : 으휴, 제대로 마시지도 못하네. 자, 내가 먹여줄게.





메이어가 테이블에 거의 엎어져 있던 사일런스를 부축해 앉히고, 차를 조금씩 마시게 해준다.





메이어 : 어때? 좀 나아?


사일런스 : 으...... 휴......


사일런스 : 응. 훨씬 나아졌어. 고마워, 메이어.


메이어 : 아직 상태가 별로라면 여기까지 하고 돌아가는 게 어때?


사일런스 : 아니...... 아직은 아니야.


메이어 : 돌아가서 뮤엘시스 부장이랑 더 대화를 해보려고?


사일런스 : 응.


메이어 : 역시 사일런스야. 회복이 빠르네.


사일런스 : 아니...... 그런건 아니야.


사일런스 : 사실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어.


사일런스 : 하지만 지금이 일생일대의 기회야. 아무리 힘들더라도 지금 끝장을 봐야겠어.


사일런스 : 네가 해준 말이 지금 당장의 문제는 해결해주지 못했지만, 한가지만큼은 맞는 것 같아.


사일런스 : 내가 이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기 위해, 예전처럼 노력해야겠지.


사일런스 : 그 전에, 준비를 한 가지 더 해야겠지만.













충분히 걸어볼만한 보빔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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