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위기협약의 설정 글 쓸때 댓글로 월루몽드의 황혼 관련한 얘기도 해달라고 해서 오랜만에 스토리 정독하고 왔다


1편 링크는 여기


1편 얘기를 대충 요약하자면 위기협약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빠르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재앙정보전달자들이 만든, 어떤 정치적 실체에서도 독립된 공리주의 성향의 집단임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주고, 의뢰를 완수하면 협약 상금과 자원으로 보수를 전달하는 방식임

나쁘지 않은 것 같지만 월루몽드의 황혼 스토리에서 위기협약의 한계, 넘어가서 극단적인 공리주의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옴


이 아래부턴 월루몽드의 황혼의 전체적인 스토리 스포일러가 있으니 혹시라도 아직 월루몽드의 황혼 스토리를 읽지 않았거나, 앞으로 읽을 생각이 있다면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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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루몽드의 황혼의 세 개의 거상 스토리 부분에서 나오는 장면임


이 장면은 월루몽드의 황혼 본편 스토리 이전의 대화 내용을 보여주는 장면임

월루몽드의 황혼 스토리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월루몽드는 원래 라이타니엔의 번화한 상업도시였으나 재앙으로 인한 대열곡 사태로 인해 월루몽드의 항로에 활성 오리지늄 협곡이 생겨 물자 보급로가 끊겨버렸고, 그로 인해 좆되기 일보 직전인 상태임

그 상황에서 재앙 예측에 실패한 재앙정보전달자 비더만은 월루몽드 감염자 시민들에게 린치를 당하고 집 안에 칩거한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위기협약 소속인 토어발트가 접근해 옴



여기서 토어발트가 비더만에게 제안을 하는데, 월루몽드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관심을 집중시키는 일을 터뜨리려고 함



토어발트의 제안은 아주 충격적인데,

"어처피 이 상황이라면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될텐데, 차라리 우리가 먼저 감염자들의 폭동을 선동해서 귀족들 어그로를 끄는게 더 적은 사람만 희생시킬 수 있는 방법 아니겠냐?"

라는 미친 소리를 함




1편에서 고전적 공리주의의 특징에 대해서 얘기했었음

몇몇의 개인을 희생하여 더 많은 개인들에게 득이 되는 선택지가 있다면 그 선택지가 도덕적으로 올바르다고 보는게 고전적 공리주의의 특징이자 가장 큰 문제점임

그리고 지금 토어발트가 하는 제안은 그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음

심지어 비더만에게 물을 수 있는 책임이 적음을 강조하고, 심지어 이 계획에 토어발트 자신과 비더만의 죽음까지 넣어서 이 행위가 정의라는 궤변까지 늘어놓고 있는 상태


당연하지만 미친 소리임

말을 그럴듯하게 해서 그렇지 사람 열댓명 죽이고 폭동으로 어그로 끌어서 원조 좀 받아내보겠다는 소리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는거임





토어발트는 비더만에게 아트로는 살 수도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이 폭동은 자신이 시킨게 아니라 어처피 일어날 소동을 예측한 것 뿐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서 나중에 보자는 얘기로 스토리가 끝남


하지만 스토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토어발트는 비더만과의 약속을 어기고 예상보다 더 빨리 축음기를 과부하시켜 화재를 일으키는 바람에 아트로를 비롯한 감염자 여러명이 죽었고, 이로 인해 비더만이 폭동을 일으킴

거기에 아트로에 대한 조사를 하러 온 로도스 아일랜드 소속 폴리닉과 스즈란, 주변에서 방랑 중이던 머드락 소대 등등까지 휘말리면서 정말로 도시가 개판이 됨

결론적으로 폭동으로 인해 월루몽드는 한층 더 황폐해졌고,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채 식량난만 더 심해졌으며 이후 관리들이 귀족들에게 헌병대의 철수를 요구하며 그걸 명목으로 대열곡에 다리를 건설해 보급로가 확보되긴 했으나 책임자인 세버린 장관은 광석병으로 인해 오늘내일 하는 상황이고 이미 월루몽드 시는 물리적으로도, 시민들 인식도 개판이 된 상황이라 이후에 월루몽드 시에서 멀쩡한 부분을 떼어내 다른 도시에 병합하기로 결정됨(참고로 월루몽드는 이동도시라 구역 분리 가능함)


월루몽드의 황혼 스토리는 위기협약의 모토에 대한 위험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스토리로, 더 많은 생명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소수의 사람을 죽였다가 결국 개판을 만들어버린 사례임

스토리에서도 에이어스카르페가 위기협약은 의뢰와 보수를 제공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에 불과하며, 극단적인 신념을 가진 재앙정보전달자들, 변태적인 공리주의자들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도 재앙이라 이름 붙인 가상의 적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금 그들이 위기협약 시스템의 배후에 뿌리내린 상태라고 언급함

즉 월루몽드와 비슷하게 위기 상황을 직면하는 곳이 생겼을 때, 토어발트가 한 짓이 비슷한 형태로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

이러니 저러니 해도 헬테라에 희망은 없다는걸 확실히 보여주고 있음



마지막으로 월루몽드 스토리의 진상과 마지막에 대해 말하면, 토어발트는 비더만에게 본인들의 죽음으로 이 행동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논리를 썼었는데, 머드락의 승진 기록을 보면 토어발트는 사실 자신의 죽음을 위장한 채 비더만을 죽이고 잠적해있었으며, 스토리 이후 월루몽드를 조사하러 온 귀족을 암살하려다 실패해서 도망치다가 혀 깨물고 자살했다고 나옴

이 때문에 이 귀족은 앙심을 품고 월루몽드에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돌아감

월루몽드 스토리 당시 로도스 아일랜드와 월루몽드에선 이 일의 진상을 알지 못한채 찜찜한 결론을 내린 상태였고, 토어발트는 자신이 비더만에게 했던 말과는 달리 책임을 비더만과 위기협약에게 떠넘긴 채 자살해버린 병신새끼에 불과하다는 걸 알 수 있음


앞으로 위기협약이 스토리에 나온다면 스토리에 나오는 지역 개판되는건 확실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