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경쟁하면 우리는 보통 미국 - 영국 - 일본을 생각하는데


사실 독일 - 프랑스 - 이탈리아도 만만치 않게 군함 경쟁이 과열되어 있었다



독일이 도이치란트급을 만들자 프랑스는 이에 자극 받아 됭케르크급을 만들고


됭케르크에 자극 받은 이탈리아는 다시 리토리아급을, 독일은 샤른호르스트급을 건조하고


리토리아급에 자극 받은 프랑스가 다시 리슐리외급을 건조하는 등등등등



3국의 신경질적인 군함 경쟁은 해군(특히 전함) 싸움에서 밀리면, 전쟁이 났을때 서로 뻥 뚫려있는 바다를 장악당하고


전함 사거리가 닿는 내륙의 통제력까지 잃을 수 있다는, 당시로서는 합리적인 생각에서 나오는거였다


실제로 나중에 태평양 전쟁과 한국전쟁 때 전함 한척의 가치가 포병 3개 전대와 맞먹는다는 말도 나왔으니까...



아무튼 이렇게 열심히 만들던 1번함 리슐리외와 2번함 장 바르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바로 독일이 프랑스를 엄청난 속도로 점령하고 있었던것



1번함 리슐리외는 건조를 서둘렀고 프랑스가 항복하기 불과 며칠 전에 취역해서 북아프리카 다카르로 나갈 수 있었으나



2번함 장 바르는 포탑을 2개 중에 하나만 단 상황이었는데 독일군이 항구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다급한 프랑스 인부들은 독일 손에 장 바르가 넘어가는걸 막기 위해 다른 부분은 다 방치하고 최우선적으로 보일러와 기관부 공사에 매달렸고


독일군이 항구를 점령하기 전에 북아프리카의 카사블랑카로 도망치는데 성공했다


도망치던 중 독일군 폭격기의 공격을 받았지만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군 손에서 탈출한 프랑스 해군은 계속 고통 받았는데


프랑스 항복 이후 귀신 같이 적으로 돌변한 영국 해군이 살아남은 프랑스 해군을 계속 공격했기 때문이다


공격의 대상에는 최신형 전함인 리슐리외도 포함되어 었었다


미완성함인 장 바르는 공격 대상에서 제외되었지만 장 바르가 누워있는 다카르에는 전함의 건조를 완성할만한 시설이 없어서


노출된 부위를 콘크리트로 덮고 대공포를 추가로 올리는 응급조치가 한계였다



그 사이에 리슐리외는 계속 영국과 싸웠고 퀸 엘리자베스 4번함 버럼과 포격을 주고 받기도 한다


이때 2번 포탑에서 포탄이 유폭되어 포탑이 파손되는 사고가 터진다





벽람에서는 고증 주포(장바르포)를 끼고 있을때 주포를 발사하면 낮은 확률로 주포가 망가지는 이스터에그로 이 일화를 고증해놨다




(뉴욕에 개장 받으러 온 리슐리외)



42년 11월 연합군의 북아프키라 침공이 시작되고 리슐리외는 미국에 항복하여 자유 프랑스군으로 넘어간다


리슐리외는 미국에서 수리와 개장을 받았고 드골 장군이 이끄는 자유 프랑스 해군 기함이 되었다




(파손된 장 바르)



언니가 자유 프랑스군으로 넘어갔지만 비시 프랑스에 남은 장 바르는 하나 남은 포탑으로 끝까지 저항했는데


비시 프랑스 담당일찐인 메사추세츠의 포격을 받아 하나 밖에 없는 포탑이 망가졌고


(르 말랑이도 메사추세츠 지근탄에 맞아 중파되어 미국한테 노획됐다)


이를 수리하여 해상포대로 쓰다가 결국 미국에게 노획된다


미국은 장바르의 남은 포탑과 부품을 뜯어내서 개장 중인 리슐리외한테 보냈다



자유 프랑스 해군은 리슐리외처럼 장 바르도 완성시켜달라고 미국에 요청했지만


미국은 남는 건선거가 없으며 프랑스 해군 부품을 추가 생산할 공장이 미국에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다


리슐리외도 장 바르에서 뜯어낸 부품으로 수리를 받고 있는 판국에 남의 나라 전함을 두 척이나 공사하는건 미국한테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프랑스 해군은 장 바르를 포기하지 않았고, 최대한 수리해서 지중해의 훈련용 군함으로 남겨두었다




(퀸 엘리자베스에서 촬영한 벨리언트-왼쪽과 리슐리외-오른쪽)



리슐리외는 북해에서 티르피츠 등 독일 함대와 싸우다가


퀸 엘리자베스와 함께 극동 함대로 넘어가서 일본군과 싸웠다


일본이 항복했을때 리슐리외는 프랑스 대표로 항복조인식에 참석했다





연합군이 승리하고 장 바르를 다시 인수한 프랑스 해군은


장 바르를 해체할지, 항모로 개장할지, 포탑을 올려 전함으로 완성할지 토론했고


전함으로 완성시키기로 결정한다


36년 12월에 건조가 시작된 장 바르는 18년만인 55년 5월에 드디어 취역했다



장 바르는 56년 수에즈 운하 사태 때 프랑스측 전력으로 참여하기도 했지만


57년 바로 예비함으로 편입되어 훈련함 겸 병영함으로 쓰이다가 68년 리슐리외가, 70년 장 바르가 각각 해체되었다





리슐리외급의 가장 큰 특징은 전방에 몰려있는 15인치 4연장 주포탑 2개였다


다만 주포탑 가운데를 격벽으로 나눠놔서 반쪽이 망가지더라도 반쪽은 계속 전투력을 유지하게 했다



토네급 치쿠마처럼 주포가 한곳에 쏠려있어 주포간 간섭현상으로 명중률이 떨어졌는데


각 포문별로 발사 시간에 미세한 차이를 두게하는 장치를 도입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이것도 98식 발포지연장치를 도입하여 문제를 해결한 치쿠마랑 비슷하네


포탄은 15인치를 사용했지만 미국처럼 일반적인 포탄보다 더 무거운 포탄을 써서 위력을 극대화했다



리슐리외는 연합군 전함 중 가장 빠른 전함이었는데 31노트라는 엄청난 속도를 뽑아냈다


영국 해군도 30노트를 넘어가는 전함은 없었고(후드나 리나운은 순양전함이니까)


미국도 아이오와급이 나오고 나서야 30노트가 넘는 전함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리슐리외급은 전체적으로 이전 함급인 됭케르크급의 확대 발전형으로


됭케르크급을 기본으로 삼되 공간 낭비를 해결하고 더 효율적인 방어체계로 만들었다





얘가 됭케르크급 전함인데 리슐리외급과 빼닮았다



리슐리외급은 4번함까지 예정되어 있었다


리슐리외와 장 바르가 이탈리아 신형 전함에 대응하고


3, 4번함인 클레망소와 가스코뉴가 독일의 비스마르크급 전함을 상대하려는 계획이었는데



프랑스 점령 때까지 2번함도 완성 못 시킨 상황인지라


3번함 클레망소는 39년 건조가 시작되었으니 얼마 안가 취소,


4번함 가스코뉴는 건조가 시작되지도 못했다






4번함 가스코뉴는 다른 자매들과 생김새가 크게 달랐는데





주포탑 2개를 다 전방에 몰빵한 언니들과 달리


전방 후방에 주포탑 하나씩 분리해서 배치해놨다






장 바르는 소녀전선 그로자의 일러레가 그렸는데


짝양말부터 빈약한 흉부장갑까지 예전에 그린 그로자와 많이 비슷하다


만쥬도 이걸 노렸는지 성대까지 그로자랑 똑같게 배정해놔서 반가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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