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머타임 슬로우 라이퍼
샬롯 페리에
-
여름을 만끽하는 광염의 성녀.
무더운 하늘 아래에서도 일광욕 대책은 꼼꼼히!
CV : 우치다 마아야




1
헤엄치는 고대 유적 사건으로부터 얼마 후-
접이식 의자에 누운 샬롯이 일광욕을 하고 있다.


샬롯 :
리스~ 레모네이드 한 잔 더-


아이리스 :
아, 네.


샬롯 :
(주인공), 과일 추가도 부탁해-
아 그리고, <멘즈 나이츠 여름 특별호> 좀 사다 줄래?
독자 앙케이트로 선택된 상위 10명 발표가 있거든.


캐트라 :
타앗---!


샬롯 :
아야! 뭐 하는 거야 트라!


캐트라 :
내가 할 말이야! 높으신 분이라도 된 거냐고!?


샬롯 :
그래서, 나 성녀님인데?


캐트라 :
그런 거 안 물어봤어! (주인공)이랑 아이리스는 당신 하인이 아니야!


샬롯 :
하지만 난 비행섬의 손님인데?


캐트라 :
누구도 당신을 손님이라고 생각 안 해. 안타깝지만.


샬롯 :
여름이잖아! 여름을 만끽하는게 뭐가 잘못됐다고?


캐트라 :
대놓고 뻔뻔하게 굴지 마-!


아이리스 :
(둘 다 거기서 거기면서.....)


캐트라 :
애초애 당신은 비행섬 올 때마다 그런 식이잖아!
계속 여름 휴가라는 기분으로 지내지 말고, 슬슬 일 좀 하시지!

샬롯 :
아-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인데.


캐트라 :
왜!?


샬롯 :
나 <상궁>에서 알아버렸거든. 이 세상의 <낙원>이라는 걸.
마블링 잘 박힌 소고기 무한리필에 에스테의 조화. 게다가 공짜!


캐트라 :
그거 다 환상이었다고.


샬롯 :
환상이었든 뭐였든 그런 생활을 맛본 이상, 진흙과 땀 투성이 모험가 따위로 돌아가고 싶겠냐!


캐트라 :
으으음......절대로 일 안 할 생각이야?


샬롯 :
애초에 말이지~ 일 안 하는 내가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하거든~


캐트라 :
어째서?


샬롯 :
일 안 하면 못 사는 이 세상이 더 틀려먹은 건가 싶어서.


캐트라 :
캬앗-! 잉여인간의 억지라고!


샬롯 :
아무튼. 나한테 일 시키고 싶으면-
평생 놀고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보수를 준비하도록!


캐트라 :
음~ 요즘 꽤 착실해졌나 했더니......
또 잉여인간 샤르로 돌아갔네!


샬롯 :
(주인공), 과일은 멀었어~?




2
샬롯 :
그렇게 말은 했지만......일 안 하면 돈이 안 들어오잖아-
지금 가진 돈은.....3골드.
칫......이래서는 당분간 소고기랑 안녕이겠네.


캐트라 :
그래서 말했지!
소고기를 먹고 싶으면 일을 해.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샬롯 :
그래서 말이야- 뭔가 좋은 일거리는 있어?


캐트라 :
오, 이제야 일할 기분이 든 거야?


아이리스 :
모험가 길드의 의뢰가 많이 있어요. 대부분 마물 토벌이지만요.


샬롯 :
아, 그런 건 패스.
쉽고 많이 벌리는 게 절대조건이야. 게다가 리조트에 온 기분이 드는 일거리라면 불만도 없고!


아이리스 :
역시 그런 의뢰는 없을 텐데요......


피오나 :
있어!


아이리스 :
피오나 씨!


피오나 :
다들 <상궁>에선 신세 좀 졌어.
나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귀중한 체험이었어!


캐트라 :
분명 잊을 수 없는 일이었긴 했지.


샬롯 :
그것보다, 쉬운 일거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피오나 :
짜잔. 이거야!


샬롯 :
뭐야, 이 때투성이 천쪼가리는?


피오나 :
유적에서 발굴된 먼 옛날의 해도야.
중앙에 섬이 그려져 있지? 이 섬에 가서 어떤 물건을 찾아줘.


샬롯 :
어떤 물건인데?


피오나 :
숨겨진 보물이야!


샬롯 :
숨겨진 보물!?


아이리스 :
(샤르 씨의 눈빛이 변했어.....)


피오나 :
먼 옛날, 어느 왕국이 멸망할 때 재흥을 바라며 보물의 일부를 무인도에 숨겨놨다고 전해지거든.


샬롯 :
그럼 이 해도는 그 무인도의-!?


피오나 :
응, 이미 섬의 위치는 특정되었어.
내가 갈 생각이었는데, 지금부터 멧사 군이 알려준 해저 유적을 탐색하러 가야 하거든.
그래서 누가 나 대신......


샬롯 :
갈게! 갈게요! 가게 해 주세요!


아이리스 :
(즉답을-!)


샬롯 :
그렇게 정해졌다면-
(주인공), 바로 비행정 준비해!
리스는 도시락 만들어. 소고기 듬뿍 샌드위치로!


아이리스 :
어? 아, 네!


캐트라 :
갑자기 스위치가 들어갔어! 아까랑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야!


샬롯 :
당연하지. 보물을 찾으면 꿈꾸던 슬로우 라이프로 직행인데!


피오나 :
그럼 잘 해줘.


샬롯 :
맡겨둬!




3


캐트라 :
자, 도착했어! 무인도야. 무인도에 도착했어!


샬롯 :
보물은? 보물은 어딨는데! 아무데도 없어!


캐트라 :
숨겨진 보물이라고 했으니까 숨겨져 있겠지!


샬롯 :
어이- 보물! 당장 튀어나와!


캐트라 :
불러도 안 나와! 보물이니까!


샬롯 :
꼭 찾으러 가야 하냐고~ 번거롭게~!!


아이리스 :
(둘의 텐션이 높아......)


실비아 :
아, 캐트라~!


피아나 :
여러분, 기다리고 있었어요.


샬롯 :
어라? 왜 너희들까지 있어?


실비아 :
캐트라가 불렀어요.


캐트라 :
사람이 많은 게 찾기 더 쉬우니까.


실비아 :
보물찾기라니, 두근거리네요♪


피아나 :
큐레이터로서 넘길 수가 없어요.


샬롯 :
리르는? 안 왔어?


실비아 :
리르텟 씨도 불렀었는데요......


리르텟 :
아, 미안.....이번엔 안 갈래.


샬롯 :
변함없이 대세를 못 탄다니까!


피아나 :
친구와 놀기로 약속을 했었으니까요. 그건 절대 양보할 수 없었나 봐요.


캐트라 :
뭐, 괜찮잖아. 이 멤버로 보물을 찾자!


샬롯 :
좋아~! 목표는 슬로우 라이프!


실비아&피아나 :
오-!


샬롯 :
목소리가 작아-!


실비아&피아나 :
오옷-!!


아이리스 :
(모두 텐션이 높네......)


샬롯 :
아- 으흠.
그러면...제가 탐색대 대장으로서 지시를 내리겠습니다.


캐트라 :
언제 그렇게 정했다고......?


샬롯 :
실비아, 그리고 피아나.
여러분은 해안선을 따라 섬을 둘러 봐 주십시오.


실비아 :
알겠습니다! 꼭 도움이 되어 보겠어요!


피아나 :
<괴도의 괴도>의 이름에 걸고.....아, 아니지. 아무것도 아니에요.


샬롯 :
(주인공), 아이리스, 그리고 캐트라.
여러분은 숲을 탐색하세요.


캐트라 :
맡겨만 둬!
-그럼 샤르. 당신은 뭐 하게?


샬롯 :
난 바닷가에서 대기해야지~
모두 무사히 돌아오길 빌면서!


캐트라 :
혼자 일 안 할 생각으로 가득하네!




4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 아래-
접이식 의자에 누운 샬롯은 <멘즈 나이츠 특집호>의 페이지를 읽고 있다.


샬롯 :
독자 앙케이트로 정해진 인기 기사 10인이라......
크라이브 그녀석은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가 있는 게 열받고~
뭐가 <백은의 타천사>냐고. 이거 짜고치는 투표 아니야?
아~ 출출해졌네. 리스! 도시락 가져와!
어......
......아무도 없나 보네.
그보다 다들 늦잖아. 어디까지 찾으러 간 거야.
뭐 됐지. 혼자서 먹어야겠다.


샬롯은 정박시켜 둔 비행정으로 향하는데......


샬롯 :
에엣! 으에에에에에엣!!
비행정이.....없어!
이거 거짓말이지! 어디 간 건데!?
어이-! (주인공)! 리스! 트라!!




반응이 없다......




샬롯 :
비아! 피아나!




역시 반응이 없다.....




샬롯 :
그녀석들...날 잊고 돌아간 건 아니겠지!
설마 무인도에 혼자 남겨진 거야!?
그것만이 아니야!
무기도 룬도 비행정에 두고 왔어......나 아무것도 없다고!


...............
.......


샬롯 :
세랴아아아아앗!


샬롯은 나무에 몸통을 부딪혀 야자 열매를 떨어뜨렸다.


샬롯 :
이런 건 검만 있으면 순식간인데......


고생해서 깬 야자 열매로 갈증을 잠깐 해소한다.


샬롯 :
꿀꺽꿀꺽.....흐하~! 살맛난다~!


하늘과 바다를 오렌지색으로 물들이면서 태양이 수평선으로 잠겨간다.


샬롯 :
젠장~ 해가 지잖아.
이런 곳에서 뻗어버릴 순 없지.




5


-샬롯 페리에. 표류 일지.
저기 먼 곳에 보이는 수평선. 비행정은 물론이고 그림자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밀려왔다 쓸려가는 파도 소리가 시간이 흐르는 감각을 어지럽힌다.
무인도에 남겨진 후로, 대체 얼마나 시간이 지난 걸까......


하아......
그것보다 아직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무엇보다 배가 고파... 뭔가 먹을 거라도 찾아야겠어.


물과 음식의 확보는 서바이벌의 기본이다.
숲 속을 찾아보니 작은 호수가 있다.


꿀꺽......음, 마셔도 괜찮겠어. 이걸로 물은 오케이.
남은 건 음식, 음식이야.


먹을 수 있는 나무열매인지 아닌지는, 보면 대강 안다. 지금까지 모험가로서 여러 섬에 다녀 온 덕분이겠지.
불행 중 다행인 건 내가 광염의 성녀라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불을 지필 수 있다.


핫!
으쌰. 이제 물고기라도 구워먹을까.




..........
.....


오옷! 물고기 맛있어!
역시 최고는 소고기지만, 가끔은 물고기도 나쁘지 않나 봐.


공복이 채워지니 생각할 여유도 생겼다.
모두 어디로 간 걸까......?
녀석들이 남을 버리고 갈 리가 없다.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다. 분명 뭔가 사정이 있는 거겠지......
그래서 반드시 데리러 올 거라고.....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 때 까지는......


어라.....?


파도가 칠 때 쓸려온 건......본 적이 있는 리스의 손수건이었다.


왜 이런 게.....
설마, 걔네가 탄 비행정이 추락한 건가!?


세랴아아아아앗!


나는 돌을 갈아서 도끼로 만들고 숲의 나무를 베었다.
그리고 덩쿨을 엮은 로프로 뗏목을 만들었다.


어때! 처음 만든 것 치곤 잘 만들었지!
오우거가 알려준 야영지 만드는 법이 이런 곳에서 도움이 될 줄이야!
좋아, 기다려! 꼭 구하러 갈게!!




6


샬롯을 태운 뗏목이 넓은 바다를 나아간다.


샬롯 :
기세 좋게 출발한 건 좋았는데-
걔네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정말로 비행정이 추락한 건지 아닌지도 모르고!
어이~ 다들~! 있어~! 있으면 대답해~!


그러자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 바다가 일렁이기 시작한다.


샬롯 :
어, 거짓말! 진짜로!?


강한 바람과 파도는 용서없이 샬롯을 덮쳐온다.


샬롯 :
위험해! 이대로는 뗏목이!
이제 틀렸어-!
이 빛은.....(주인공)의!


샬롯의 머리 위로 (주인공)이 조종하는 비행정이 나타났다.
................
..........


캐트라 :
휴, 아슬아슬했어. 구해서 다행이다.


샬롯 :
다들.....그리고 리스도 무사했구나!?


아이리스 :
네. 전 아무 문제 없어요.


샬롯 :
그치만 네 손수건이 떠밀려와서......


아이리스 :
아, 이거요. 바람에 날아건 거에요.


샬롯 :
뭐야, 호들갑 떨었네! 그보다 너희들 지금까지 어디 있다 온 거야!


피오나 :
아무데도 안 갔었어. 계속 섬 뒷쪽에서 대기 중이었는데.


샬롯 :
왜 피오나까지 있는 거야?


피오나 :
먼저 사과부터 할게. 네게 보여준 해도는 가짜였어. 그 섬에 보물은 없어.


샬롯 :
......헤?


캐트라 :
내가 피오나한테 부탁했어. 샤르를 무인도에 보내려고.


샬롯 :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캐트라 :
당신이 말했잖아. 낙원을 알았으니 모험가로 못 돌아간다고.
그래서 그 정 반대를 알면 모험가로 돌아가는 것도 간단할 거라 생각해서.


샬롯 :
뭐어어어어!?


캐트라 :
모두 당신의 글러먹은 태도를 고치기 위한 거였어!


샬롯 :
그럼 비아랑 피아나는?


실비아 :
캐트라에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받았어요.


피아나 :
사람이 많아지면 샬롯 씨는 혼자서만 놀 것이다.....라는 예상이 맞았죠.


샬롯 :
(주인공)이랑 리스도 날 속인 거야!?


아이리스 :
미안해요. 샤르 씨를 위해 마음을 굳게 먹자고 했거든요......


캐트라 :
이제 알겠어?
당신을 위해 모두 도움을 줬어. 이제 뭔가 생각이 든 게 있겠지?


샬롯 :
.....그야, 있긴 하지.
음식을 찾고 물고기를 굽다 보니, 왠지 고아원에 있던 시절이 떠올랐어.
요즘 내가 너무 버릇없이 굴었나 봐. 조금 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야겠다 싶어졌어.


아이리스 :
샤르 씨.....


샬롯 :
하지만-


캐트라 :
하지만?


샬롯 :
이거랑 그거랑은 이야기가 다르지! 날 속이고 떨어뜨린 죗값은 톡톡히 받아가야겠다!
일단 싹 다 날려버릴거야!


피아나 :
으악~ 그렇게 화 내지 마세요-!


실비아 :
샬롯 씨를 위해서 한 거라고요~!


피오나 :
다들 날뛰지 마! 비행정이 흔들리잖아!


캐트라 :
하아.....좋은 처방전이 될 거라 생각했더니......
역시 샤르는 아무리 해도 샤르라니까.


아이리스 :
그래도 조금은 효과가 있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