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무맥락 중부유럽 3개국에 이어 무맥락 중동부유럽 5개국


 중동부 유럽에 위치한 다섯 나라 모두 남서쪽의 카르파티아산맥(과 크림반도 최남단의 크림산맥)을 제외하면 산지가 없이 평야 혹은 언덕들로 이루어진 지역이고, 특히 폴란드의 경우 아예 국호부터가 슬라브어로 들판을 의미하는 폴레 pol'e 에서 파생된 경우. 북쪽의 세 나라가 상대적으로 숲으로 덮여 있다면(특히 벨라루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는 유라시아 스텝의 최서단으로 대부분 지역이 광활한 초원 지대를 이루고 있음. 우크라이나는 특히 비옥한 토양으로 인해 세계적인 곡창 지대로 유명.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각각 세계 석탄 매장량 8, 9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폴란드 남부의 실롱스크와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가 최대 탄전 지대로 두 지역 모두 위 지도에서 보면 많은 산업도시들이 위치해 있음.


 다섯 나라 중 가장 큰 나라는 유럽에서 본토 기준 두 번째로 큰 우크라이나(60만 km²)이고, 인구 역시 우크라이나(크림 제외 4,167만 명)가 가장 많으나 낮은 출생률과 심각한 인구 유출 등으로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 폴란드의 면적은 우크라이나의 절반 정도(31만 km²)지만 인구는 3,800만 명으로 우크라이나와 크게 차이나지 않음. 벨라루스는 한반도와 비슷한 크기(20만 km²)에 인구는 900만 명으로 상대적으로 인구밀도가 낮은 편이고, 둘 다 인구가 300만에 조금 못 미치는 리투아니아와 몰도바의 면적은 각각 6만 5천, 3만 3천 km².


  다섯 나라의 면적을 모두 합치면 100만 km²가 넘지만 기후는 평원 지대에선 대체로 서안해양성 기후(Cfb)인 서유럽과 냉대습윤기후(Dfb)인 러시아의 중간쯤. 교과서적으로 냉대/온대 기준선을 -3℃로 잡으면 대략 폴란드 동쪽 국경을 기준으로 서쪽은 Cfb, 동쪽은 Dfb에 해당. 흑해 연안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아 마지막 알파벳이 b에서 a로 바뀌기도 함. 강수량도 일부 산간 지대를 제외하면 대개는 500-1,000mm 사이지만 우크라이나 남부는 상대적으로 건조한 기후가 나타남. -3℃ 기준선으로 보면 바르샤바가 Cfb, 키예프·민스크·빌뉴스가 Dfb, 키시너우가 Cfa에 해당.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EU 회원국이고 벨라루스는 소련 시절의 보수적인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면, 친서방파와 친러파가 대립하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는 체제 전환 과정에서 정치적 혼란과 경제난을 심하게 겪은 편. 몰도바는 1992년 내전을 거치면서 트란스니스트리아의 통제권을,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 위기와 돈바스 전쟁(현재진행형이지만 2016년 이래 소강 상태)으로 크림반도와 돈바스 일부 지역의 통제권을 상실한 상태.



 앞서 언급했듯 폴란드가 나머지 나라들보다 인구밀도가 높고, 벨라루스와 리투아니아는 인구밀도가 낮은 편. 각국의 수도 외에 카르파티아 산맥 아래쪽에 위치한 실롱스크와 갈리치아,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등에 인구가 밀집된 것이 보임. 한편 동북쪽으로 갈수록 삼림 비중이 높아지고 인구밀도 역시 낮아지는 편. 한편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에 주변 군들보다 인구밀도가 낮은 군들이 몇몇 존재하는데 86년 체르노빌 사고로 인해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 중 5,000km² 정도가 출입 금지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음.


아래는 다시 별 맥락없는 스트리트 뷰: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주)

발트해의 쿠로니아 사주에서 보이는 쿠로니아 석호(혹은 만). 발트해와 흑해 둘 다 해안에 섬은 별로 없고 사주와 석호가 많은 모습.


(폴란드, 비엘코폴스카주)

폴란드의 대부분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북유럽 평원.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역시 우크라이나 대부분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평원. 세계은행의 따르면 우크라이나 면적 중 71.7%가 농지라고.


(리투아니아, 알리투스주)

완전히 스텝인 우크라이나 남부를 제외하면 평원 곳곳에는 숲들이 산재하고 있음. 짤은 리투아니아 최대 보호 구역인 주키야 국립공원.


(폴란드, 마워폴스카주)

폴란드 최남단 자코파네에서 보이는 타트라산맥. 폴란드 남단과 우크라이나 서단은 얼마 안 되는 산악 지역.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스트리트뷰 찍을 당시(2011년 가을)만 해도 우크라이나 정부의 행정력이 닿았던(...) 돈바스 동부. 세계지리에서 언급되는 체르노젬은 검은 흙이란 뜻인데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알 수 있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