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충분히 벌어질 수 있다 생각함. 마냥 나눠서 골고루 크는게 능사도 아니고.

다만 한국의 경우 그 도가 지나쳐서 서울 - 인천 - 경기라는 세계 어디에도 유례없을정도의 집중화된 수도권이 형성됨.


일본의 경우 오사카, 교토부 및 지방대도시를 예로 들지만, 같은 수도권인 도쿄도내에서 비교를 하는게 맞다.

도쿄도는 그래도 지역 특색을 가지고 각 지자체간의 사이도 좋고 인구유출이 상호간에 적다.


결국 수도권 형태상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여기서 드러나는데, 일본 및 타 국가 - 예를들어 캐나다 온타리오-토론토권, 미국 뉴잉글랜드 북동부권, 영국 그레이터 런던, 프랑스 북부 파리권역 등 - 과 한국 서울 및 경기도 사이의 차이는 간단하다.


타국가는 최소한 수도권역의 소규모 지자체, 지역간의 특색이 남아있고 제각기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요소들이 적절히 배치되어있다. 스포츠단지라던지, 주거지구라던지, 상업, 금융 글로벌 지역이라던지, 교통의 중심지라던지 뭔가 그래도 하나는 들고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군 규모 소규모 지자체들도 각기 역사성이나 지역 특색, 특산품, 농산물 등의 여러 포인트들을 내세울만한게 하나씩은 꼭 있어.


그런데 한국 서울 및 수도권은 그런거 없다. 다 강남, 강북에 몰아넣어져서는 같은 서울 내에서도 지역 특색이라 하면 크게크게 나눠 보지 각 단위구역들의 특징이 없다. 강서구 하면 떠오르는거? 구로구하면 떠오르는거? 거기에 더해서 성남? 동탄? 일산? 화성? 수원? 걍 다 베드 타운이 되어버렸지. 진짜 끽해봐야 수원 화성... 같은 국가의 지방 시민들도 생각나는게 적은데 서로 좋게 보면서 특색있다 할 수 있겠음?


뭐 타국가 관련 반박은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자. 그래도 타국가는 뭔가 내세울게 있는 지자체, 단위지구가 그래도 어느 정도 존재해서 인구 분포가 적절히 흩뿌려져 있으면서 나름의 광역교통수단이 형성되어있는데, 한국 수도권은 서울로 가기 위한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수준이 맞잖아? 누가 서울에서 천안으로 통근하냐 천안에서 서울이면 몰라도. 거기에다 서울 집중화를 견제할 생각이 없다는거. 그것도 진짜 크다. 지금 서울 사람이 주니 뭐니 말도 많고, 경기도는 국내 최대 지자체가 되어버려서 타 동급 지자체는 체격 비교하는게 애교인 수준이다.


거기에다 과거에는 이것저것 내세울게 있고 경기도라 해도 각 지자체만의 특색이 있어서 서울로 통근한다 그러면 좀 많이 힘들겠네 이런 반응이 컸는데, 지금은 천안에서 서울로 통근해도 아 좀 머네 이정도 아니냐. 그거 맞아? 이렇게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도시는 못버팀. 다 흩뿌려지면서 스프롤 오지. 근데 스프롤 와도 서울에 있는 여러 인프라랑 문화, 예술, 교육 등의 주요 시설군이 절대 이전할 생각이 없으니까, 새로 생길 생각도 없으니까 스프롤 와도 서울로만 출퇴근 하는 상황이라고 봄.


스프롤도 심하고 인구밀도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기도 및 수도권 일대에서, 개성을 내뿜을 만한 지자체도 없거니와, 거기 사는 시민들도 자기가 수도권, 서울 직장다닌다 하지 자기 사는데는 디게 쉽게 생각하면서 정체성이 없다. 그것때문에 서울의 인프라 및 도시주요요소의 독점은 강화되고, 거기에 맞춰 유동인구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교통은 마비되고, 시간이 낭비되는데도 어쩔 수 없이 좋은거 찾아서 서울로 가는거임.


이런 현상이 전국으로 퍼진게 지방 소멸이라고 본다. 서울 좋은걸 누가 모르냐 이거지. 서울 감성, 서울 아이덴티티를 가진 국민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 않기에 모두 서울로 가는거야. 지방만의 각기 아이덴티티가 강하게 자리잡으면 사람은 생각보다 잘 안빠져나간다. 빠져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서울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는 명예 서울시민인거지. 그들이 과도하게 현실에서 몰리니까 수도권 문제가 생긴거고.


결론적으로, 서울 집중화와 이에 맞물린 국민들의 서울 아이덴티티의 성장에 발맞추지 못한(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서울의 인구수용, 공급이 결국 못버티고 터져서 주변 지역에 넘실넘실 거리면서 지역성이 모조리 쓸려나갔다 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 여파가 밀레니엄 전후 신도시 스타팅부터 시작되서 2020년대 지방소멸에 이르기까지 서울 주변에서 지방까지 인식의 쓰나미가 몰아닥친거지. 지역성의 말소가 가장 큰 피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