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한반도 방향으로 예상 진로를 선회하면서 다음주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 필리핀해 인근에서 발생한 찬투는 세력을 빠르게 키우면서 이날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약 17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1km로 북북동진 중이다.

이날 밤이면 대만 북쪽 해상으로 진출해 13일에는 중국 상하이 남남동쪽 인근 해상으로 이동하겠으며, 15~16일 제주도 서쪽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세력은 당초 예상됐던 '초강력' 보다는 약해졌으나 여전히 '매우 강' 세기를 유지하고 있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지금 세력을 유지하며 북상할 것으로 보여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15~16일이면 제주도 지방과 남부에 많은 비를 뿌릴 가능성이 높다.

당초 찬투는 중국 내륙으로 북상하거나 대만을 거쳐 우리나라 남해로 진출하는 등 두 가지 경로로 예측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북쪽에 위치한 찬 공기로 인해 중국 내륙으로 향하지 못하면서 우리나라 남해를 거쳐 일본 규슈지방으로 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이르면 이날 밤부터 비가 시작돼 14~15일쯤이면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은 오는 15일부터 비의 양이 늘어날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12일 밤~15일) 100~300㎜(많은 곳 500㎜ 이상) △전남권·경남 남해안·경남 서부(14일부터) 20~80㎜다.

한반도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16~17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부지방은 태풍의 영향권에서 멀어 강수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상하이 인근 해상에서 정체하는 시기에 따라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며 "많은 양의 비가 예보된 지역에서는 기상 정보를 주시하며 15일 이후의 예보에 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