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1호 50주년 D-5 특집


궤도경사각은 지구의 자전 방향에 대한 인공위성 궤도의 각도를 말함. 


통신위성이 사용하는 정지궤도(GEO)는 적도 상공을 지나고(이 경우에는 궤도경사각이 0°), 관측용 위성은 극점과 고위도 지방을 관측할수 있는 극궤도를 돌고 있음.(궤도경사각 90°) 


정찰위성이나 과학위성은 태양빛을 일정한 방향으로 받을 수 있는 태양동기궤도를 돌게 되는데, 궤도경사각이 98° 정도로 자전방향에 조금 역행함.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구 자전 방향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면 자전 속도가 로켓의 속도에 더해지게 된다는 거임. 적도에서 동쪽으로 발사했을 때는 지구 자전 속도인 초속 0.46km가 고스란히 더해지기 때문에 페이로드(화물) 중량이 20% 이상 늘어나기도 함.


궤도경사각은 로켓을 발사하는 방향과 같기 때문에 로켓 발사장의 위도가 중요해짐. 여러 지리적 요인에 따라 로켓 발사장의 입지가 달라지긴 하겠지만 대체로 자국 영토 남쪽에 위치하고 있음.


그 이유는 고위도로 올라갈수록 자전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발사 시에 내야 하는 속도가 늘어나기도 하고, 발사 후에 궤도경사각을 1°라도 수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감. 그래서 가급적 발사할때 궤도경사각을 맞추거나 속도를 내기 유리한 더위도 발사장이 유리한 거임.


아래에서는 세계의 주요 발사장에 대해 알아보겠음.


1.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N 45.6°)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한 유서 깊은 발사장임. 소련 영내에서 가장 저위도의 입지였기 때문에 0.32km/s 의 자전 속도를 얻을 수 있어서 우주기지가 건설되었지만, 소련 붕괴 후에는 카자흐스탄에 위치하게 되어서 러시아가 임대하는 식으로 사용중임. 바이코누르에서 정동쪽으로 발사하면 더 큰 속도증분을 얻을수 있지만 그러면 몽골, 중국, 일본의 영토에 파편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좀 더 북쪽인 51.6°으로 올리게 됨. 미르 우주정거장, 국제우주정거장도 핵심 역할을 한 러시아의 편의상 51.64°의 궤도에 자리잡았음. 고위도인건 어쩔수 없어서, 제니트 3SL 씨런치 플랫폼 등 지리적 단점을 극복하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 등 협력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어그러졌음. 그래서 더 낮은 궤도경사각을 얻으려면 궤도 진입 후에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함.


2.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N 28.4°)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에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발사장으로 아폴로 우주선, 우주왕복선이 모두 여기서 발사됐고 현재는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등 민간 우주개발 기업들도 이곳의 발사장을 임대해 쓰고 있음. 이곳에서 발사하는 우주선은 초속 0.41km/s 의 자전 속도를 얻을 수 있고, 대서양을 끼고 있어 잔해 낙하의 위험도 없음. 미국이 발사하는 대부분의 우주선은 28.5°에 진입하지만,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는 우주왕복선과 보급선은 51.6°, 북쪽으로 쏘게 됨. 허블 우주망원경도 51.6°로 쏘려다가 과학자들의 강한 반대로 28.5°에 올렸다는 후문. 51.6°보다 높은 궤도경사각은 미국 동북부의 인구 밀집 지역을 지나 사용하지 않음.


3.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N 5.1°)


최적의 입지에 들어선 발사장임. 유럽우주기구가 출범하면서 주도국인 프랑스령 기아나에 건설된 발사장임. 동쪽은 대서양이기 때문에 잔해 낙하의 우려가 없고, 적도에 가까워 지구의 자전 속도를 0.45km/s 까지 얻을 수 있음. 북쪽으로 쏴도 극궤도 위성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궤도 경사각을 소화하는 입지라고 할 수 있음. 아리랑 위성과 같은 정지궤도 통신 위성은 대부분 이곳에서 아리안 로켓으로 발사되는 편임. 지리적 입지가 적합해서 비용 면으로도 유리하기 때문.


4.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N 30.2°)

일본의 로켓 발사장으로 위도는 케네디 우주센터와 비슷함. 여기서 동쪽으로 발사하면 태평양을 통과하면서 자전 속도를 0.4km/s 정도 얻을 수 있고, 남쪽으로 쏴도 필리핀 해를 지나는 좋은 입지에 속함. 일본은 독자적인 화물 우주선 HTV를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고 있는데, 이때는 남동쪽으로 51.6°에 발사함. 궤도경사각의 양면성 때문에 남쪽으로 쏴도 우주선을 원하는 궤도에 진입시킬수 있기 때문임


5. 대한민국 나로우주센터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있는 나로 우주센터는 다네가시마 센터와 비슷하면서도 아주 다른 입지임. 위도상 34.2°로 0.38km/s 의 자전속도를 얻을 수 있지만 사용은 사실상 불가함. 북쪽에는 북한, 중국, 러시아가 있고 우리나라 내륙 지방을 관통함. 동해를 빠져나가는 동쪽은 우리나라 내륙 지방을 지나쳐 일본에 걸리기 때문에 남쪽 극궤도로만 쏠 수 있음. 상당한 연료 손실을 강요받는 불리한 지역이고 보니 한국형발사체 개발과 상용화에 있어 동남아 국가와의 협력이나 씨런치 플랫폼 참여라는 대안도 솔솔 나오고 있는 상황임. 한국형발사체 KSLV-2 누리호의 성공에 있어서 발사장 문제 해결이 절실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