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려되고 있는 청주 도심 경유 전철도 그렇고, 청주에 도시철도를 한 노선을 깐다고 하면 대부분 사직대로, 상당로를 따라가는 노선을 생각하기 마련임. 사직대로와 상당로는 현재 청주 시가지 중심부를 지나고 청주시내버스 대다수가 경유하는 중심축과 같은 도로임. 청주 도심 경유 전철의 경우 오송역에서 청주시내를 거쳐 청주공항으로 갈 예정임.

가로수로~사직대로~상당로~공항로 선에는 가경동 고속버스•시외버스 터미널, 충북에서 가장 큰 대학으로 대학가가 크게 발달해있는 충북대학교, 청주의 원도심인 성안길, 그리고 시청, 청주대학교, 진천•음성•괴산•충주 방면 시외버스가 경유하는 북청주시외버스정류장, 국립현대미술관이 들어와있고 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제조창 등 청주에서 나름 중요한 시설들이 몰려있어 충분히 청주라는 도시를 대표할 만한 축선이라고 볼 수 있음.


근데 한 가지 놓치기 쉬운 사실은 사직대로-상당로 연변은 청주에서 개발 시기가 비교적 이른 곳으로서, 대단위 주거지가 아니라 구도심 주거지에 가까운 경관을 띤다는 사실임. 다시 말하면, 사직대로-상당로 축을 따라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몰려있을지 몰라도, 상주인구가 부족해서 이용객 창출에 불리할 수 있다는 것.

가로수로~사직대로~상당로~공항로 선에서 500m 이내에 들어가는 아파트 밀집지역은 가경동 북부-하복대 일부, 사직지구 일부, 율량동 공항로 서측 정도에 불과함. 흔히 생각하는 청주의 주거지구인 용암동, 분평동, 산남동, 성화동, 가경동 남부, 율량지구, 동남지구 등은 전부 이 선에서 멀찍이 떨어져있으며, 청주의 신도심으로 평가받는 지웰시티 또한 이 선에 포함되지 않음. 마치 광주1호선이 90년대 시점에 이미 개발이 완료된 지역을 중심으로 지나다니고 신규 택지지구는 광주1호선과 멀리 떨어진 지역들에 개발된 것을 연상시키는 모습임.

다시 말하면 가로수로~사직대로~상당로~공항로를 따라가는 노선은 비록 시외교통 시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환승 거점 등을 다수 경유하여 청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편할지도 모르나, 청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노선이 될 수 있다는 것임.

심지어 외곽으로 계속 분산되는 인구로 인해 성안길의 쇠락은 계속되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해 그 쇠락이 더욱더 빨라졌다는 데서 성안길을 지나는 노선의 효용은 더 낮아질 것임.


근데 그렇다고 사직대로-상당로를 안 지나가는 노선을 만들 수도 없고... 나름 터미널과 충대를 지나간다는 점에서 광주1호선보다는 취급이 나을 법도 한데... 아무튼 청주 도심 경유 전철에도 한계는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