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통해 비대면으로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이 부쩍 늘었죠.

근데 여전히 "인터넷으로 사람을 사귀는 것"에 대한 거부감/불안감은 대체로 큰 것 같아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추구",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인터넷으로 사람을 사귀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라는 인식이 여전히 많은 편이죠.


올해 20학번은 단 1번도 대학교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고 100% 온라인으로만 학사일정을 진행한 대학이 많은데, 

제가 다니는 대학교의 커뮤니티에서는 "에브리타임(대학 커뮤니티)의 쪽지 기능이나 학과 카톡방의 카톡프로필, 혹은 Zoom(화상강의)의 대화기능을 통해서 같은 수업을 듣는 대학동기에게 먼저 선톡(연락)을 거는 방식으로 친구를 만들고 싶지만, 여전히 인터넷으로 친구를 사귀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대학 동기에게 먼저 말을 걸면서 친해지는 건 충분히 할 수 있겠는데, 온라인 공간에 해당하는 에브리타임/학과톡방/Zoom으로 먼저 말을 걸고 친해지는 건 매우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20학번은 대부분 아싸(아웃사이더)가 될 수밖에 없다"라는 반응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단기간에 모든 것이 바뀔 것처럼 일부 언론들은 과장해서 보도하지만,

대인관계와 같은 영역이 인터넷으로 상당 부분 이상 대체되는 건 많이 힘들어 보이네요.


물론 단순히 커뮤니티나 SNS에서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행위"를 도모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 되긴 했지만,

단순한 정보공유나 친목을 넘어서서

진심으로 사람을 사귀고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게 대중화되는 것은 많이 힘든 것 같아요.



물론 앞으로 수십년이 지나면 또다시 사람들의 인식(인터넷으로 진심으로 사람을 사귀는 행위 및 대인관계 유지)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요.


그러나, 스마트폰이 보급화된지 10년이 되어가고 언제든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문자/메신저"보다는 "전화"를 통해 대화하는 것을 고집하는 사람들("문자나 카톡으로 충분히 메세지를 보낼 수 있긴 하지만, 직접 목소리를 들으면서 대화해야 직성이 풀린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보면, 대인관계 측면에서의 사람들의 인식•생각은 그렇게 크게 바뀔 것 같진 않아보이네요.

직접 목소리를 듣고, 스크린이 아니라 직접 얼굴을 마주보면서 친분을 쌓고 대인관계를 크게 발전시키는 일 말이죠.



또 하나 첨언하자면,

올해 교육부가 "코로나19 감염병에 취약한 초등학생들"이 등교수업을 하도록 내린 결정은,

"아무리 인터넷기술이 발달하고 재택수업이 일반화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정보공유(일방적인 정보전달)에 그칠 뿐,
대인관계 형성, 질서 배우기 등의 영역은 온라인(비대면)으로는 대체할 수 없다
"라는 판단에 기인하죠.



이미 기술적으로는 "온라인 초등학교"를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무리해서 "등교수업"을 진행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대인관계 발달" 때문이라고 하네요.


학교를 다니는 이유는 정보습득(학습)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향상의 목적도 있는데,

온라인(비대면)은 정보전달 기능만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뿐,
대인관계 영역까지 대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서 어쩔 수 없이 오프라인 등교수업을 고집•강행할 수밖에 없다
고 합니다.